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고유명사가 돼버린 연탄은행. 지난해 대전연탄은행 개점에 앞장선 신원규 새하늘교회 목사를 만나 연탄의 의미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신원규 목사는…
▲ 신원규목사 대전연탄은행 대표 |
이 후 경북 영주를 거쳐 98년 대구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서울 모 교회에서 수석 목사를 역임한 후 지난 2000년 대전에 둥지를 틀었다. 청양 출신 부인과의 사이에 3자녀를 둔 그는 현재 검은 보석과 함께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연탄은행을 개설, 운영하게 된 계기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보다 친밀하고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에서 비롯됐다. 실제 어려운 달동네에 개척교회를 설립해 장애인 이동봉사,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등 봉사활동을 펼치는 중 교회가 이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던 중 원주 밥상공동체에서 연탄은행을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여 의사를 밝혀 이 같은 연탄은행을 개설하게 됐다.
-대전연탄은행이 원주 밥상공동체에서 지정한 12번째 은행으로 알고 있다. 밥상공동체의 성격과 대전연탄은행과의 연관성은.
▲원주 밥상공동체는 지난 2002년 무료 연탄은행 1, 2호점을 개설한 곳으로 노숙자들을 위한 신나는 은행(대출 100만원), 노인 무료급식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전연탄은행의 경우 12호점으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지난해 개설 초기 원주밥상공동체로부터 연탄 1만장의 후원을 받은 바 있다.
-대전연탄은행이 그 동안 어떤 활동을 펼쳤으며 또 올해는 어떤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인지.
▲지난해 11월 개설 이 후 동구를 중심으로 2만5000여장의 연탄을 나누었고 올해는 12월 현재 2만5000장을 비롯해 모두 5만장의 연탄을 나눌 계획이다. 이 밖에도 보일러 수리를 비롯해 쌀 나눔 등의 활동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러한 봉사 활동이 알려지면서 무료 이`미용 봉사를 펼치는 업소는 물론 무료 진료에 나서겠다는 병원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장 흐뭇했던 적이 있다면 언제였는지.
▲자식들이 사업에 실패해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그 충격으로 말씀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던 할머니댁을 찾아 연탄과 함께 보일러를 수리해 드렸는데 이웃을 통해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주셨다. 모든 사람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흡족하지만 할머니의 말씀을 전해들었을 때가 가장 마음에 남는다.
-주로 봉사에 참여하는 분들은 어떤 분들인지.
▲중`고등학교 학생을 비롯해 공무원, 각 기업체 직원, 가족 등 참여 계층이 아주 다양하다.
-연탄을 나누면서 어려운 점이 있는지.
▲최근 들어 겨울철 이웃돕기의 대명사로 연탄과 김장김치가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각 기업이나 각급 단체들이 무료 연탄 나누기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러한 지원이 중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지원이 고르게 배분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따라서 일부 가정의 경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 속상한 경우가 많다. 관공서 차원의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절실하다.
-연탄이 다시금 인기를 끌면서 가격인상은 물론 수급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봉사활동에 차질은 없는지.
▲수급이 어려웠던 지난해의 경우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큰 차질이 없다. 특히 특정 연탄업체의 경우 봉사활동임을 알고 연탄가격을 10% 할인해주는가 하면 수급에 있어서도 많은 신경을 써주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연탄 사용 가정 이외에도 어려운 이웃이 많은데, 이들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봉사활동이 있다면.
▲후원금이 넉넉지 못해 많은 도움을 드리고 있지는 못하지만 도배를 해준다거나 장판을 교체해주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또 비가 새는 지붕을 개량하기도 하고 푸드뱅크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교회나 병원 등과 연계를 통해 보다 포괄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다보면 연탄 이외에 다른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할 경우가 있을 것 같은데. 다른 봉사단체와 연계할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타 단체와 연계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이러한 봉사 활동의 경우 교회 등 종교단체의 참여가 절실하지만 그렇지 못해 아쉽다. 계파 등을 뛰어넘어 힘을 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누는 삶을 살아가지만 어려운 사람들은 아직도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시민 혹은 각급 단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시청이든 구청이든 혹은 각 동사무소든 연탄 나눔이 요청될 경우 되도록 연탄은행에 연결해 주길 부탁한다. 만일 그것이 힘들다면 연탄 나눔이 이뤄진 현황이라도 통보해주길 바란다. 앞서도 말했지만 개인 기업체나 복지 단체, 정당 등에서 독자적으로 나눔을 추진할 경우 중복지원과 함께 충분한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 경우가 있다. 창구의 단일화가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가난한 사람이 있는 한 연탄은행은 계속 운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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