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숭동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 |
전문대 기능강화위해 명칭 변경 급선무
‘기술학사제’ 도입… 산업전문인력 양성
시대변화 맞춰 교수학습방법 개선 필요
한숭동 대덕대학 학장이 전국의 152개 전문대학으로 구성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신임회장으로 선출됐다. 입학자원 감소 등의 원인으로 전문대학들이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전문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두주자로 나서게 된 한 학장의 어깨가 무겁다.
한 학장은 자율학제, 수업연한 자율화와 명칭 변경 등 다양한 정책 변화를 시도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본보는 전국 전문대학의 살림꾼 역할을 맡게 된 한 학장을 만나 포부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한숭동 회장은…
1951년 서천 출생, 성균관대 철학과 졸업, 미국 네브래스카 주립대 철학박사 학위, 대통령 자문 교육혁신위원, 전문대학 교수-학습 개발협의회 회장, 전국 학군제휴 전문대학 협의회 회장, 대전경실련 공동대표, 2006년-제1회 서비스품질혁신대회 대통령 기관 표창(기업, 대학 등 전국 모든 분야 대상 중 유일), 2003년부터-전국 대학 중 최초 4년 연속 교육품질인증(산업자원부), 정규직 취업률 전국 6위(2년 연속 대전충청 1위, 전문대학 A그룹-정원 2000명 이상), 재정지원사업 규모 전국 1위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에 선임됐는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전국 152개 전문대학을 회원대학으로 하는 협의회입니다. 전문대학의 발전을 위해 뜻과 힘을 모아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서울 중림동에 협의회 사무실이 있고, 10여명의 직원이 봉직하고 있습니다. 저는 9월 5일부터 2년간 신임회장으로서 봉사하게 됩니다.
-그동안 학장님께서 대덕대학에서 새로운 학교경영을 통해 두드러진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전국 대학의 학장님들이 많은 기대를 갖고 신임회장으로 선출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신임회장으로서 전문대학 발전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시려는 사업이 있으면 소개해주십시오.
▲저는 무엇보다 먼저, 전문대학의 학제와 수업연한의 전면 자율화를 정부에 요청해 실현 시키겠습니다. 그렇게 하려면 전문대학의 영문 명칭을 현행 ‘college’에서 ‘polytechnic university’로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미 선진 외국에서는 전문대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고, 또 현실에 맞는 자율적 학제, 수업연한을 시행하기 위해 ‘polytechnic university’로 이름을 바꾸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현행 ‘college’에서 ‘polytechnic university’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고,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제와 수업연한을 전면 자율화하고, 또 이를 위해 영문 명칭을 현행 ‘college’에서 ‘polytechnic university’로 바꾸신다는 것은 4년제 학사학위 제도 수여를 염두에 두고 하시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습니다. 전문대학의 역할은 사회와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산업인력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특히 새롭게 필요해지는 기술 직업군을 계속 창출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2∼3년제 전문대를 졸업한 후 4년제 학사학위를 받기 위해 4년제 대학에 편입해야만 하는 학제의 문제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정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년제 학과설치 자율화기준을 고시하고 전공심화과정 이수자에게 학사학위를 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28일 입법예고한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아주 다행스런 일입니다. 전문대를 졸업하고 다시 4년제 대학에 편입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입니다.
이제는 전문대학을 졸업하고도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기술학사 제도를 도입하는 게 꼭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의 차이가 없어지는 것인가요?
▲전문대학은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고등교유기관이고요, 4년제 대학은 연구중심의 학문을 공부하는 곳으로 다릅니다.
다만 기술분야에서 더 집중적으로 깊게 공부하여 학사학위를 받게 하자는 것이고요, 모든 전문대학, 모든 학과에 적용하자는 게 아니라, 선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직업능력개발연구원, KDI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의 엄정한 평가를 받아 선별적으로 학사학위를 수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면, 전문대학 고유의 역할을 살리면서 또 학문연구 중심의 4년제 대학과는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시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학장님께서는 교육의 양극화 해소를 평소 많이 강조하신 걸로 아는데, 신임회장으로서 어떤 정책을 추진하실 계획이 있으십니까?
▲교육의 양극화 해소는 국가적 문제가 되고 있는 사회 전체적인 양극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서든지 필요한 공부를 해야 스스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교육에서 소외되면, 가난의 대물림을 할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그런데 전문대학에는 저소득층 자녀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행 정부보증 학자금 융자를 받고 싶어도, 융자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학업을 포기해야만 하는 딱한 처지의 학생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저는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이 경제적 형편이 어렵더라도 공부할 의지만 있다면 학자금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개선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부에서 현행 정부보증 학자금 융자제도를 대폭 개선해서 정말 국가가 가난한 청소년들의 보증인이 되어서 최소한 공부만큼은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후원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공부를 시켜 놓고, 취업한 후에 장기 무이자 또는 저이자로 상환하게 하면, 가난한 학생들을 돕는 것일 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저는 정부보증 학자금 융자의 대폭 확대와 융자요건 개선을 정부에 요청하고, 협의회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학장님께서는 전국 전문대학 교수학습개발회의 회장을 맡고 계시고, 또 전문대학 발전을 위해 교수학습방법의 획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시는데, 무슨 뜻인지 설명해주시죠.
▲시대가 급변하고 있고요, 사회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시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전문기술 인재의 수요가 몇 년이 멀다하고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환경에 진출해야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들이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경쟁력 있는 인재를 길러낼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 전문대학의 가장 중요 과제 하나가 교수학습방법의 획기적 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업체의 요구에 맞춰 가변성 있게 직업기술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수학습방법을 통해 취업에 관한 한 4년제 대학과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게 교수학습개발이었고요, 뜻을 같이 하는 전국의 많은 전문대학들과 함께 전국 전문대학 교수학습개발회의를 발족하고 제가 초대의장을 맡게 된 겁니다.
변화시대에 교수들이 어떻게, 무엇을 학생들에게 가르칠 것인가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또 성과들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발족한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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