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악화 우려… 정부 ‘속수무책’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되고 있는 고유가의 여파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지난 9일 심리적 마지노선인 배럴당 55달러를 넘어서는 등 사상 유례없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향후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기대지수가 지난달을 포함해 석달째 연속 하락, 정부가 4% 내외로 하향조정한 올해 경제성장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처럼 경기회복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가 실망으로 변하면서 가계 지출을 위축시켜 내수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기업의 매출액과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더욱이 미국과 이란과의 관계 악화, 기후 변화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에도 고유가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소비 전망 역시 어두워 기업들이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 기업들의 경영 안정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지만 기업 자체적으로는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뚜렷한 해결책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석유값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좌우됨에도 불구하고 유가 변동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수수방관’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인 것이다.
이에 정부는 목욕탕, 찜질방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체들의 영업시간 제한 및 휴무제 실시, 24시간 편의점 및 대형할인마트의 심야영업 부분제한, 백화점, 골프장 실내조명 제한조치 등의 강제적 석유억제조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것이 대안이 될 수는 없어 한국 경제의 먹구름은 더욱 짙어져만 가고 있다.
지역의 한 기업체 사장은 “고유가로 인한 당장의 어려움도 우려되지만 이러한 기조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때 소비위축에 따른 판매 급감 등 더욱 큰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며 “뻔히 보이는 어려움인데도 아무런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이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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