[기업]향토 신사복 세계 멋쟁이 ‘유혹’

[기업]향토 신사복 세계 멋쟁이 ‘유혹’

[향토기업을 키우자]본보연중캠페인 14.(주)SNG FASHION

  • 승인 2007-05-07 00:00
  • 신문게재 2007-05-08 11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오마샤리프.베르워모 정장브랜드 개발
매출 100억원대 우량 중소기업 ‘자부’
개성공단 10월 완공 中시장 탈환 나서


로가디스(Rogatis), 지방시(Givenchy), 베르워모(Beluomo), 오마샤리프(Omar Sharif)…….
모두 유명 신사복 브랜드다. 국내는 물론 유럽 등에서도 인정받는 이들 신사복 브랜드가 대전의 향토기업에 의해 개발됐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중구 문창동에 본사를 둔 (주)에스엔지(대표 정기섭), 이 회사는 중부권 최대 규모의 신사복 제조업체로 꼽히고 있다. 지난 81년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창업한 (주)성남무역이 에스엔지의 전신(前身)이다.

창업 당시 방한복 전문 제조업체였던 이 회사는 87년 주생산품목을 코트로 전환한 후 88년 중구 문창동에 터를 잡았다. 신사복 전문 업체로 방향을 바꾼 때는 91년, 당시만 해도 일부 회사들이 로비전략으로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정직과 신용으로 제일모직과 계약을 성사시키며 본격적인 성장의 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자사브랜드가 없다는 사실이 정 대표의 고민이었다. 99년 유통 자회사인 에스엔지패션을 설립한 것도 이 때문이다. 향토 브랜드인 베르워모, 오마샤리프가 탄생한 것도 이때다. 2000년 5곳에 불과하던 유통망이 12곳으로 늘었고, 제일모직을 비롯한 (주)에스지위카스(구 세계물산) 등 굵직한 대기업 상당수가 에스엔지에서 생산한 신사복을 판매하고 있다. 하루 420벌, 월 1만1000벌의 신사복을 생산하며 매출 100억 원대를 훨씬 웃도는 우량 중소기업이다. 값싼 노동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산에 맞서 브랜드 전략을 고수하고, 문창동에 상설매장까지 갖추며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물론 탄탄대로만은 아니었다. IMF 당시 거래업체들의 잇따른 부도로 2000년 당시 500명에 달하던 직원을 절반으로 줄였고 관저동 공장이 폭설로 붕괴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곧 회복했다. 무리한 경영보다는 신용과 오랜 기술력으로 바탕으로 한 철저한 시나리오 경영 덕분이다.

에스엔지의 대표는 정기섭(54)씨로, 충남부지사를 거쳐 54∼58년까지 3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상열(작고)씨가 그의 부친이다. 부친의 영향으로 동국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정 대표는 서울의 봄인 80년, 총학생회장을 맡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은 시인 등 재야 인사들을 초청, 각종 강연회를 주도하며 당시 사회적 파장으로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학생운동 주도세력으로 옥고를 치른 경력으로 취업이 쉽지 않아 결국 81년 친구와 함께 본격적인 경영인의 길에 들어섰던 것이다.

대전지역에서 유일하게 개성공단에 입주한 인연도 이와 무관치 않다. 수많은 의류업체가 중국 현지공장을 설립하던 때는 지난 2000년. 정 대표 역시 중국진출을 준비했지만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계기로 북한행을 택했다. 5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10월 완공 예정인 개성공단 공장은 2200평 규모로 북한 노동당에서 추천받은 700명의 근로자를 고용,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 저가의 중국시장을 탈환한다는 포부가 있다.

정 대표는 “개성공단이 잘되면 (임금과 인력난 등)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돌파구가 될 수 있다.”라며 “신사복 고급화 전략과 함께 개성공단에서는 저가 전략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도약기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연혁
1981년 (주)성남무역 창립
1988년 중구 문창동 공장 확장 이전
1997년 우리은행 유망 중소기업 선정, (주)성남으로 상호 변경
1998년 서구 관저동 공장 설립, 제일모직 우수 협력업체 선정
1999년 유통 전문회사 SNG FASHION 설립
2000년 (주)SNG로 상호 변경, 유통망 10개로 확장
2001년 유통망 20개로 확장
2003년 대형유통점 영업 전개
2007년 9월 개성공단 공장 입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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