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전통떡 고유의맛 이어야죠”

[기업]“전통떡 고유의맛 이어야죠”

[대전.충남 여성경제인]본보.대전충남 중소기업청 공동기획 이명규 동산민속식품(주) 대표이사

  • 승인 2007-04-02 00:00
  • 신문게재 2007-04-03 11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40여가지 옛 궁중.명문가 비법 고수
납품후 남은 떡 모두 봉사단체에 기부
달콤한 첨가물 사절… 먹거리 정직해야


▲ 이명규 동산민속식품(주) 대표이사
▲ 이명규 동산민속식품(주) 대표이사
욕심을 버린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이윤이 최대 목표인 기업으로서 욕심은 곧바로 이익과 직결되는, 어쩌면 기업인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 그런 사람이 경영하는 기업이 있다.

천안 병천면에 위치한 동산민속식품, 이 회사는 전통 떡을 만드는 전문 업체다. 우아하고 화려해 눈을 즐겁게 하고 쫀득함과 부드러움을 갖춘 찰떡에서부터 메떡, 케이크에 이르기까지 옛 궁중과 명문가의 비법을 그대로 지켜온 정통 떡이 모두 40여 가지에 달한다.

이명규(46) 사장, 그는 떡을 위해 20년이 넘는 시간을 바친 인물이다. 성정동에서 방앗간을 시작으로 18년 동안 전통 떡을 만들었고, 전통 비법을 바탕으로 지난 99년 회사를 설립해 대전을 비롯한 천안과 아산, 경기도 등에 고유의 맛을 간직한 떡을 납품한다. 하루에 만드는 떡은 1.5t, 쌀 10가마니 분량이다. 이마트 등 할인점과 백화점 등 대형소매점에 납품하며 학교급식용 떡을 만들기도 한다.

전통 비법의 최대 무기는 바로 첨가물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쌀의 영양성분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기업형으로 운영되는 떡집 대부분이 첨가물로 달콤한 맛을 내거나, 유통기한을 늘린다는 점에서는 차별화된 전략이다. 장기간 보관해야 가능한 인터넷 판매시장에 뛰어들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는 먹거리에 대한 이 사장의 소신과 직결된다. 그는 “특별하고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갖가지 순수 재료 외에도 부가적인 재료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먹거리 만큼은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날 생산해 납품하고 남은 떡은 모두 봉사단체에 기부한다. 나눔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에게 엄격하기 위함이다. 떡은 하루라도 넘기면 식감이 떨어진단다. 그런 떡을 판매하면 당장은 이윤이 남을지 모르지만, 소비자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결국 회사까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대형소매점들과 오랜 납품계약이 가능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 동산민속식품으로부터 납품받는 대형소매점들은 이 회사의 떡만 받는다. 그만큼 신뢰와 실력을 인정받는다는 얘기다.

40명의 직원이 있다. 재밌는 건 직원 대부분이 30대 후반의 남자라는 점이다. 전통의 맛을 살린 떡을 만드는 회사에 나이 지긋한 어머니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젊은 층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가늘게 순탄하게 가고 싶단다. 이윤만을 위해 전통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지켜온 전통의 맛을 이어가며 순리적으로 사업하는 게 그의 목표다.

이 사장은 “이윤을 많이 남기려고 하지 않는다.”라며 “다만 전통비법으로 고유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떡을 고수하고 만드는 게 회사를 운영하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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