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금태 대전산업단지협회장 |
산단이전 공감… 비용. 시간 관건 업체 손실 최소화 방안 모색해야
열정과 도전정신이 넘쳤다. 지역경제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한금태(65)대전산업단지협회장(삼영기계(주) 대표)의 모습이다.
깔끔하면서도 비교적 검소하게 꾸며진 사무실에는 취임장과 위촉장을 비롯한 상패 및 표창장 등이 가득해 지역경제를 위한 그의 행보를 엿보게 한다.
대담 내내 부드러움과 도전정신이 넘쳐보였던 한 회장은 지역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제조업이 살아야한다며 산단 내 업체들을 위한 지원과 투자에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 충남경영자총협회장직을 맡고 있는 한 회장을 만나 지역 경제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지난해 대전산업단지(1.2산단)실적은 어떠한가.
▲지난해의 경우 지역 기업들이 고유가, 석유파동, 환율불안 등으로 인해 IMF위기 못지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매출을 비롯한 수출 실적이 큰 증가세를 보였다.
1.2산단은 전통적으로 자생력과 경쟁력이 강한 지역이다. 흔히 산단 내 업체들이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알고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업체들이 많아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이고 있다.
또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업종은 오랜 역사와 뿌리가 있어 경쟁력이 강하다. 특히 기계금속, 자동차 부품산업, 조선, 전자산업의 유관업체와 관련된 부품산업들이 전반적으로 강한 편이다.
1.2산단은 현재 기계금속을 비롯해 석유화학제품, 페인트 종류, 오일계통 등 다양한 전통업종들이 자리 잡고 있다.
- 올해 경기는 어떻게 전망하나.
▲올 한해는 유가와 환율변화가 기업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이 10% 하락하면 제품 생산과정으로 볼 때 가격이 그만큼 떨어지는 셈이다. 원. 달러 환율 10% 하락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매우 크다.
수출업체의 입장에서 환율은 1100원 이상은 돼야 이익을 본다.
산단 내 업종은 대부분 전통산업으로 역사가 길다. 이런 강점이 있어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여 산단 내 업체들이 도산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산단의 경우 기계금속을 비롯한 다양한 제조업체들이 있는 가운데 올 한해도 업체들이 산단 매출 신장에 한 몫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 최근 산단 이전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산단 이전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시 차원에서 논리적. 합리적으로 이전. 정비하는 데는 공감한다.
하지만 대토가 없으면 갈 수없다. 더불어 대토가 있어도 땅값이 비싸면 못 간다. 이전부지 가격을 낮게 잡아야 한다. 각 지자체에서도 공해로 인한 기초산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완화돼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업체들의 손실을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 교통 부분 등 업체직원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만일 근로자 및 업체들에 불편함이 따른다면 이전. 정비는 어려워진다.
- 입주 업체들은 이전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입주업체 가운데 이전이나 정비를 원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이전을 반대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특히 장치산업의 경우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이전비용과 시간이 충족돼야 한다.
현재 산단 내에서 부지가 좁은 업체들은 시설 증설을 위해 이전을 원하고 있지만 막대한 새 공장 설계비와 기존공장철거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장치산업 업체들은 이전에 어려움이 따르므로 현재로서는 이전을 원하지 않는다.
- 1.2산단 재정비 방안은 어떻게 보나.
▲재정비의 방안도 합리적인 생각이다. 일부 업체가 나가면 도시형 건물로 바꿔가며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와서 기존 공장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기존 50%이상의 업체가 외부로 이전해야 하기 때문에 대토부지 마련이 무조건 필요하다. 여전히 대토문제가 걸림돌이다.
또한 이전 기업들의 기계 해체 조립 문제로 인해 장기간 가동을 못하는 부분도 고민거리다.
- 1.2산단에 대해 지자체의 지원은 어떠한가.
▲미국의 경우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사막을 도시로 만들었다. 우리지역 또한 보다 크고 넓은 시각으로 안목을 키워야한다.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의 방식은 배울점이 많다. 크게 넓은 시각으로 봐야 한다. 세계는 하나다.
도시를 만들고 정비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 지역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규제가 까다롭고 많은 편이다. 지자체가 산업에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 기업들이 부가가치를 늘리고 빈 땅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이어 기업들이 가치창출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일자리창출을 위해서라도 지자체에서 노력해줘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디를 가도 잘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 향후 산단 이전 및 정비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산단의 기초산업을 비롯한 지역의 제조업이 살아야 한다.
현재 1?산단은 자동차 부품산업 제조업체를 비롯한 전자부품, 주물, 염색, 타월, 화장품 제조업체 등 대부분 업체들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산단과 관련된 규제 문제는 정부와 지자체가 풀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산단 이전 문제의 경우 대체부지가 조성돼야 원만하게 이뤄진다.
합리적으로 업체의 피해 없이 이뤄지길 바라며, 불필요한 규제는 금물이다.
- 충청권 경영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우선은 대전과 충남의 행정적인 라인을 없애야 한다.
대전과 충남의 경우 대전이 직할시(현 광역시)로 분리되면서 지자체간에 선을 긋는 느낌이다. 크고 넓은 안목으로 서로 선을 만들면 안 된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지자체간 서로 뒷받침하며 하나가 돼야 한다. 경제단체들이 대전?충남??같이 관할하고 있다. 서로 갈등을 빚거나 마찰을 일으키지 않고 단합된 힘을 모아 대전과 충남이 서로를 도와야 한다.
언제나 크고 넓은 시각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 진정 살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경영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있어야 한다.
정리=박전규 기자 / 사진=지영철 기자
한금태 회장은 누구
학창시절 성적을 올리는 공부가 아닌 산업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공부를 했다는 한금태 대전산업단지협회장.
지난 1941년 서울시 강서구에서 태어나 서울 대동상고를 나와 한양대 공과대학 기계공학과를 거쳐 70년 중앙기계공업 실험연구 실장으로 기계 산업에 첫발을 내디뎠다.
30살의 젊은 나이에 공장장을 역임하며 다니던 회사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해결사역할을 도맡아, 이를 위해 새벽 4시에 택시를 타고 출근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74년 지금의 삼영기계 공업사를 설립해 대표로 취임하며, 국내의 철도차량부품과 선박부품 업계를 이끌어가기 시작한다. 회사설립과 함께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쳐 승승장구하던 그는 84년 대통령 표창을 시작으로 86년 재무부장관 표창, 대전시민의 상, 89년 대전시 문화상, 89년 모범납세자 표창, 92년 상공부장관 표창, 93년 신한국인상, 97년 석탑 산업훈장, 01년 신지식인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국세청으로부터 모범성실납세자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현재는 대전산업단지협회장과 더불어 대전. 충남경영자총협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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