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 분양이 수요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 한국토지공사 산하 국토도시연구원의 성장환.조영태 연구원이 작성한 ‘토지임대-건물분양 방식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토지임대부 분양은 해가 갈수록 비용이 급증해 17년째에는 일괄분양방식보다 누적 비용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판교 33평형을 예로 들어 땅값 1억8800만원, 집값 1억7500만원으로 가정하고 임대기간 30년, 토지임대요율 4.85%(3년 국고채 평균금리), 지가변동률 4.52%를 적용했다.
이 경우 입주자가 부담하는 연차별 누적비용은 토지임대부일 경우 첫 해에 1억8806만원, 10년째 3억1644만원, 20년째 5억1396만원, 30년째 7억9924만원 등으로 급격하게 늘어난다.
이에 비해 일괄분양인 경우는 첫해에 3억6741만원, 10년째 4억776만원, 20년째 4억5486만원, 30년째 5억609만원으로 완만하게 증가한다.
보고서는 “누적 비용을 따져 보면 17년째부터는 토지임대부 분양이 일괄분양을 웃돌기 시작한다”며 “일괄분양방식에서는 토지를 가지고 있어 이에 따른 기대수익이 증가하지만 토지임대부 분양에서는 기대가치가 갈수록 떨어진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판교 33평형에 토지임대부 분양 방식을 적용할 때 월임대료가 76만원으로 여기에 건물감가상각비(월 29만원), 건물분 재산세(월 3만6000원)를 합치면 월 109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임대료를 낮추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 세금부담 증가로 이어지며 아울러 토지임대부 분양을 모든 택지에 적용하지 않는다면 기존 분양주택의 선호도를 높여 결국 기존 주택가격의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 경선시 반값 아파트 공약을 들고 나온 뒤인 지난 3월에 작성된 것으로 연구원이 공식 발행하는 책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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