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사 장곡 스님 |
모든 중생은 존귀… 서로 존중하고 아껴야
가진 자 조건없이 베풀때 양극화 해소
아름다운 말·실천으로 세상은 밝아져
오늘은 불기 2550년 부처님 오신 날이다
이에 우리 지역에서
왕성한 포교활동을 벌이고 있는
공주 갑사의 장곡 주지스님을 만나
부처님 오신 날의 유래와 의미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 부처님 오신 날의 표어가 ‘어린이 마음, 부처님 마음’이라고 들었다. 이에 대해 설명을 해 달라.
▲어린이 마음은 순수하다.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고, 그래서 괴로워하지 않고 금방 감정이 일어났다가도 삭이고 서로 불편하지 않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이 바로 ‘동심’이다. 부처님 마음은 바로 ‘동심’과 같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신 뜻도 동심으로 돌아가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일러주기 위해 오신 것이다.
우리가 살다보면 동심을 잃어버리고 무엇인가 탐하다 안 되면 성내고 대립하고 여러 가지 문제에 부닥치면서 싸우고 하는데 그런 어리석은 마음을 깨우치며 어린이 마음처럼 순수하게 돌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부처님은 어떤 분이셨나.
▲부처님은 오고 감이 없는 분이다.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어서 힘들어하는 중생들을 위해 갖가지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중생들을 제도해주셨는데 2600여년 전 태어나셔서 ‘내가 왜 세상에 태어났는가’는 의미를 담은 탄생계를 함축적으로 보내주셨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란 말씀을 하셨는데 부처님은 어머니 마야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나 한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고 다른 한손으로는 땅을 가리키며 탄생계를 외치셨다. 하늘과 땅 아래 나 홀로, 즉 일체 현상계가 다 고통스러우니 내 일을 안위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 내려왔노라고 하셨다. 그 뜻을 풀이한다면 일체 중생이 다 부처의 성품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으로 내가 부처인줄 모르고 중생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 중생 속에 부처의 성품이 들어있고 중생을 들여다보면 부처가 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두가 다 절대 존귀한 존재인데 그 모습을 잃어버린 중생과 삶 속에서 항상 허덕거리니 안타까이 여겨 일체 중생이 다 존귀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부처님은 어리석고 안타까운 중생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기 위해 세상에 왔고 인간성 회복을 외친 것이다.
부처님이 이 세상에 나오실 당시만 해도 신본주의 사고가 팽배해 있었다. ‘브라만’이란 신이 우주를 창조했고 성직자인 바라문계급, 왕족인 크샤트리아, 평민인 바이샤, 하천계급인 수드라 등 네 개의 신분계급이 철저한 시절이었다.
네 계급은 모두 브라만신에서 태어났는데 바라문계급은 부처님 정수리에서, 크샤트리아계급은 마야부인 옆구리에서, 바이샤계급은 브라만신의 발등에서, 수드라 계급은 브라만신의 발뒤꿈치에서 태어났다고 말하던 시절이었다. 브라만 신에 의해 만들어진 철저한 절대 신분주의가 팽배한 때였다.
그러나 부처님은 각자 다 신성하고 절대존재라며 전지전능한 모습으로 찾아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모습을 강조했다. 환경과 노력에 의해 각자 모양이 달라질 수는 있어도 근본적으로 차별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부처님은 평소 중생들에게 어떤 가르침을 주셨는지 소개해달라.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아끼라는 말씀을 하셨다. 인본주의를 강조하신 셈이다.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버리고 절대자유를 누리라고 하셨다. 절대 평등 모습을 나타내면 그게 바로 부처임을 외치라고 하셨다. 탄생계속에 들어있는 말씀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된다.
-부처님은 사서법을 주셨다는데 사서법이 무엇인가.
▲사서법은 성인들이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해 보여주는 하나의 행동강령인데 절대 자유, 절대 평등의 모습을 보여주고 하나의 태양 같은 광명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첫 번째가 ‘보시설’이다. 보시설은 걸림없이 나눠주는 것으로 참다운 보시는 이 시대의 화두인 가진 자와 못가진자의 양극화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7명중 한명이 영양결핍이고 6명중 한 명이 깨끗한 물을 못 마시고 5명중 한명은 교육을 못 받아 20%가 문맹인 현재 25대 부자의 1조원 재산중 4%만 갖고도 전 세계 기아, 교육 등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가진 자와 노동자가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이해해주고 모든 것을 투명하게 인정하는 마음의 여력이 필요하다. 갈등이 증폭되는 것을 막으려면 가진 자의 사회 환원이 절실하다.
복지 등 모든 부문에 혜택이 가도록 마음을 열고 실천해야 한다. 주인의식을 갖고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 가진 자, 있는 자, 배운 자가 한없이 나눠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질 때 양극화는 해소될 수 있다. 나눠주고 베풀어줄 때 사회는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권력에 휘둘리면 고통으로 혁명이 일어난다. 보시는 돈만 갖고 되는 게 아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보시’란 무엇인가.
▲끊임없이 조건 없이 베풀어주고 나눠 주는 게 보시다. 보시의 실천방법으로 ‘일로일소’가 있다. 한번 웃으면 더 젊어지고 한번 화를 내면 더 늙어진다는 말인데 웃으면 보는 사람도 즐겁고 얼굴을 찡그리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웃는 모습은 세상을 향한 작은 보시고 배려다. 세상을 위해 쓰레기를 줍는 마음도 보시고 좋은 말을 해줘 상대방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도 보시다.
-평소 스님께서 자주 말씀하시는 ‘愛語說’(애어설)을 쉽게 풀이해 달라.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마음이 바로 ‘애어’다. 아첨은 세상을 밝게 할 수 없다. 세상을 아름다운 말로 정화할 때 잘못된 것은 지적해야 한다. 단 네 가지 말은 조심해야 하는데 우선 악구하지 말고 양설(두 가지 말)하지 말고 기어(사람을 현혹시킴)하지 말고 망어(쓸데없는 말) 하지 말아야 한다.
이 네 가지만 지켜도 세상이 아름다워진다.
이외에도 세상을 위해 몸으로 실천하는 ‘이행섭’을 말씀드리고 싶다. 정치가가 말로 공약만 내세우지 말고 실제로 이론에 실천을 덧입히라는 뜻이다. 이외에도 ‘동사섭’이란 게 있다. 기쁠 때 같이 기뻐하고 슬플 때 같이 슬퍼하고 같이 아름다움을 느끼고 같이 고통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세상이 힘들어서 괴로울 때 이 괴로움과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지사지가 돼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불행은 어디에서 온다고 보는가.
▲평균점을 보지 못할 때 불행이 찾아온다. 그러다보니 화를 내고 여러 가지 일을 벌이고 더 좋은 것을 탐하고 해결점이 없을 때 좌절한다. 본래의 참된 마음,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가 행동하고 대한다면 세상이 모두 다 아름다워질 수 있다. 순수해지고 맑아지고 밝게 살아야 한다. 입으로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정리=한성일 기자 /사진=박갑순 기자
약력
▲55년 부여 출생 ▲동국대 불교대학 졸업 ▲논산 관촉사, 부여 고란사 주지 역임 ▲논산현정유치원 설립, 논산 현정사, 부여불교문화원 건립 ▲백제불교사상연구회 창립 ▲월간 백제불교, 백불회보 발행인 ▲조계종 11, 12, 13대 중앙종회의원 ▲동국대 총동문회 부회장, 바르게살기운동 충남도협의회 이사 ▲계룡산 갑사 주지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불자회 설립 및 총재 ▲서구노인종합복지회관장 ▲대한불교조계종 대전 전법도량 백제불교회관 관장 ▲대전백제불교문화대학 이사장 ▲사단법인 백불 이사장 ▲대전시니어클럽 본부장 ▲파라미타청소년협회 대전지부장 ▲계룡산보전시민모임 대표 ▲계룡산 살리기 대전충남범불교연대 상임대표 ▲충남지방경찰청 경승지단장 및 경승실장 ▲한국운전기사불자연합회 대전충청권 부총재 ▲대전공무원불자연합회 지도법사 ▲월인석보 권21, 부모은중경갑사본 외 다수 출판 ▲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중앙위원 ▲대전충남종교인협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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