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에 눈돌려 함께하는 사회 됐으면
해마다 연말이 되면 빨간 제복을 입은 구세군 사관들의 자선냄비 종소리가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잡는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77개 지역 230곳에 자선냄비가 설치돼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온정의 손길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본보는 김운호 구세군충청지방본영 지방장관을 만나 구세군의 유래와 활동상황,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 김운호 구세군충청지방본영 지방장관 |
▲52년 서산 출생 ▲구세군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 한영신학대학 졸업, 구세군 선교신학대학원 졸업, 영국 런던 국제사관대학 졸업, 동아인재대학 졸업 ▲구세군 충북지방 남충주영문 담임사관, 경북지방 원당영문 담임사관 ▲영등포 경찰서 경목위원, 안성시 교행협의회 회원, 구세군 복지재단 합정 종합사회복지관 운영자문위원, 안성시 기독교연합회장, 대전시 성시화본부 이사, 대전시기독교연합회 부회장 ▲가족으로 부인 이옥경 구세군충청지방 여성사업서기관과의 사이에 1남.
-구세군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은데 구세군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구세군은 기독교 개신교의 한 교단입니다. 1865년에 영국 감리교 목사였던 윌리엄 부스 목사가 감리교 목사직을 사직하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인해 거리에 버려지고 소외된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었는데 교회가 그들을 돌봐주지 않자 나온 것이죠.
그는 런던 전도회를 조직해 다른 교회에서 돌보지 않던 소외된 그들에게 순수한 복음을 전하고 동부런던전도회를 발전시켜 구세군을 탄생시켰습니다. 처음에는 의용군이란 용어도 썼습니다. 정식명칭은 1878년에 조직을 준군대식으로 만들면서 구세군 조직을 쓰게 됐습니다.
-한국의 구세군 조직은 어떻게 돼 있습니까.
▲구세군은 군대식 군복인 정복을 입고 계급을 상징하는 군기 ‘혈화’가 있습니다. 혈화는 피와 불을 상징하죠. 청색은 성결을 의미하고 붉은색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 노란색은 설영의 불을 상징합니다. 구세군 조직은 국제적으로 오직 하나입니다. 영국 런던에 국제본부가 있습니다. 세계를 리더하는 대장이 있지요.
전 세계를 다섯 개 지역으로 나누는데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남아시아, 아태지역 등 5개 지역으로 분류됩니다. 각 지역마다, 나라마다 본부가 있지요. 한국은 한국대로 구세군 본영이 있어요. 구세군 본영에는 총지휘하는 사령관이 있고 한국 구세군은 9개 지방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지방을 리더하는 리더가 지방장관입니다. 지방관은 교회와 사회복지시설에서 복음전도와 양육을 담당합니다. 특수한 병설 사업도 실시하지요.
사회복지시설은 여성복지, 노인복지를 나눠 그들을 돌봐주고 그들에게 구원의 기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교회가 전도를 중점으로 한다면 구세군은 사회복지에 중점을 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세군은 군대 조직처럼 사관과 사령관 호칭이 있듯이 일반 신도들도 군우와 병사로 부릅니다. 다른 교회에서 세례를 받는다해도 병사 입대식을 거쳐야 군복을 착용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일반 교회들은 두드러진 활동들이 있는데 구세군은 연말을 제외하면 활동이 그다지 드러나지 않는것 같아 보입니다. 병사가 충청본영에는 얼마나 되는지요.
▲한국에 10만명이 있고 대전, 충청에는 7000명이 있습니다. 제가 대전, 논산, 부여 등 서남부지역을 통괄하고 있는데 이 쪽 병사가 7000여명이란 이야기지요. 개신교는 상당히 숫자가 많은데 비해 저희는 소교단입니다. 지난 1908년도에 한국 구세군이 시작됐는데 이보다 한해 먼저 성결교가 들어왔습니다. 구세군은 상당히 교세가 약한데 그 이유를 나름대로 생각해보면 한국이 일제 강점기에 억압당해 왔고 6.25 전쟁을 겪으면서 제복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고 봅니다.
제복이란게 하나의 그룹으로 이루어져 있으면 보기 좋지만 막상 입으라고 하면 꺼려지거든요. 구세군 제복이 구세군 선교의 약점으로 생각됩니다. 또 구세군이 선교할 때 굉장히 시골로 들어갔던 영향도 있다고 봅니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를 선교 지역으로 삼았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졌을것 같습니다.
구세군은 다른 교단이 들어가지 않는 시골로 들어가 선교를 했고, 시작도 불우한 사람, 소외된 그룹들과 함께 하다보니 교세 확장이 어려워졌다고 봅니다. 특히 구세군이 복지쪽으로 관심을 더 기울이다보니 상대적으로 교회 발전에는 소홀했지요. 교단은 작을지라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과 달란트가 독특해 거기에 긍지를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구세군 자선냄비 타종식을 했는데 올해의 모금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대전, 충청권에는 4개의 지방이 있는데 충북, 대전서남부권, 서해안지방, 충남북부 중앙지역 등이죠. 전체적으로는 지방마다 목표가 다릅니다. 대전과 서남부권에서 지난해는 1억1960만원이 모금됐고 올해는 1억3000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자선냄비는 거리에서만 모금하나요.
▲예 그렇습니다. 요즘은 디지털 시대가 되다보니 자선냄비도 카드 모금을 하고 있습니다. 비자, 캐시, 코리아가 협력해 성심당, 대전역 지하도 등지에서 한꿈이 교통카드를 대면 한번 낼때마다 1000원씩이 모금됩니다.
-모금액은 어디에 쓰여집니까.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차상위계층에게 추석과 설에 집중 지원됩니다. 심장병 환자 치료비 지원도 해주죠. 불우청소년과 노인복지, 어린이 유아원, 무의촌 의료지원과 군경행려자 병원을 위문합니다. 청소년, 여성, 아동시설과 성폭력 상담소, 장애인 복지시설, 치매노인시설을 지원합니다. 또 긴급이재민과 장애인, 영세민, 저소득 영세가정과 긴급구호차량 구입, 무료급식 지원을 해주죠. 이밖에도 청소년문제 예방과 치료, 실직자를 위한 재활지원사업과 에이즈 예방교육, 결식아동과 조선족돕기에 쓰여지죠. 마약, 알코올환자 재활지원 사업도 함께 합니다.
-자선냄비의 유래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1891년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안에 선박이 좌초됐습니다. 그 선원들을 구세군에서 수용하게 됐습니다. 도시 빈민들과 조난당한 선원들을 위해 일하던 조셉 맥피 사관이 주방에서 큰 쇠솥을 갖고 나와 삼각대위에 쇠솥을 걸은뒤 ‘이 쇠솥을 끓게 합시다’라는 말에서 유래됐어요. 모금한 금액으로 조난당한 선원들을 충분히 먹일 수 있었죠. 그 다음에 미국에서 전세계로 확산됐습니다. 세계 111개국에서 자선냄비 모금을 하고 있지요. 한국은 78년전 박준섭 사령관에 의해 시작됐습니다.
-지방장관으로서의 보람이 있으시다면 뭐가 있을까요.
▲사실 구세군이 하는 일은 크게 영혼을 구원하는 일과 불우한 이웃들과 함께 하는 일이죠. 인간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구세군에 몸담게 된 것을 대단히 보람있게 생각합니다. 저의 작은 힘을 통해 한 영혼이 구원받고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반면에 어려운 점이나 애로사항도 있으실텐데요.
▲ 28개 구세군 교회와 9개의 복지시설이 있는데 이 모든 시설들의 책임자로서 필요한 것을 공급해야 되는게 제 역할입니다. 시골에서 사역하는 사관들에게 충분히 지원을 못해주는게 큰 고민입니다. 그러나 시민들이 구세군을 잘 이해하고 관심 갖고 협력해주신다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각 기관들에서도 굉장히 협력을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세군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떠한가요.
▲구세군은 처음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습니다.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일, 우리 주변의 소외당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일이 우리 구세군의 역할이죠. 공격적인 자세로 복음을 전하고 사회에 봉사하고 구체적으로 실천해 나갈 계획입니다. 구세군의 슬로건이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입니다.
이 슬로건을 앞세우고 ‘한손에는 빵, 한손에는 복음’이란 구세군의 명제처럼 전인 구원을 위해 계속 활동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웃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마약, 알코올중독자를 구제하고 에이즈 예방사업을 벌이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캠페인과 예방 차원의 교육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독자나 시민들께 한 말씀 해주신다면 뭐가 있을까요.
▲제 자신이 목회자이기 때문에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을 영접하며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주변에 가진 사람과 못가진 사람의 차이가 점점 커가는 상황에서 우리 눈을 이웃으로 돌려 마음을 주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가 됐으면 합니다. 사회를 밝고 아름답게 가꾸는 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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