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효섭 대전시티즌 사장 |
향토기업의 고정적 자금지원 절실
자발적 시민참여는 성공의 지름길
마케팅 강화로 자생력 키워나가야
대전시티즌이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와관련 적지않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본지는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대전시티즌 강효섭 사장을 만나 시민구단 추진 일정과 향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시티즌 사장으로 부임한 뒤 느끼는 시티즌의 운영 등 총체적인 면은 어떠한가.
▲외부에서 알고 있었던 시티즌보다 훨씬 심각하고 어렵다는 점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특히 재정적인 문제가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 앞으로 재정문제가 안정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취임 50일을 맞았는데 시티즌의 현 상황은 어떤가.
▲재정적인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2003년 이후 계룡건설, 월드컵 잉여금, 대전시의 지원금 등으로 간신히 운영해오고 있다. 그러나 선수선발(드래프트)에서 자유계약으로 전환되면서 선수들의 몸값이 엄청나게 올라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이다. 시티즌의 경우 운영비의 85%를 선수들의 연봉이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지역기업들의 지원금도 지난해보다 줄어든 상태다. 그나마 올해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다면)내년부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티즌의 수익이 없는 것 같은데 앞으로 계획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구단의 운영방안을 위한 회의를 갖는다. 또 연맹에도 재정적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제도를 바꿔야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시민구단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 시티즌의 경우 재정적으로 안정된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타 구단보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은 편이다.
인천과 대구는 시민구단 전환시에 발행한 주식으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사실 그들도 지금은 자금이 고갈된 상태로 앞으로는 구단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본다. 때문에 프로축구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향토기업들로부터 고정적으로 지원을 받아야 하고, 구단은 이를 토대로 수익사업을 개발해 적자의 폭을 줄여 나가야 한다.
-대전시는 시티즌을 시민구단으로 만들겠다고 하면서도 정작 이를 위한 사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대전시에서 시민구단 전환을 앞두고 타 구단을 여러 차례 방문해 마케팅을 한 것으로 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은 말 그대로 최악의 선택이다. 최선의 선택은 대기업 매각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이를 위해 대전시가 몇몇 기업체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최악의 선택을 한 셈이다.
이미 시민구단으로 출범한 대구나 인천의 경우는 전체의 20%를 시민주로 공모를 했다. 인천처럼 강제적으로 공모를 하는 것보다는 자체적으로 시민들이 참여해야만 성공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시민과 지역의 향토기업들이 나선다면 시민구단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향토기업은 주주가 아닌 후원자로 참여를 해야 한다.
-시민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방안은 무엇인가.
▲우선 대외적으로는 대기업 매각이 최선책이나 이는 그동안의 진행상황을 볼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매각이 어렵다면 향토기업의 후원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부분에서도 그동안 추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최악의 선택인 시민구단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시민구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민주 공모를 통해 장기적으로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뒤따라야 한다. 여기에 향토기업이나 지역에서 대규모 사업을 하는 기업, 많은 흑자를 내는 기업 등 다양한 기업체들로부터 일정부분을 사회환원 형태로 시티즌에 지원하는 방안과 중견기업들이 일정금액을 3년정도 지속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을 시민주 공모와 동시에 병행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단 나름대로 노력도 필요하고 시민들의 힘, 자치단체와 향토기업 등이 협력하는 3박자가 어우러져야 가능하다.
-시티즌이 시민구단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보나.
▲자신감을 가지고 추진한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단 관건은 대전시민들과 향토기업들이 지금까지 보다도 더 대전시티즌 프로축구단에 대해 깊은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특히 향토기업들의 정기적인 후원이 이뤄져야 하고, 시민들도 함께 동참하면 충분히 승산은 있다고 생각을 한다. 구단에서는 경기뿐만 아니라 경기장이 시민들의 대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따라서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 뒤따른다면 시민구단은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
-시민구단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시티즌의 올해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 올해 공청회와 여론수렴 등을 통해 내년 초에 시민구단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대전시티즌의 지난해 지원 규모 및 올해 지원금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지난해 월드컵 잉여금 10억원을 비롯해 시민협의회 9억1000만원, 대우건설 9억원, 계룡건설 5억원, 하나은행 4억6000만원 등 지원금 규모는 총 43억 8000만원에 달했으며 올해는 월드컵 잉여금, 하나은행, 도시가스 등 총 27억7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적은 금액이다.
-대전시티즌의 시민구단 전환과 관련해 시민들이 여전히 계룡건설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데.
▲이인구 명예회장이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을 키워 시집을 보내는 어버이의 심정으로 계속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말한바 있다. 계룡건설이 월드컵 경기장 건설 이후 매년 일정금액을 지원하고 있으며 지난해도 5억원을 지원했다. 앞으로도 계룡건설은 매년 일정금액을 고정적으로 지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시티즌의 열성 팬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관람객은 매년 비슷하지만 그때 그때 경기의 성격에 따라 관람객들의 규모가 크게 다르다. 특히 수원삼성과의 경기에는 2만4000명에서 2만6000명으로 관람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편이다. 이런 면에서는 우리 구단의 자체수입이 타구단보다 많은 편이다. 이것은 시민들이 깊은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티즌도 분명 뭔가 변화가 요구된다. 먼저 무엇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우선 전체적으로 마인드가 변해야 한다. 미래 지향적이며 발전적으로 변해야 된다. 중장기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준비해야 되지 않겠나. 특히 외부의 의존을 줄이고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전체적인 자생력은 어렵다 하더라도 일부분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지금과 같은 상황은 어렵지만 시민구단 입장에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마인드로 바꿔야 한다. 마케팅을 대폭적으로 강화해 입장수입과 광고수입 등을 올려 자생력을 키워 나가겠다.
정리=김재수 기자 / 사진=박갑순 기자
<약력>
▲1942년 연기 출생 ▲금남초등학교 졸업 ▲금호중학교 졸업 ▲공주고등학교 졸업 ▲충남대학교 졸업 ▲1964년 ROTC 2기 ▲1968년 대전문화방송기자 입사 ▲1988년 대전문화방송 총무국장 역임 ▲1989년 대전문화방송 보도국장 역임 ▲1994년 대전문화방송 상무이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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