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AI백신 개발 생산설비만 갖추면 시간 문제

[중도초대석]AI백신 개발 생산설비만 갖추면 시간 문제

서상희 충남대 수의대 교수

  • 승인 2005-11-04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류인플루엔자 백신분야 최고 권위자 충남대 수의대 서상희 교수(41·사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정부가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국내생산을 추진하고 백신비축을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으나 치료에 앞서 예방을 위한 서 교수의 연구는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10여년 넘게 조류인플루엔자 분야만 연구해오며 여러 차례에 걸쳐 조류인플루엔자의 인체 전염가능성을 경고해왔으나 아무도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 그의 외로운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자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제 그의 손에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인류의 건강이 달려있다.
서상희 교수가 현재진행중인 조류인플루엔자 백신개발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1993년부터 AI 백
신연구 ‘균주개발’완료
(주)세신과 연구 협약 6억원 지원 ‘숨통’

150억원대 수입대체.국가경제발전 일조
백신연구 중요성의 ‘올바른 인식’ 절실



-조류인플루엔자 백신을 개발하기 전까지 과정은 어떠했는가?

▲지난 1993년 미국 유학시절부터 9년 6개월 동안 조류인플루엔자 연구를 해왔고, 한국에 들어와서도 4년여 간 조류인플루엔자만을 연구해왔다.

최근 들어 조류인플루엔자가 주목을 받고 있지만, 과거 대규모 인플루엔자바이러스들은 모두 조류인플루엔자의 한 종류였다.

최근 발표된 WHO보고서에 따르면 1918년 조류인플루엔자 대유행이 발생한 이후 57년 중국인플루엔자, 지난 97년 홍콩인플루엔자 등 모두가 조류인플루엔자이었다.

조류인플루엔자은 인류역사와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정기적 대유행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진행해왔으나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이 철새에게서 왔다는 결과를 발표했을 때의 외압은 연구자에게 상당히 큰 상처였다.

공무원들과 가금류사육농가, 학계 등 많은 반박이 있었지만 꾸준히 지속해온 연구가 올해 들어 결과를 얻었다.



-백신 계발 단계는 어디까지 와있는가?

▲균주개발은 끝난 상태이다. 대량생산 시스템만 갖추면 개발은 시간문제다. 최근 (주)세신과 공동연구 개발협약을 체결하고 6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학교 측에서 연구시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에 대덕연구단지 한국생명과학연구원 영장류센터는 원숭이 네 마리에 백신을 접종, 안전성과 면역효율성(항체형성)을 확인했다.

균주자체가 안전하기 때문에 임상실험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백신 개발 공정은 80%이상 진전됐고, 6개월 이내의 짧은 시간 내에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시설마련이 우선이다.

이번 계약으로 설치될 인체예방 백신개발 파일럿플랜트는 BSL(Bio Safety Level)3+로 인체에 치명적인 질병을 야기 시키는 유전자를 가진 H5N1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동물 대상 실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정부지원이나 연구에 있어 문제점은 없는가?

▲국내환경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교과서적 생각만을 되풀이 하고 있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사람이 죽지 않았는데 무슨 백신이냐며 연구자체를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다.

수많은 조류인플루엔자 종류가운데 인체에 전염되는 조류인플루엔자은 1~2종에 불과하다. 하지만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어느 한곳에서 발생해 대륙간 이동이 있을 경우 전 세계적으로 인플루엔자바이러스의 유행은 3~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에 확산되는 만큼 대책마련은 필수적이다.
조류인플루엔자의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에 백신을 개발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식전환이 우선 돼야 할 것이다.



-실험과정에서 자신의 몸에 직접 백신을 투여하는 임상실험을 했다고 하는데.

▲이번에 개발한 백신은 인체에 절대적으로 안전한 백신이다.

인플루엔자백신 자체가 복잡한 공정을 거쳐 단백질만으로 이뤄졌고, 청결하기 때문에 인체에 백신을 주입하는 것에 위험부담이 전혀 따르지 않는다.
연구과정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백신을 맞았다. 학생들도 연구시설에 들어가기 전에 만약을 대비해 백신을 맞는다.

막연한 공포감 때문이지 백신의 임상실험은 안전하다.



-백신연구개발은 어떠한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는가?

▲아무리 큰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도 시설이 없다면 개발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세신의 관심은 학자에게 큰 위안이 됐다.

백신 개발에 성공할 경우 150억여 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지역에 백신 수출로 인한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대유행은 한 세기에 한두번 씩은 찾아온다고 믿고 있고 역사적으로 되풀이 돼왔다.
부족한 연구자이지만 내손에 국민의 건강이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조류인플루엔자의 대유행이 온다면 1개월 이내에 균주를 완전개발하고 비상체계를 갖추는 등 국가에 도움을 주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연구자의 한사람으로써 무엇보다 연구에 매진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연구자의 작은 소망은 연구 성과가 국가에 도움이 되는 것을 바랄 뿐이다.
서상희 교수는 누구


-1988 경북대 수의학과 졸
-1997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 대학원 수의병리학 박사
-1997 미국 미네소타대 포스트 닥
-1999 미국 세인트 주드 어린이 연구 병원 포스트 닥
-2002~현재 충남대 수의과대 수의학과 조교수
-2003 국제독감바이러스 학회 젊은 과학자상 수상


/대담=박기성 문화체육부장
/정리=김민영 기자
/사진=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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