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식 금산인삼엑스포 조직위원장 |
관람객 70%이상 “좋았다” 응답 성공 확신
해외바이어 방문… 540만 달러 수출계약
엑스포장 연중 교역상담센터 활용 바람직
지난 22일 ‘생명의 뿌리, 인삼’을 주제로 개장한 ‘2006 금산 세계인삼엑스포’가 개장 일주일여 만에 30여 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으며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행사를 밤낮 없이 준비한 인삼엑스포조직위원회는 그동안의 고생에 대한 보람을 느낄 겨를도 없이 오늘도 분주히 하루를 보내고 있다.
고려 인삼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칠순에도 불구하고 여느 젊은이 못지 않게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보식(69) 조직위원장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이보식 위원장은…
부여 출신으로 부여고와 서울대 임산학과를 졸업, 1965년 3월 농촌진흥청 임업육종연구소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이후 산림청 조림`영림국장(1990~1992년), 임목육종연구소장(1993~1995년), 산림청 차장(1996~1997년), 제19?0대 산림청장(1997년 8월~1999년 5월)을 끝으로 35년 공직을 마감했다.
이 위원장은 이후 ‘2002 안면도국제꽃박람회’ 사무총장으로 발탁돼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35년간 공직에서 쌓아온 그만의 노하우로 국내 산림분야에서 ‘최고의 프로’라는 별칭답게 과감한 업무추진력과 지도력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 인삼엑스포가 개장 일주일을 맞았다. 관람객이 기대 이상이어서 고무된 분위기인데.
▲인삼엑스포 입장권 예매 마감 결과를 보니 목표했던 39만장 중 27만 여장이 예매됐다.
이는 전체 목표 관람객 66만명의 41%에 해당하는 것이다. 여기에 단체관람객과 일반 관람객들이 휴일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찾아와 100만명을 초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김창준(65) 전 미연방 하원의원 내외가 엑스포장을 찾았는데 “이렇게 훌륭한 박람회를 같은 호텔에 묵고 있는 낫시 미 산림청차관보를 데려오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할 정도로 행사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 대상자의 70% 이상이 인삼엑스포가 ‘좋았다’고 응답해와 성공을 확신한다.
-행사 기간 교역상담회와 각종 세미나가 열려 고려 인삼의 우수성을 알릴 좋은 계기라는 기대가 높은데.
▲이번 엑스포에 유력 해외 바이어만도 일본, 중국, 미국, 캐나다, 호주, 대만 등 21개국에서 100여명이 찾는다.
이들은 이미 지난달 말까지 aT(농수산물유통공사)와 KOTRA 등 유관기관들을 통해 경영상태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거쳐 엄선한 인삼업계의 ‘큰손들’이다.
이번 교역상담회를 통해 기대하고 있는 수출계약고는 1500만 달러 이상으로 이는 금산군이 지난해 54명의 바이어에 540만 달러의 계약을 하는 등 역대 인삼축제를 통해 달성한 평균 실적의 3배 수준이다.
지난 25일에는 N농장과 터키 유통회사 간에 홍삼잼과 홍삼 주스병 1000개 등 약 1만5000만 달러 정도의 수출이 체결됐다.
이는 일단 유통망에 진열하는 정도 수준으로 실제 판매가 시작되면 단가 조정을 해 추가 수출을 할 전망이다.
엑스포 행사기간 중 열리는 세미나는 수출 이상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인삼심포지엄은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3일 간 열렸는데 암, 에이즈, 노인성 치매 예방 등 9개 분야에 걸쳐 세계의 ‘인삼 석학’들이 47편의 논문과 103개의 포스터를 발표한다.
특히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의 데이비드 케네디 교수는 ‘인삼이 지닌 뇌 기능에서의 효능’에 관한 논문을 통해 홍삼이 뇌의 활동성을 강화해 기억력 개선과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해 큰 관심을 모았다.
- 행사 초반 교통 등 운영 과정에서 미숙한 점이 노출돼 관람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는데.
▲지난 22일 개장한 뒤 첫 주말인 23일, 24일 이틀 간 가족단위 및 단체 관람객이 대거 몰려들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생겼다.
무엇보다 교통과 주차 문제로 관람객들의 원성이 많았고, 회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불편을 끼친 게 사실이었다.
또 외국인 관람객에 대한 안내 및 대응시스템도 부족했고, 안내 표지판 등도 일부 미비해 불편을 호소하는 관람객이 많았다.
이런 문제들이 파악 되자마자 바로 대책회의를 열어 혼선을 빚던 상황실 체계를 개편하고, 관람객 ‘불편신고소’를 설치했으며, 거동 불편자 및 노약자 등을 위해 장애우 전용주차장을 따로 배정했다.
이와 함께 관람객들이 제원 4거리에서 내려 행사장까지 먼 거리를 걸어야 한다는 불만이 많아 아인리 제2주차장에서 부행사장인 약초시장까지 운행하던 셔틀버스 노선을 인삼호텔 앞 중도 5거리까지 연장 운행하도록 했다.
이제 엑스포 행사장 내는 물론이고 주변 교통?주??문제 등도 신경을 써서 질서가 잡혀 가고있다.
- 가족묘를 없애 나무를 심고, 장기 기증도 서약하는 등 퇴직 후에도 공직의 귀감이 되고 있는데.
▲묘비니 분묘니 그게 다 무슨 소용이 있나. 산림청장까지 지낸 사람이 죽은 뒤 분묘를 위해 산을 파헤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묘를 만든다고 해서 증손자가 나를 기억하겠나. 나무 밑에 묻히면 그걸로 나는 만족한다.
작년 칠순 때 가족회의에서 이런 얘기를 했는데 반대도 있었지만 결국 모두 이해해 줬다.
현재 부여 왕릉 근처에 있는 선산의 봉분들을 없애고 나무를 심어 묘지라는 것을 알아볼 수 없게 할 생각이다. 물론 가족들이 묘지 위치는 알고 있으니 제사는 지낼 것이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수목장과 비슷한 것이지만 수목장은 특정 나무 주변에 뿌리거나 매장하는 것인데 여기에 묘비 같은 걸 세우면 하나 마나다. 나는 나무 팻말 같은 걸로 표시만 할 것이다.
장기기증을 서약한 것은 산림청장으로 재직할 때다. 내 신체는 의과대에 기증하기로 했고, 유골은 산에 뿌려 달라고 자식들에게 얘기했다.
- 인삼엑스포가 ‘2002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처럼 단순히 행사에 그치면 안 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안면도 꽃박람회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다.
하지만 화훼산업 진흥은 사실상 계속 연장되지 않고 꽃지에 관람객들이 왔다가 실망하고 돌아가는 등 폐허나 마찬가지다. 이를 방치한 게 정말 아쉽다는 생각이다. 어찌 보면 이번 금산인삼엑스포는 꽃박람회보다 더욱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영구시설물을 지었다. 인삼축제에서 바이어 상담 등을 위해 활용하면 좋을 것이다.
금산군은 물론, 충남도 등 자치단체, 정부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해외 바이어와 학계 인사를 계속 초청해 교역상담회와 각종 심포지엄 등을 지속적으로 여는 등 연중 상담 시스템을 갖추는데 지원을 해야 한다.
이번 엑스포는 이것의 기초를 다진 것으로 봐야 한다.
- 엑스포를 마친 뒤 계획하고 있는 일은 있나.
▲내 나이 70이 되도록 일에 미쳐 살았지만 정말 희열을 느낀다. 정열을 쏟아 부으며 살았고, 이렇게 말년까지 일을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아직 할 일은 정해지지 않았고, 특별히 어떤 자리에 대한 욕심도 없다.
다만 나를 필요로 해 일을 맡긴다면 내 에너지를 모두 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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