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태 서산농공업고등학교 교사 |
일선교사 근무하며 전국 누비며 탐조여행
현재 속도로 주변생물 사라지면 ‘멸종위기’
최대 철새도래지 서산지역 새 보호에 최선
일선 교사로 충실히 근무하면서, 휴일을 반납하고 시간을 내 서산간척지를 비롯한 전국 간척지 주변에서 그의 친구이자 삶의 일부분인, 조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낙으로 생각하는 김현태(38)서산농공업고등학교 교사를 만나 그의 특별하고도 독특한 조류 사랑과 연구를 들어 본다.
김 교사는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세계 탐조 여행을 통해 관찰한 조류 목록만 해도 무려 13목 45과 317종에 이르러,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조류 연구가로 알려져 있다 . /편집자 주
김현태 교사는…
1968년 온양 출신, 1980년 대전 보운국민학교 졸업, 1983년 대전중학교 졸업, 1987년 한밭고등학교 졸업, 1992년 공주사범대학 생물교육과 졸업, 1995년 공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원 생물학과 졸업.
청양 정산고등학교(1992년 3월∼1992년 8월), 금산 금산중학교(1992년 9월∼1992년 12월), 공주대학교 생물학과 조교(1993년 3월∼1993년 8월), 부여 부여정보고등학교(1993년 9월∼1997년 2월), 서산 부석고등학교(1997년 3월∼2002년 2월),태안 만리포고등학교(2002년 3월 ∼2003년 2월), 서산여자고등학교(2003년 3월∼2006년 2월), 서산농공업 고등학교(2006년 3월∼현재) 가장 좋아하는 생물로는 ‘날개달린 생물’ 즉 새, 곤충, 취미는 야구와 탁구, 헤비메탈 음악 듣기.
-처음 조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어릴 때부터 동물과 동물에 관련된 다큐 방송을 좋아했는데, 중3때 큰 병을 얻어 1년 휴학을 했을 때 부모님께서 십자매라는 애완조류를 사주셔서 그 새를 키우면서 새에 대해 깊이 빠지게 되었다.
휴학 기간 중 건강 회복을 위해 보문산을 매일 올랐는데, 야외공원 주변에 많던 비둘기들을 보고, 집의 쌀통에서 쌀을 갖다가 주기도 하고, 또는 받은 용돈으로 보리쌀을 사서 비둘기들에게 주면서 새들의 힘찬 날갯짓과 믿음이 가득한 새들의 눈빛에 푹 빠지게 되었다.
-한국조류학의 현주소는.
▲ 내가 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새에 대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한 1991년부터 1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새를 관찰하거나 연구하는 이들이 50여명 이상 되지 않았다.
이후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생기면서 우리나라에서 새를 보던 사람들도 자료를 올리고 공유하면서 새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증가하였고, 2002년 서산에서부터 철새관련 축제가 시작돼 군산, 해남, 부산 그리고 제주까지 각 지역의 철새를 중심으로 한 행사가 열렸고, 이후 새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새와 관련된 아마추어 그룹이 10개 이상 되며, 새 관련 사진들도 사이트에 많이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는 최근 몇 년 사이 새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조류학계는 생물학계가 유전자 연구 쪽으로 대부분의 투자가 되고, 조류학이 힘든 분야라 이를 기피하는 현상에서인지 새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 증가에 비해선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조류보호를 위한 정책이나 배려는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새의 보호와 같은 자연의 보호보다는 개발에 의한 경제적 이익 산출에 의해 거의 모든 정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국가경제가 훨씬 더 부흥하여 자연에 대한 관심이 커지거나, 자연 파괴의 모습이 눈에 보이기 전까지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전보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음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지난 7일 환경부의 서산 개발 관련 간담회에서 모 국장님의 첫 질문이 “새가 없어지면 사람에게 무엇이 불편한가?” 였다.
이 질문을 받곤 마음이 불편했지만, 이야기하면서 ‘이에 대한 확실한 논리가 없는 한 개발을 추구하는 다른 정책부서의 논리를 막을 수 없다’는 말에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새라는 존재의 의미는 그 자체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새가 존재한다는 것은 먹이가 되고 쉼터가 되는 주변 환경이 다른 어떤 곳보다도 종 다양성이나 생태학적으로 건강하고 우수하며, 그 속에는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많은 유전자원과 환경변화에 대한 대처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이를 통해 얻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정이 사람들에게 심미적인 영향을 끼치며, 직접적으로 그 아름다움을 보러 오는 많은 사람들을 얻을 수 있음을 많은 분들이 이해 해주었으면 한다.
아직까지는 사람에겐 영향이 없다하지만, 앞으론 새들의 경고를 무시한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새에 빠져 있고, 새를 사랑하며, 새를 보호하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분을 꼽으라면 누구인가.
▲새에 관련된 분 중에서는 작년에 작고하신 교원대학교의 김수일 교수님을 존경한다.
그 분 역시 어릴 때부터 새들이 좋아, 새들만 쫓아다닌 인생을 사신 분이며, 새가 좋아 외국에서 새에 대해 공부하시고, 결국 우리나라로 돌아오셨지만, 우리나라 학계의 텃새와 새의 보호에 대해 생각같이 하지 못함에 많은 마음고생을 하시다가 어렵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시점에서 타계하셨다.
-서산AB지구가 철새의 낙원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서산간척지는 간척하기 전부터 철새의 낙원이었다. 드넓은 갯벌과 갯고랑이 있던 시절에는 갯벌에서 먹이를 찾던 도요새들이 봄가을로 새만금의 최전성기보다도 더 많은 새들이 찾았다.
이후 바다를 막았고, 논으로 바뀌면서 도요들은 서서히 그 수가 줄고 바닷쪽으로만 일부가 찾았으며, 안쪽엔 논에 의존하는 오리기러기류의 새들이 주로 찾았으며, 논이었기에 사람이 좀더 가까이 새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리고, 황새와 뜸부기 등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새들이 관찰되면서 서산간척지는 새들의 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코, 간척에 의해 더 많은 새들이 온 것은 아니며,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새들이 이곳을 찾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서산간척지에서 벼농사를 짓기 위해 추수를 하지 않는 벼농사 테스트를 할 1990년 초에 금강과 낙동강 등 오리기러기의 최대도래지의 급격한 개발이 강변에 이루어졌다.
어찌 되었건 서산간척지에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관찰되는 520여종의 새들 중 320종 이상이 관찰된 국내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최대 철새도래지임은 확실하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최대 개체수가 보이던 때의 백분의 일도 안 되는 새들만이 찾고 있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앞으로 계획은.
▲서산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 관찰되는 모든 생물들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그들의 생활을 관찰하여 글로도 기록해놓고 싶다.
지금의 속도로 주변의 생물들이 사라진다면 머지않아 몇몇 종을 제외하고는 거의 볼 수가 없을 듯 하다.
그래서 앞으로 내가 움직일 수 있는 한은 서산, 태안, 홍성의 습지와 산 곳곳을 돌아다니며 새를 중심으로 한 생물들을 기록하고 싶다.
특히 연구하고 싶은 새는 서산을 찾는 여러 미스터리의 새 중 노랑발 갈매기(Mongolian Gull)가 있다.
이 새는 다른 재갈매기와 생김새가 워낙 비슷하여 밖에서 눈으로 구별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다른 갈매기와는 달리 민물에서 생활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에 이새의 구별과 다른 종과의 잡종 등을 밝히기 위해 올 겨울부터 혈액이나 깃털을 수집하여 DNA 수준의 연구를 할 계획이다.
어쩌면 서산에서 처음 알려진 이새가 아주 독특한 형질을 가지고 있다면 어쩌면 ‘서산갈매기’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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