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동구청 대회의실에서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전국 시장 상인연합회(가칭) 설립 대표자 회의’가 열린 가운데 전국 13개 시·도 재래시장 대표자들이 참석해 연합회 설립을 위해 논의했다. |
전국상인聯 대표자회의 합의점 실패
주변상권과 연계 스스로 변화 나서야
“불과 일주일 만에 말이 바뀌고…걱정한거 생각하면 영세상인 두 번 죽인 거나 마찬가지죠.”
“경쟁력 없는 재래시장 상인은 퇴출이라더니 대안 없는 정부의 졸속 대책 아닌가요.”
지난 1일 정부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 즉 경쟁력 없는 재래시장에 대해서는 폐쇄하거나 용도 전환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는 대책이 불과 일주일도 못돼 사실상 백지화 되면서 지역 재래시장 상인들 간에도 정부 입장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그러나 위기에 처한 재래시장의 활성화 정책방향이 시장의 경쟁력 확보 여부에 따라 달리 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드러난 만큼 재래시장 육성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재래시장 구조조정은 가능한가(?)=지난 1일 정부는 전국 1700여개 가운데 경쟁력이 없는 570여개 가량의 재래시장을 폐쇄하거나 용도 전환 등을 골자로 한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재래시장이 생긴 이래 정부의 인위적인 강압에 의한 첫 구조조정 대책으로 지역 재래시장은 물론 전국적인 이슈로 작용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3,4분기 중에 1700여개 재래시장 가운데 실질조사를 통해 ▲경쟁력확보시장 ▲상권회복가능시장 ▲기능상실, 쇠퇴시장 등으로 나눠 차별화된 지원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대책이 논란이 일자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재래시장을 인위적으로 정비하거나 퇴출시키기로 한 구조조정 대신 지원책 위주로 전면 재검토키로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선택’과 ‘집중’을 택하려 했던 정부가 ‘나눠주기’라는 차선책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전국 시장 상인연합회(가칭) 설립=지난 7일 동구청 회의실에서는 전국 16개 시·도 중 13개 시·도 재래시장 연합회 회장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시장 상인연합회(가칭)’를 설립 대표자 회의를 가졌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되는 재래시장 특별법에 따라 9개 시·도 이상에 소재하는 상인회 등 상인조직 대표 2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연합회를 구성하고 국가로부터 예산, 행정 등 다양한 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전국 시장 상인연합회 설립을 위해 모인 이날 참석자들은 첫 단추 채우는 데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지역 대표자들은 회의 시작 후 3시간이 넘어서도 이날 회의의 주제가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으며 자신이 속한 재래시장의 입장만을 내세우는 등 난상토론장으로 변해버렸다. 마라톤 회의를 끝낸 이들은 대전시재래시장상인연합회 송행선 회장을 전국 시장 상인연합회 임시의장으로 선출했으며, 이날 중기청이 제안한 정관 표준안에 준해 구체적인 연합회 설립 추진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는 재래시장 중 최대 규모인 서울지역 재래시장 대표자가 불참하는 등 구성원간의 합의점 도출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어 재래시장 육성법이 본래 취지로 이행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근본적인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은=정부의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과 재래시장 특별법 등을 지켜본 재래시장 상인들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아케이드 설치 및 공용주차장, 공용화장실 등의 현대화 시설이 낙후된 재래시장의 이미지를 높일 수는 있지만 재래시장을 근본적으로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근상권과 재래시장을 연계해 전반적인 지역 상권을 활성화 시키는 등 상인 스스로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송행선 전국 시장 상인연합회 임시의장은 “재래시장이 생겨난 이래 처음으로 전국 시장 상인연합회가 설립되는 등 위기에 처한 재래시장을 구하기 위한 방안들이 모색되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상인들 스스로 변해야 재래시장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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