區 면적 61% 개발제한구역… 발전 최대 걸림돌
혐오시설 집중.편익시설 부족 인구감소 부채질
복지시설 확충 등 제도.행정적 지원 병행필요
‘소외론’이기주의 아닌 균형발전 의견수렴 과정
전문가.주민 참여 공청회 통해 해법 찾을 터
▲ 정용기 대덕구청장 |
-1962. 6. 1 충북 옥천 출생
학력
-1975. 대전 신흥초등학교 졸(49회)
-1978. 대전 충남중학교 졸(21회)
-1981. 대전고등학교 졸(60회)
-1992.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
경력
-2003~2004 한나라당 대덕지구당위원장
-2004~2006 한나라당 대덕구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2005~2006.6 서울도시개발공사 비상임이사
-2005~현재 한나라당 지방자치 지도위원
-2006.7 대덕구청장 취임
병역
-육군병장 만기 전역
대덕구 소외론은 대덕구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대전시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해 시민이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용기 대덕구청은 “이번 문제는 지역이기주의나 인기영합주의로 비춰줘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향후 대덕구 소외론 해법을 찾기 위해 각계 전문가와 주민이 참여하는 공청회나 토론회를 개최하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대덕구 소외론에 불을 지핀 정 대덕구청장을 만나 소외론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대덕구 소외론이 불거지게 된 원인은 무엇이라 보시는 지요?
-대덕구 소외론은 어제 오늘 사이에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지난 1989년 대덕군이 대전시로 편입된 이래 구민들의 발전 기대와는 달리 매년 투자가 미흡했다.
대덕구 소외론이 전 주민들에게 공론화되면서 많이 알려진 바 있지만 2005~2009년 대전시 중기지방재정계획에 나와 있는 구별 투자예산을 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총 투자예산 3조 7682억원 가운데 대덕구에는 단, 1.9% 726억원만만 배정됐다. 이는 유성구의 13분의 1, 가장 차이가 적은 서구에 비해도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공해배출 업체가 몰려있는 대전 1·2·3·4 산업단지가 대덕구에 입주해 있으며 위생처리장, 쓰레기 소각장 등 각종 혐오시설 또한 우리 구에 집중돼 있는 게 사실이다.
구 전체 면적의 61%가 개발제한 구역으로 돼 있어 회덕분기점 대규모 물류단지 조성이 무산됐고, 민간 기업이 제의한 10만평 규모의 영어마을 조성 건도 물거품이 됐다.
20.7% 밖에 안 되는 낮은 재정자립도 역시 대덕구 발전을 가로막는 벽이다.
이처럼 대전시의 불균형적인 예산투자, 개발제한과 빈약한 재정자립도 등 복합적인 원인이 대덕구 소외론을 불러왔다고 생각한다.
▲대덕구 소외론으로 인해 주민들이 실제 피부로 체감하고 있는 불편이 있다면 어떤 점을 들 수 있겠습니까?
-교육·문화·체육시설이 타구에 비해 형편없이 부족하다. 대덕구에 있는 전체 학교 숫자는 37개교에 불과하다.
이는 동구 44개교, 중구 55개교, 서구 80개교, 유성구 61개교 등 대전 자치구 가운데 가장 적다.
특히 지역 내 고등학교 실정을 보면 대덕구의 교육환경이 얼마나 열악한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구에는 고교가 5곳 뿐이다. 동구를 제외한 타 자치구 고교 숫자의 30% 수준이다.
대덕구에서 매년 중학교를 졸업한 3600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타 구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문제는 인구감소로 직결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실제 지난해에도 구 전체에서 인구가 7000여명이 감소하는 등 최근 몇 년 동안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문화공간(8곳), 생활체육시설(1곳) 등도 대전 자치구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지방세 부담은 똑같이 하면서도 지하철 1호선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주민들은 대덕구민 밖에 없다.
▲소외론 해결을 위한 바람직한 방안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장·단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구민이 체감할 수 있는 문화, 복지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
전임 또는 전전임 시장 시절부터 구민과의 약속사항이었던 송촌시립도서관, 송촌생활체육공원, 목상동 실내수영장 등이 조속히 건립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각 구에 1곳씩 지정돼 있는 도시재정비촉진지구에 낙후된 건물이 많은 오정지구 또한 추가돼야 할 것으로 본다.
지역균형발전지원조례 제정 등 제도적 지원방안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지난 2003년 동·중구를 집중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원도심활성화조례가 올해를 끝으로 수명을 다하게 된다.
지금은 대덕구가 어렵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지역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최근 상황을 대덕구 문제로만 한정 지을 게 아니라 대전시 전체의 문제라는 보다 큰 틀에서 이해해야 한다.
공장이 더 입주한다고 지역발전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대전시가 추진하려하는 신탄진프로젝트가 산업용지 확충에 따른 ‘대전 제5공단`을 만드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해당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교육걱정 없고 문화 소외 등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행정 조치가 병행돼야 할 것이다.
계족산 도시자연공원조성, 대전 1·2산업단지 재정비 용역도 똑같은 맥락에서 진행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소외론이 확산하면서 대전시-대덕구 간 불협화음이 있는 것으로 비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최근의 상황을 시-구간 갈등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점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대안 마련을 위한 하나의 진통이며,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을 위한 과정으로 시민이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대덕구 소외론은 거듭 밝히지만 특정 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전시 전체의 발전과 관련된 문제라는 것이다.
예컨대 대전의 산업단지가 대덕구에 모두 입지 함으로써 발생하는 악취, 소음문제 등 갖가지 부작용이 발생하면 단지 대덕구의 문제가 아닌 대전 전체의 문제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주민이 대덕구 소외론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항의와 시정을 촉구하면서 시와 구가 서로 문제점을 확인하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이번 일을 지역이기주의나, 인기영합주의적으로 비춰져서는 안될 것이다.
▲신탄진 지역 교통환경 개선을 위해 지하철 2호선을 전철화 사업으로 전환하자는 제의를 했는데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 지요.
-대전 지하철 2호선은 경제성 미비를 이유로 중앙정부에서 반려됐다.
제안의 핵심은 기존 호남선과 경부선 철로를 이용해 전철을 만들자는 것이다.
신탄진에서 시작해 대전역~판암역을 잇고, 나아가 신탄진~서대전역~가수원역~계룡시까지 연결하는 광역 교통망을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 추가역사 건립으로 시민 접근성을 높이면 지하철 운영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수원에서 천안으로 연장된 수도권 전철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건설된 것으로 안다.
단순히 아이디어 차원이 아닌 좀 더 현실성 있는 제안이 되기 위해서는 전문기관의 기술적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지하철 건설에 다른 경제적 비용부담, 공사기간, 시민불편, 지역 간 균형발전 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면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다.
▲대덕구 소외론 부각이 되면서 얻은 긍정적 효과와 앞으로의 추진 계획과 과제를 짚는다면.
-이번 일로 대덕구민이 지역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대덕구 발전에 대한 열망이 하나로 모아진 점이 고무적이다.
구민에게 거듭 감사 드린다. 또 구 공무원이 좀 더 적극적인 행정 마인드를 갖게 된 점도 무형의 소득이라 평가할 만하다.
앞으로 대덕구 소외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각계 전문가와 주민이 참여하는 공청회나 토론회를 조만간 개최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구청 내에 관계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겠다.
대전 시민들은 대덕구민이 진정 아파하고 원하는 점이 무엇인지를 한 번쯤 귀담아 듣고 문제 해결에 협조해 주시길 당부하고 싶다.
또한 이 문제를 지역이기주의가 아닌 대전시 균형발전을 위한 건전한 의견수렴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는 부탁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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