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올부터 담임제… 학생.교수 벽 허물어”

[중도초대석]“올부터 담임제… 학생.교수 벽 허물어”

신입생 직접 맡아… 고충상담.학습지도 효과 프로젝트 과정통한 학생들 창의적 교육 강조

  • 승인 2007-04-10 00:00
  • 신문게재 2007-04-11 10면
  • 대담=권은남.정리=정문영.사진=박갑순 기자대담=권은남.정리=정문영.사진=박갑순 기자
올해 발전자금 120억 차입… 국제센터 등 건립
ICU와 통합은 양측 득실차원 넘어 한국 위한 것


70세를 넘어선 서남표 KAIST 총장이 많은 사람의 기대를 받고 취임한 지 10개월여를 맞고 있다.
취임 당시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잘해낼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본다면 기대의 분위기가 우세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KAIST총장이면서도 2007학번 10반의 담임교수를 맡고 있는 서 총장은 누구를 만나던 어느 자리에서던지 간에 `KAIST를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KAIST가 세계 일류대학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감추지 않는다. 이를 위해 재정확보와 대학개혁, 그리고 창의적 교육을 바탕으로 한 익사이팅 카이스트(Exciting KAIST)를 주창하고 있다. 그만큼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대학들에서도 KAIST를 주시하며, `서남표식(式)`대학 개혁과 비전제시에 대해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서남표 KAIST 총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 서남표 총장은 
<br />경북 경주 태생, MIT 기계공학과 학사, 카네기 멜론대 기계공학 박사, 미국 길드 플라스틱스 개발공학자, MIT 기계공학과 교수·제조 및 생산성 연구소장, 미국 과학재단 부총재(공학부문 총괄), MIT 석좌교수`기계공학과 학과장 역임, NSF 올해의 국가공학자상, 호암상 공학상 부문, 스웨덴 왕립 기술원 명예박사, 영국 공학설계원 힐스 밀레니엄상, 세계 인명사전(Who`s Who) 등극.
▲ 서남표 총장은
경북 경주 태생, MIT 기계공학과 학사, 카네기 멜론대 기계공학 박사, 미국 길드 플라스틱스 개발공학자, MIT 기계공학과 교수·제조 및 생산성 연구소장, 미국 과학재단 부총재(공학부문 총괄), MIT 석좌교수`기계공학과 학과장 역임, NSF 올해의 국가공학자상, 호암상 공학상 부문, 스웨덴 왕립 기술원 명예박사, 영국 공학설계원 힐스 밀레니엄상, 세계 인명사전(Who`s Who) 등극.
-KAIST의 발전을 위한 발전자금 1000억 원 차입계획에 대해 이사회에서 승인이 됐는데, 이 금액의 사용 계획은 무엇인가.

▲그렇다. 우리 KAIST가 세계 10대 이공계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전자금 1000억 원 가운데 올해 필요한 120억 원의 차입계획이 승인이 됐다.

올해에는 이 금액으로 연구동, 스포츠 콤플렉스, 국제센터 등 건설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지난 2월 이사회에서 차입계획안을 제안했으나 당시에는 공감대를 얻지 못해 일부 이사들이 좀 더 검토키로 했었는데 다행히 승인이 된 것이다.

처음 요구한 1000억 원의 모든 예산을 승인받지 못해 유감이지만 국내 최초로 국가기관의 차입이 허가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규모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1980년에 국내 경제에 대해 자문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한국에서는 3개 회사에서 자동차를 27만대를 생산해내고 있었다. 한국에서 자동차 산업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자동차 40만대를 판매하려는 인구 3000만 이상이 돼야 한다. 그리고 한 회사가 최소한 40만대를 생산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호텔을 한다면 객실이 적어도 500개는 돼야 하고, 한꺼번에 400개 실을 빌려줄 수 있는 여건이 돼야 한다. 객실 50개짜리 호텔은 일류 호텔이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KAIST도 규모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하고 사람이 똑똑하다 할지라도 규모가 있어야 한다.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다른 걱정하지 말고 오로지 규모만 맞춰달라는 것이다.

결국, 학교도 규모를 맞춰야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학교가 될 수 있다.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IT, BT는 세계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매우 부족하다. 이 때문에 규모를 갖춰서 세계적인 대학으로, 세계적인 한국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평소 학생 창의적 교육을 강조하는데

▲학생들이 시험만 보는 학교가 아니고 생각하는 학교를 만들어 한다. 최근 애플사에서 새로운 단말기를 출시했는데 그동안 느끼고 봤던 KAIST 학생들이 이보다는 더 좋은 단말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새로운 단말기 관련 공모를 실시했고, 그 결과 학생 100여 명이 제출했다.

이중 2개 정도 뽑아 2억 가량을 지급하고 계획에서부터 시제품 전단계까지 완성품을 만들게 할 예정이다. 한 개의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전공학생, IT 전공학생, 콘텐츠 전공자 등이 모여야 할 것이다. 서로 필요에 의해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 하나의 단말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비즈니스도 학생들이 스스로 하게 할 생각이다.


-프로젝트 기획에서부터 비즈니스까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프로젝트 완성을 위해 학교에서 지원한 돈으로 학생 개인이 자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돈 사용하는 방법 등을 깨우치게 할 계획이다. 그게 바로 산 교육이다. 결국 학생들에게 생각하게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창의적 교육이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 익사이팅한 공부를 할 수 있으며, KAIST도 역동적이고 익사이팅한 대학이 될 것이다. 학교분위기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과정 등을 거쳐서 졸업 뒤에도 창조적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총장이 생각하는 교육 철학은 무엇인가.

▲한국 교육의 철학을 바꿔야 한다. KAIST가 이렇게 해야 지식도, 사람도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다른 대학이 우리 KAIST처럼 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만 이렇게 할 뿐이다. 우리가 하는 것 중 분명 실패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도 관계없다. 세계 일류대학들도 다 이와 같은 상황이다.


-9개월여 동안 지켜보면서 KAIST의 변화가 느껴지는가.

▲거의 매일 외부로 나가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듣기로는 학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고 교수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이번 한미 FTA타결에 대한 총장의 생각을 말해달라.

▲FTA타결은 매우 잘 한 일이다. 결국, 자유무역은 모든 나라가 자기들이 잘하는 것을 나눠 더욱 잘 하자는 것이다. 한국의 중요한 것이 이번 FTA때문에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이것을 잘하면 한국의 발전이 굉장히 빠를 것이다. 서비스 계통도 개방해야하며 외국기관과 경쟁하다 보면 금방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ICU 통합문제가 계속 거론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총장의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가.

▲ICU나 KAIST어느 쪽에 이득인가의 차원이 아니다.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을 위해서 통합해야 한다. 앞서 말한 적정 규모를 갖추기 위한 것이다. 변화하고 개혁을 해야 한다.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것들을 집어넣는다 해도 변화시킬 수 없다. 우리나라 국민이 잘 먹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IT를 잘해야 한다. 이는 결국 한국을 위한 것이다.


-직접 학부생 담임을 맡고 있다는데 사실인가.

▲그렇다, 현재 1학년 10반 담임을 맡았고 지난 6일 반 학생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30여 명의 학생들로 구성돼 있는데 대학 생활에 대한 경험담과 공부 방법 등을 들려주었다. 학생들도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담임제는 언제부터 시행된 제도인가.

▲담임제는 무학과로 KAIST에 입학한 신입생들의 고충 상담과 학습지도 등을 위해 2007년부터 새롭게 시행된 제도다.

2007학년도 신입생 721명을 1반에 30명씩 총 24반으로 편성하고, 보직교수와 각 학과 교수들이 담임을 맡아 지도하고 있다.

나 비롯한 장순흥 교학부총장, 박승오 교육혁신본부장, 이광형 교무처장, 윤완철 학생처장, 권동수 입학본부장 등 보직교수들도 담임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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