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 대전시장 |
노점상·불법주차 등 대안마련 못해 아쉬워
수도권 규제 완화는 균형발전에 역행
퇴임 후에도 지역·국가발전 역할 담당
지난 4년간 민선 3기 대전 시정을 이끌어 온 염홍철 대전시장이 오늘로 임기를 마친다. 퇴임 후에도 대전을 생활 근거지로 삼겠다는 원칙을 세운 염 시장은 행정도시와 대수도론 등 국가적인 아젠다는 물론 복지만두레와 문화 예술 고도화 등 지역 현안에 대해 ‘밖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신의 역할을 강조한다. 퇴임을 맞은 염 시장을 만나 소회와 앞으로 행보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민선 3기 시정을 이끄느라 수고가 많으셨다. 시장 임기를 마치는 소감은.
▲그동안 개인적으로는 단 며칠도 나 자신을 위해 할애한 시간도 없이 바쁘고 어려웠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많고 행복했던 시기였다.
-시장 재임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국책사업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대덕 R&D 특구가 지정됐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행정도시는 내가 주도적으로 추진해 이뤘다고 할 수만은 없지만 우여곡절을 거치며 시민과 더불어 해냈다는 보람을 가지고 있다.
R&D 특구 지정은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대전시의 건의로 이끌어낸 것이기 때문에 더욱 기쁨이 컸다.
이 밖에도 전임부터 추진돼오던 것이었지만 지하철 개통도 빼놓을 수 없으며 버스공영제, 복지만두레, 3대 하천 살리기, 대전 전역 공원화 사업 추진 등은 기억에 많이 남는다.
-가장 아쉬움이 남는 행정을 하나씩 꼽는다면.
▲포장마차나 노점상, 불법 주차 등에 대해 보다 확실하게 단속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이러한 분들에 대한 단속이 생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것이어서 특별한 대안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시장 퇴임 이후에도 행정도시와 대덕 R&D특구, 복지만두레 등에 대한 민간차원 지원과 함께 대전에서의 정치활동을 펼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행정이라는 것이 시민들의 참여속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중요한 시정에 대해서는 밖에서 도울 수 있으면 돕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복지만두레의 경우 최종목표가 순수 민간이 주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밖에서 사회적 자본을 끌어올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문화 예술 측면에서도 기업 등 민간차원의 후원활동인 메세나 운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이는 시 정책에 관여한다는 것보다는 밖에서 돕겠다는 뜻이지만 아직까지는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해야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돼 있지 않다. 원칙적으로 그런 역할이 주어지면 하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시청 인근에 개인 사무실을 연 것으로 알고 있다. 사무실 성격은. 또 향후 행보는.
▲일각에서는 정치활동이나 연구소 개원 등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그런 계획은 없다. 만년동에 10여평 규모의 사무실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정치활동이나 연구소 용도는 아니다.
-향후 정치활동 등 행보는 어떤 계획인지.
▲올 연말까지는 그 동안 하지 못했던 공부나 여행, 또 친구들을 만나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또 지속적으로 밝혀왔지만 6월과 7월은 에포케 상태를 유지할 생각이다. 에포케란 희랍어로 판단정지 혹은 판단보류를 의미한다. 여름이 지나고도 연말까지는 정치활동은 물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 내년쯤에 구체적으로 할 일을 찾아볼 생각이다.
다만 지역이나 국가를 위해 저를 필요로 한다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맡아서 하겠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비록 낙선했지만 4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른바 박풍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데 대한민국의 선거 혹은 정치문화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이번 선거결과는 정부`여당에 대한 총체적 평가 성격이 짙다. 어떤 선거 어떤 나라 선거든 선거란 약간의 감정적 투표 성향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인물에 대한 평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정당만 보고 한 곳으로 몰아 준 것에 대해서는 지나쳤다는 감도 느낄 수 있다.
일례로 부산의 경우 후보로 등록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보가 당선된 사례가 있다. 선거운동은 물론 인물에 대한 평가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지만 당선됐다.
또 기초의원의 경우 후보자 중 ‘가’ 순번을 부여받은 후보자가 거의 당선되고 ‘나’ 순번 후보자들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정당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인물은 보지 않고 순서에 따라 투표한 문화는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본다.
-장관설이나 입각설 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이러한 제의가 온다면 받아들일 의향은.
▲저를 걱정하는 분들이 덕담 수준에서 말하는 것 같다. 아직 제의 자체가 없었는데 제의를 전제로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대수도론을 바탕으로 한 ‘수도권 협의회’ 구성 등 최근 수도권 단체장 당선자들의 수도권 규제 완화 주장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셨는데 행정도시 건설을 예정대로 추진하기 위한 대처 방안이 있다면.
▲수도권 광역 시도간 행정 협조 차원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수도권 강화와 행정도시에 대한 반작용에 의한 것이라면 아주 잘못된 것이다. 수도권 강화는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도시 건설 등 다양한 정책에 역행하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대수도론이 수도분할 반대 명분축적을 위한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또 이로 인한 수도권과 지방 특히 수도권과 충청권의 대립 양상이 우려되고 있는데 지역 정치인으로서 준비하고 있는 역할이 있다면.
▲대전을 비롯해 충남`북 등 행정기관이 시민들과 함께 나서야 될 문제로 본다. 나 또한 일정한 역할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4년 후 대전시장 선거에 재도전할 의향은 있는지.
▲그런 진로는 전혀 생각해 본바 없다. 정치활동이나 선출직 선거에 임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일이 없다.
-시 산하 공직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공무원들이 시장에 대해 충성심을 갖는 것은 자연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조직의 수장에 대한 것이다. 시장으로서의 염홍철과 자연인으로서의 염홍철을 구별하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고 공직자들이 충분히 구별할 것으로 믿는다. 새 시장에게 협조하고 시민을 위해 본분을 지켜줄 것을 당부한다.
-후임 시장인 박성효 당선자와 시민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선거 운동기간에도 박성효 당선자에 대해 상당히 능력있는 행정가로 평가했다. 한번도 비난한 적 없다. 지금도 시장 업무를 잘 수행하리라 본다.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된다면 협조할 생각이다.
이와 함께 대전은 행정중심복합도시와 R&D 특구 지정으로 정치`행정, 경제`과학의 중심도시가 됐다.
따라서 한국의 균형발전과 국민통합을 선도하는 도시가 될 것으로 믿고 시와 시민들은 이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추진의사를 가져야 된다.
그리고 지난 4년간 저를 믿고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주신 대전 시민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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