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평촌동에 본점… 전국 지점 170곳
연매출 100억… 내년 日 진출 지속성장
마케팅 강화 등 대대적 사업확장 나서
세계적인 기업,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와 견줄만한 회사가 대전에 있다는 사실에 의아해 하지 않을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그 무기가 돼지족발이라는 사실을 알면 더욱 놀랄 것이다.
대덕구 평촌동 끝자락에 위치한 (주)장충동왕족발(대표 신신자), 대전에 터를 잡은 후 스물세 번째 생일(2월19일)을 맞은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이름만 들으면 서울 장충동을 떠올리겠지만, 분명 대전에서 태어나 전국 모든 족발업계를 평정한 장본인이다.
전국 170개 지점에 공급하는 족발량이 하루에 10t, 한 달에 200t에 달한다. 족발 하나가 1.5∼1.8kg이니 엄청난 양이다. 80명의 직원으로 연간 100억 원대 매출을 올릴 만큼 족발업계에서는 독보적이다. 지난해 중국에 이어 내년 일본까지 진출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장충동왕족발의 시작은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창업주 한봉수씨가 중구 은행동에 장충(匠忠)족발이라는 상호로 장사를 시작했다. 당시 재료가 발목까지였지만, 창업주는 무릎 부분까지 조리하는 장족발을 개발, 선풍적인 인기몰이에 나섰다. 16가지 한약재를 넣고 삶아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와 기름기를 없애고 쫄깃쫄깃하며 담백하고 깔끔한 족발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유기농법으로 생산한 배추와 무로 담근 김치와 동치미는 물론 된장 또한 직접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 대표적인 향토기업 (주)장충동왕족발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 오른쪽 신신자 대표) @ 이중호 기자 |
삼성의 브랜드 인지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장인정신 때문이다. 2003년 한국갤럽이 조사한 브랜드 인지도에서 84.94%라는 경이로운 기적을 만들며 70%대의 삼성전자를 물리친 잊지 못할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유사상호가 판을 치는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장충동왕족발은 1588-3300이라는 전국 단일 전화번호를 사용한다. 유사상호가 많기 때문이다. 114에 전화를 걸어 장충동왕족발을 찾으면 90%는 유사상호로 연결된다.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문제는 유사상호에서 제공하는 족발의 맛과 서비스다. 하루에도 항의성 전화를 셀 수 없이 받는단다. 유사상호의 족발을 맛 본 소비자들이 모든 불만을 장충동왕족발로 하기 때문이다. 장충동왕족발이라는 상품 인지도가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다.
물론 회사로서는 적잖은 타격을 입는다. 하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신신자 대표는 “일부 직원들이 독립해서 창업하는 경우까지 있지만 말리지 않는다.”라며 “결국 소비자들은 정통을 찾게 되고, 유사상호는 자연스레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노력해서 얻지 않고, 무임승차만 한다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걸 신 대표는 익히 알고 있다.
이 회사의 자랑거리가 또 있다. 대부분의 가맹점 사업에서 본사와 지점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반면 장충동왕족발은 거의 없다. 가맹점 16년 동안 폐점한 것은 단 한 곳뿐이라는 게 말해준다. 최근 3년 동안 10년 이상 운영된 지점만 해도 40여 개에 달할 정도다.
장충동왕족발은 내년 2월 대전과 진천에 있는 공장을 청원으로 통합, 이전한다. 본사도 평촌동을 벗어나 대전의 모처에 신사옥을 건립, 입주하며 마케팅 강화 등 대대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전업주부에서 지점을 운영하다 본사까지 인수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신 대표는 “사람이 먹는 식품사업은 원칙이 중요하다.”라며 “오랫동안 원칙을 지키면서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만큼 회사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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