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예보로 기상과학 대중화 확산”

“디지털 예보로 기상과학 대중화 확산”

<중도초대석>

  • 승인 2006-07-28 00:00
  • /대담=박기성 기자/대담=박기성 기자
▲ 윤석환 대전지방기상청장
▲ 윤석환 대전지방기상청장
10월부터 동네날씨까지 상세히 예보
대덕특구 등 기상지원… 생산성 향상

세계 기후시스템 파악… 예방책 마련
전국민 재해방재 대처요령 숙지 필요





장마철 그 누구보다도 바쁜 사람들이 있다. 바로 기상청에 근무하는 사람들인데 이들은 이 기간 집중호우.태풍 등 각종 기상현상 발생을 시민들에게 미리 알려주기 위해 예보실에서 밤을 꼬박 새는 날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일기예보가 틀린 날이면 시민들의 원망까지 들어줘야 하는 고된 업무지만 기상청 직원들은 자연재해 예방의 ‘첨병’이라는 사명감으로 똘똘뭉쳐 한 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윤석환(57) 대전지방기상청장을 만나, 중점추진 업무와 최근 한반도 집중호우가 내린 이유, 올 기상전망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윤석환 청장은…

1950년 천안 출생, 1966년 천안중학교 졸, 1969년 천안고등학교 졸, 1993년 광주대학교 졸, 2001년 대구대학교 대학원 졸업, 1969년 기상청 9급 특채, 1998년 기상청 공보관, 2004년 기상청 예보관리과장, 2005년 기상청 예보총괄관, 2006년 대전지방기상청장,

-대전지방기상청장으로 취임한지 한달 남짓 됐는데 취임 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업무는 무엇입니까.

▲우선 방재 기상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악기상의 감시를 위한 양질의 기상관측자료 생산과 재해기상을 조기에 탐지, 경보를 내릴 수 있는 예보시스템의 체계를 세우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올 10월경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디지털예보(우리나라 영역을 5km 간격의 바둑판 형태로 3시간 간격 48시간 정량 예보)에 대비해 상세예보서비스를 계속 보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또 행정도시 건설을 위한 기상지원, 대덕연구단지, 대덕특구 등 산업과 농업, 수산업분야에 기상지원을 하여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대기과학의 대중화 추진, 산.학.연 대기과학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통한 예보기술을 발전해 나가겠습니다.

충청남북도와 경기도의 10개 기상관서에서는 동 단위 주민자치센터나, 벽지초등학교에 생활과학교실을 운영, 기상과학화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며, 대전기상청에는 날씨 체험관과 홍보관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얼마전 강원도, 경기도 지방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렸는데 그 원인은 무엇이며 앞으로 충청지방에 그와 견줄만한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은.

▲매년 발생하는 집중호우는 주로 장마전선의 발달에 의한 것과 장마 이후에 나타나는 대기 불안정에 의한 강수 등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대기 중의 공기는 주변의 온도가 높고, 낮은 분포와 수증기의 습하고, 건조한 분포에 따라 불안정한 상태가 달라지는데, 장마기간을 포함한 여름철은 고온 다습한 북서태평양의 고기압과 북서 대륙 상층의 한랭 건조한 공기의 세력 다툼이 강한 시기입니다.

또 이 기간은 태평양의 수온이 올라가는 시기로 태풍의 발생과 통과가 겹치기 때문에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12일부터 16일까지 중부지방의 집중호우는 이러한 장마기간 중 나타나는 발달한 저기압의 이동(12일), 대기의 불안정을 일으키는 요소들과 태풍의 영향으로 이어진 복합적인 원인으로 강한 비구름이 형성되고, 이 비구름들이 발달과 쇠퇴를 반복하면서 정체, 많은 양의 강수가 나타난 것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이 집중호우는 지구 온난화가 지속하는 한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항상 자연재해에 의한 피해를 두고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있는 데 집중호우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점에 대해.

▲현재 전 지구적으로 변하고 있는 기후시스템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장기적인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매년 기상과 기후관련 재앙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기상관련 재해의 수가 지난 30년간 3배로 증가하고, 피해액은 매년 10년 단위로 3.2배씩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적이 있습니다.

충청지방도 예외는 아니어서 1일 최다강수량이 부여지방 1987년 7월 22일에 517.6㎜ 보은지방 1998년 8월 12일에 407.6㎜를 나타냈고, 1시간 최다강수량은 부여지방 1999년 9월 10일 116.0㎜, 보은지방 1998년 8월 12일 등으로 일강수량, 1시간강수량 등의 기상요소 최고 순위가 바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 국민의 재해방재관련 대처요령의 충분한 숙지와 도시설계과정에서의 관련 기상요소 변화에 따른 건축물의 바람에 의한 풍력, 강수로 인한 강 하천 제방과 하수의 배수능력, 해안가 제방 축조 등의 제반 규정을 강화해야 합니다.


-7월 말로 접어들고 있는데 시기적으로 볼 때 올 장마는 끝났다고 봐도 무방한 것인지요.

▲충청지방의 경우 평년 장마는 6월 하순께(22일경) 시작해서 한 달여간 지속되다가 7월 하순(22일경)에 끝나며 그 이후에는 무더위가 시작되곤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당초 예상보다 길어져서 28일쯤 끝날 것으로 예상되며, 29일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을 하면서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장마가 끝난 후에도 8~9월에는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기온이 높아지면서 대기가 불안정하여 국지적으로 집중호우 발생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들어 9월에도 집중호우가 집중되는 등 장마의 전통적 개념이 바뀌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매년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까지 장맛비가 내린다’라는 말은 이젠 옛말이 된 것 같습니다. 이는 최근에 장마기간(6~7월)보다 8~9월에 아열대 기후대처럼 불규칙하게 강한 바람을 동반해 비가 내리는 스콜(squall)성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10년(1996~2005년)간 대전의 강수량을 살펴보면 장마기간(6~7월)과 이후인 8~9월의 강수량이 비슷했으나, 1998, 1999, 2002년은 장마 기간보다 장마 후에 2배가량 많은 양을 보였습니다. 또 큰 피해 발생의 기준이 되는 하루 150㎜ 이상의 비의 경우 장마기간에 3회, 장마 후 5회로 60%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장마기간 이후 강수량이 점차 많아지고 집중호우가 잦은 이유는 지구 온난화 현상도 그 원인의 한가지라고 기상학자들은 분석합니다.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라는 게 대세입니다.


-올 남은 기간 동안 충청지방 기상 전망에 대해 한 말씀.

▲7월 한 달 동안 장마로 인해 기온이 평년을 밑도는 날이 많았으나, 장마가 끝나는 이번 주말부터 8월 중순까지는 3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를 보이겠습니다. 하지만 장마가 끝난 뒤 기층이 불안정해 국지적인 폭우가 발생하고, 8월 중순 이후에는 집중호우가 자주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9월까지 2개 정도 태풍이 우리나라 부근까지 북상해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도 철저한 수방 대책이 필요합니다. 8~10월에는 기온은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높겠으며, 8월에는 평년과 비슷한 무더운 날씨를 보일 때가 많겠고, 9월 초에는 일시적인 고온현상을 보일 때가 있겠습니다.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8월에는 대기 불안정에 의한 국지성 호우 발생 가능성이 크겠으며,10월은 이동성 고기압과 대륙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건조한 날이 많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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