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은숙 (주)성호이엔지 대표이사 |
성호이엔지는 지난 2003년 설립돼 2004년부터 제품 제작을 시작했다. 92년 남편 회사에서 대여해준 기계로 TV 볼륨 스위치 등 전자부품을 처음 생산하다가, 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지금은 3000여 평에 달하는 공장에서 직원 18명과 함께 연간 20억여 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개당 7000원에 불과하지만 국내 1만 개, 러시아 1만2000개 등 매월 제작하는 휴대용 가스레인지만 해도 2만여 개를 넘는다.
또 있다. 레조 등 LPG 차량의 연료통 연결 부품과 트럭에 장착하는 부품, 아파트 덕트공사 고정클립 등도 만든다. 이뿐이 아니다. 수도계량기 뚜껑에서부터 대용량 가스레인지와 밥솥, 지하철 스크린 도어 부품까지 금형으로 제작하는 부품은 거의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현재의 단계에 오르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 단 1mm의 오차가 발생해도 폐기처분해야 하기 때문에 정교함은 회사의 흥망과 협력업체들의 신뢰도로 연결된다. 전 대표가 기술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술개발은 물론 영업도 전 대표가 직접 나선다. 짧은 시간 동안 협력업체가 30여 개에 달할 만큼 신뢰를 쌓았다. 물론 값싸고, 불량 없이 완벽하게 원하는 제품을 제공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단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적이 없어서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로비력 때문이다. 적정한 가격에 성실하고 납품일을 제대로 맞추는 회사와 계약하는 게 상식인데, 그렇지 않은 곳도 많았단다. 하지만, 로비력도 묵묵히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하고 약속을 지키며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전 대표의 진솔함 앞에서는 오래 가지 못했다.
그의 경영철학은 배려다. 조금 손해 보기도 하지만 한 발만 양보하면 ‘WIN-WIN’ 할 수 있다는 게 전 대표의 생각이다. 직원들에 대한 호칭만 들어도 알 수 있다. 지나가는 직원들을 부를 때 그는 엄마, 언니, 동생 등을 사용하다. 회사 대표로서, 직원들을 그렇게 대하는 게 쉽지 않을뿐더러 흔치도 않다.
5번의 산재사고가 발생했지만, 단 한 번도 소송을 당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산재를 당한 직원들에게 매월 별도로 적금을 들어준다. 목돈이 없는 것도 이유지만, 해당 직원에게 미안한 마음을 매월 되새기기 위한 것이다. 몇 년 동안 모은 적금을 받은 직원이 상당액을 전 대표에게 다시 돌려줄 만큼 그는 직원들에게 따뜻한 사장이다.
전 대표는 “대표와 직원들은 물론 협력업체 관계에서도 작은 배려는 훨씬 큰 이익을 돌아온다”라며 “실력과 진솔함,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작지만, 튼튼한 회사를 만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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