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법인화 추진에 대해 충남대, 충북대, 한밭대, 공주대 등 지역 국립대들이 일제히 반대 투쟁에 나서는 한편, 비상대책 위원회 구성 등 반대 목소리를 내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교수, 교직원을 비롯해 학생들조차 국립대 법인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올가을 캠퍼스는 법인화 열기로 뜨거운 논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평가미끼 예산 차등배분 국가통제만 강화
지원 감소땐 자체수익사업 경쟁 불보듯
경쟁력 감소·취업 준비기관으로 전락”
각대학 ‘투쟁 불사’ 저지나서 난항 예고
#국
국립대들은 일제히 법인화와 관련해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나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교육부가 9월 국회 상정을 목표로 한 이 법안은 대학운영의 자율성 확보, 경영합리화 촉구, 대학의 자구책강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 국립대의 경우는 교육부의 취지가 현실과 맞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충남대 교수협의회 서정복 교수는 “자율성이라는 표현은 좋지만 그에 대한 여건이 허락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점을 누릴 수 없다”며 “국가가 공교육을 포기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지역대 교수들은 법인화가 될 경우 대학의 지원이 줄어들어 등록금인상이나 자체수익사업으로 경쟁에 돌입하게 되고, 이로 인해 지방 국립대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대학서열체제가 강화돼 대학은 학문기관이 아닌 권력기관이나 취업준비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역대학 공무원 노동조합역시 국립대 법인화는 대학자치의 말살을 초래한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있다. 총장에게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지만 국가의 관리,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립대를 재편하고, 평가를 미끼로 예산을 차등 배분해 국가 통제력을 강화하는 등 대학의 자치가 오히려 통제당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법인화 논의가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만큼 조직의 대폭 감축과 함께 비정규직을 양산해 직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학생들 역시 교육비 부담이 증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반대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처럼 교수와 직원, 학생까지 국립대 법인화에 대한 강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법인화 성립까지는 상당한 난관에 부딪힐 전망이다.
#지역대 곳곳에서 저지 운동
충남대를 비롯한 지역 국립대 교수들은 오는 24일 상경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마다 50여명의 인원을 선발해 국립대 법인화 저지를 위한 국회 앞 신위를 벌일 계획이다. 좀처럼 단결이 어려웠던 대학 교수들의 집단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남대와 공주대, 충북대 등 지역 국립대 교수협의회에서는 연합집회에 동참하기로 합의하고 준비중에 있다.
충남대는 교수협의회와 공무원 노조, 학생들로 구성된 ‘공동투쟁위원회’를 9월 말 구성키로 했다.
충북대는 22일 법인화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를 출범했다. 공무원노조와 대학노조, 학생회 대표 등으로 구성된 투쟁 위원회는 구성일로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법인화 반대를 위한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공주대 역시 국립대 법인화 저지를 위한 공대위 구성을 앞두고 서로 간 입장정리에 한창이다.
충남대 이상호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대학 구성원 어느 누구도 찬성하지 않는 국립대 법인화는 명분이 없다”며 “투쟁을 불사하고 법인화 저지 운동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