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성옥 경감 |
79년 여경 입문 28년 외길… 제복이 편해
아내.엄마.며느리 역할 소홀… 가족에 감사
民警협력치안 활성화 친절한 경찰상 심을터
경찰 탄생 61년째를 맞는다. 해방 직후 미 군정청 산하 경무국으로 시작한 우리 경찰은 그 동안 수많은 역경과 시련을 극복해 왔다. 민중의 지팡이라 불리며 국민들의 손과 발이 됐지만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난과 비판을 받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그동안 국민들의 민생치안과 사회 안전보장 확보에 최선을 다해온 것이 사실이다. 제 61회 경찰의 날을 맞아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근정포장을 수상하게 된 여성 경찰 대덕밸리지구대장 손성옥 경감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경찰에 입문한 시기, 경찰에 입문하게 된 이유.
▲친지 중에 경찰관이던 분이 계셨다. 여경을 뽑고 있으니 지원해 보라고 제안해 경찰이 됐다. 지난 79년에 경찰이 됐는데 평소에도 제복 입은 사람들이 멋있어 보였고 제복 입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딱 맞는 일을 선택한 것 같다. 근무한 지 이제 30년이 다 돼가지만 아직도 제복이 편하다.
-큰 상 받게 되셨는데 소감은.
▲상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무엇보다도 충실히 근무할 수 있도록 큰 힘이 돼 준 가족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남편도 같은 일을 하고 있어 내가 하는 일을 잘 알고 조언과 격려를 많이 해준다. 남편이 없었다면 이 자리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탈 없이 잘 커준 자녀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일 때문에 일일이 신경 써주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참고 이해해 줘 걱정 없이 업무에 충실할 수 있었다.
아낌없는 성원과 사랑을 베풀어준 직장 상사, 동료들도 빼놓을 수 없다.
힘든 일이지만 서로 아끼고 도와주는 동료가 큰 힘이 된다.
특히 우리지구대 순찰팀장, 민원 담당관 등 모든 직원이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따라줘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로 알고 조직의 발전과 주민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
-경찰 생활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일.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용전지구대에서 근무하던 때를 잊을 수 없다. 관할 구역이 강력사건도 많이 발생하고 치안 수요가 유난히 많은 곳이었다. 사건이 발생할 경우 사건 현장을 최대한 보존해 범인의 흔적이 사라지지 않도록 조치하는 초동 수사가 가장 중요하다.
처음에는 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동료들과 함께 의기투합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건도 많이 해결해 냈다.
특히 지난 해 공중전화 협박범을 잡았을 때와 훔친 카드로 현금 인출기에서 수 천만원을 인출하는 범인을 신속히 출동해 검거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긴박한 상황에 힘들었지만 내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경찰에서 여성으로 생활하기 어려웠던 점.
▲여성이라는 이유로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없었다. 처음 경찰에 입문할 때는 여자 경찰이 많지 않아 관심도 많이 받고 주위에서 많이 도와줬다. 그 후로도 경찰 조직에서 여성의 비중이 커지면서 처우개선 등이 많이 이뤄져 거의 불편한 점을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득을 받은 것 같다.
무엇보다 경찰은 국민들에게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 즉시 출동해 도움을 주거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자라서 생활하기 어렵다기 보다는 이런 직무의 특수성 때문에 어려웠던 점이 있다. 바로 가족들에게 소홀히 할 때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명절이나 가족의 애`경사에 참석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명절에 며느리 역할, 가정에서 아내이자 엄마 역할을 다하지 못했을 때가 가장 안타까웠다.
-봉사활동도 많이 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활동 하고 계신지,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봉사활동을 하는데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까지 혼자 살 수 없었듯이 다른 사람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거나 혹은 도움을 주며 살아가는 일은 당연하다.
나뿐만 아니라 지구대 전 직원이 독거노인이나 어려운 이웃 등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북부경찰서 여직원들과 함께 봉사단체인 ‘늘사랑 동호회’를 만들어 참여하고 있다. 매달 노인보호시설 같은 불우시설을 방문해 청소하고 목욕하는 일을 도와주고 있다. 외로운 노인 분들이 자식처럼 생각하셔서 보람되고 뿌듯하다. 앞으로도 매월 독거노인을 방문해 말동무가 돼 드릴 계획이다.
-현재 대전에서 유일한 여성 지구대장으로 근무하고 계신데 특별히 중점을 두고 일하시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여성의 역할을 규정하는 자체가 성차별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남성이 능력을 발휘하는 부분, 여성이 능력을 발휘하는 부분은 엄연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남성의 강인한 힘을 바탕으로 이만큼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앞으로는 여성의 섬세함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 문제,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성폭력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에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여성의 장점을 살려 학교폭력, 성폭력 예방 등의 범죄로부터 여성의 인권을 최대한 보호하는데 노력하겠다.
또 주민들의 말을 경청해 민경협력 치안을 활성화해 친절한 경찰상을 정립하고 주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앞으로 계획은.
▲그동안 많은 일을 겪어왔다. 잘한 일도 있고 못한 일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감싸주고 큰 상을 준 것은 앞으로 더욱 열심히 일하라는 뜻인 것 같다. 오늘의 수상을 계기로 경찰의 조직 발전과 민생치안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소외계층인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보호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쳐 따뜻한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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