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부상열차·첨단의료단지 유치 동분서주
‘가식이 없으며 서민적이다.` ‘상대방 입장에서 일하며 인정이 넘친다.` 이영규 대전시 정무부시장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긍정적인 평가다. 특히 정형화된 보고서보다 자필, 구두보고를 선호해 직원들의 부담을 ‘확` 줄임으로써 내부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7일 취임한 이영규 정무부시장이 오늘로 취임 6개월을 맞이했다. 그 동안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자기부상열차 등 굵직한 국책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 온 이 부시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감과 소회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이영규 부시장은 어떤 사람?.
▲ 이영규 대전시 정무부시장 |
82년 26회 행정고시에 합격 충남도청과 대전시청 등에서 행정사무관 생활을 하던 그는 88년 30회 사법시험에 합격, 본격적인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과 대구지방검찰청을 거쳐 96년에는 독일 연방법무부에 파견돼 국제적인 경험을 쌓았으며 97년에는 법무부 특수법령과 검사로 북한법을 연구하기도 했다.
2003년 서울지방검찰청 부부장 검사를 마지막으로 법조계를 떠난 이 부시장은 지난 2004년 총선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한나라당 서구갑 당원협의회장으로 활동하던 지난해 8월 대전시 정무부시장에 취임해 시정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현재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북한법의 체계적 고찰과 독립국가연합의 체제개혁 개관 등이 있으며 태권도 공인 3단, 마라톤 풀코스 완주, 산악자전거 등 만능 스포츠맨으로 통한다.
-취임 6개월 소감 한 말씀 해주신다면.
▲첫째로 정무부시장이 맡은 일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또 맡은 바 일 역시 쉬운 게 없었다. 밖에서 보기에는 정무부시장이 하는 일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대부분 시장의 정무적 기능을 도와주는 것인데, 여기에는 대 의회 및 중앙정부와의 협조, 언론과 시민사회 단체와의 관계, 중앙 국회와의 관계, 여론 수렴기구, 청내 직원 여론 수렴 등 크게 7가지 정도가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큰 잡음없이 지나가면 사람들은 정무부시장이 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
육체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일의 특성상 내놓을 만한 성과없이 각계 각층과의 관계를 잡음 안나게 하려니까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법조인 출신으로 정무부시장 지내는 사례가 보기 드문 일인데 법조계와 행정이 다른 부분이 있다면.
▲하지만 요즘 행정은 단순한 집행의 기능보다는 창조적이고 사업 경제적인 성격이 강하다. 경기 부양이나 지역 경제 활성화 등 행정이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화되고 있다는 게 과거와 다른 점 같다.
물론 시장과 행정부시장을 중심으로 이러한 정책 추진이 이뤄지지만 한편으로는 정무부시장으로서 법조인 출신이라는 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특히 법무담당이라든지 행정심판 분야, 전통적 행정업무 등에는 많은 자문을 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민원이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서도 꼿꼿하게 지켜나갈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법조 생활을 하며 몸에 베인 도덕성과 청렴도 덕분이 아닌가 생각된다.
-법조 출신이다 보니 딱딱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는데.
▲법조 더구나 검사출신이다보니 그런 선입견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가까이서 나를 지내 본 사람들은 생각보다는 인간적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장애인체육대회에 참석했을 때 일이다.당시 관련기관에서는 내가 정무부시장이니까 특급호텔을 예약해놨던 것 같다. 하지만 호텔 예약을 취소하고 일반 숙박업소에서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잤더니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격려금 주고 선물 주고 하던 것에 그쳤던 과거 관행에서 탈피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취임 당시 세일즈맨이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는데.
▲군수사 이전과 관련해 세일즈맨 역할을 많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성 부지와 부산 현지 군수사를 찾아 사령관과 면담하고 협력업체 유치 방안 모색에도 함께 협력키로 했다.
지난해에는 자기부상열차 시범노선 유치와 관련해 과기부, 기획예산처 등에 국·과장급으로 있는 행정고시 동기들을 찾아 대전 유치의 당위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정형화된 보고서 없애고 구두보고 선호해서 직원들 부담 줄여줬다. 행정의 관습적인 틀을 바꾸려고 노력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검찰 근무시 경험이 바탕을 이룬다. 당시 기획·총무쪽 일을 많이 했는데 권위주의적 의식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느꼈다.
연설문의 경우 대부분 직원들이 써주는 것을 그대로 읽는 경우가 많은데 기관장이라면 자기가 맡은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할 말은 스스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에 공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특히 각급 기관에서는 새해를 맞을 때마다 국별로 과별로 인사를 하고 다니는데 이것만은 꼭 없어졌으면 좋겠다. 허례허식이고 행정력 낭비다. 전체적으로 모여서 한번 인사하면 된다.
그렇게 해서 행정업무나 예산이 획기적으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것부터 고쳐나가다 보면 잘못된 관행에 길 들여진 일부 행정문화가 바뀌리라고 확신한다.
-이 부시장이 8대 정무부시장으로 알고 있다. 앞선 7대 정무부시장이 박성효 현 시장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심적 부담이 클 것 같은데.
▲박 시장께서 당시 너무 잘했기 때문에 항상 나도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지만 박성효 시장에 못 미친다는 게 늘 걱정이다.
-그 동안 추진한 시책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그 동안 취약했던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뜬 것을 꼽고 싶다.
물론 다른 시책들도 많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잘 몰랐던 분야였기 때문이다. 문화는 접할수록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대전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도 문화예술이 아닌가 싶다.
대전시가 과학기술도시와 함께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문화예술 도시인데 단순히 문화예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문화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올 연말 대선이다. 취임 전 한나라당 서구갑 당원협의회장으로 계셨는데 언제쯤 정치인으로 돌아갈 계획인가.
▲임기는 없다. 시장의 권한이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정무부시장으로 있는 동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며, 그 이후에는 예전(정치인)대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당원협의회장은 직업이 아니니까 생계를 위해 잠시 접었던 변호사 생활도 병행할 생각이다.
-정무부시장으로서 시민께 드릴 말씀이 있다면.
▲대전에 대해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대덕특구로 세계적으로도 앞선 과학도시이지만 정작 시민들은 이에 대한 자부심이 적은 것 같다. 문화예술 분야 역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도시 중에는 최고의 인프라를 갖췄다. 여기에 파리의 세느강보다 더 아름다운 갑천이 흐르고 있다. 게다가 미래 경쟁력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대전의 진가를 시민들이 제대로 알고 타 시도 등에 가서 홍보를 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기업도 오고 관광객도 다시 몰릴테고, 그것이 바로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시장을 비롯해 대전시 전 직원들이 대전을 세계적 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은 믿고 대전을 더욱 사랑해주실 것을 당부 드리고 싶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