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희만 금강유역환경청장 |
8월 수질오염총량제 시행 ‘전력투구’ ‘행정도시 젖줄’ 금강복원 중요성 커
6월5일은 ‘환경의 날’이다. 지난 1972년 UN에서 제정됐으니까 올해가 벌써 33년째다.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인류가 느끼고 인식하기 시작한 지가 그만큼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환경’이란 용어가 이제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은 널리 퍼졌다. 그러나 아직 ‘환경’은 도처에서 ‘개발’이라는 또 다른 가치와 충돌하고 있다.
환경의 날을 맞아 중도일보는 금강의 환경을 책임지고 있는 금강유역환경청의 수장(首長) 손희만 청장을 찾았다. 그는 환경부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치면서 20년 가까이 환경 행정에 몸담아오고 있는 환경 공무원이다. 올 1월 금강유역환경청장에 부임했다.
기자는 우문(愚問)을 던졌다. ‘환경’과 ‘개발’이 충돌할 때 환경 공무원들은-환경 전문가로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할 텐데 그럼 환경이 개발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證明)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엉터리 같은 질문에 손 청장은 ‘가치론’으로 설명을 시작하였다. ‘환경’이란 가치가 ‘개발’보다 더 중요하다는 확신이 들 때에 비로소 ‘환경’이 더 우위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요지였다.
“영국의 템즈강이 먹물이 되고 그 강물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 지를 안 뒤에야 템즈강이 깨끗해졌습니다. 또 (환경 문제에서 우리보다 앞선다는) 일본도 도쿄 앞 바다가 시궁창 물 같이 된 뒤에야 바다를 다시 살렸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들 환경 선진국보다는 뒤졌지만 이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환경’은 많은 사람들이 “환경이 중요하구나”하고 생각하는 ‘사회적 이슈’의 단계에 접어들었으나 그것이 법제화되기 위해 필요한 ‘정치적 이슈’로까지 올라가지는 못했다는 게 손청장의 진단이다.
서구 유럽에서는 ‘녹색 정당’이 나온지 오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을 기치로 내건 정당이 등장하지 못한 것도 그 이유로 들었다.
“‘환경 가치’가 아직 개발 가치를 뛰어넘지 못한 상태라고 봐야겠지요. 환경은 아직 사람마다 그 가치가 다르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가령 잘 살면서 제법 산행이라도 하는 사람이라면 나무 한그루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체험으로 알지만 먹고살기 힘든 계층은 나무 한 그루보다는 우선 삶의 문제가 환경의 문제보다 훨씬 중요할 것입니다.”
어느새 기자의 우문(愚問)에 대한 답이 나와 있었다. 환경이나 개발 어느 한쪽의 가치를 어느 특정 계층이나 집단이 재단하는 것이 어렵고, 그 시대의 사회적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답(答)이었다.
손청장은 최근 서산 태안의 생태도1등급 지정의 문제도 바로 환경 문제에 대한 계층간 주민간 인식과 입장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생태도1등급 지역의 면적을 좀 줄여서 철새와 주민들이 공존하는 방식은 지금으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기자와 손청장의 문답이 이어졌다.
-청장님이 역점을 두고 있는 시책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올해 역점적으로 추진할 주요업무는 우선 선진적 유역관리체계를 정착·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올 하반기부터 추진될 예정인 오염총량관리제가 차질 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지자체 지원에도 주력하려고 합니다.
또 환경성 평가 내실화와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사전 환경성검토제도와 환경영향평가협의 제도의 내실있는 운영을 통해 생태·경관 등의 보전가치가 높거나 환경적으로 민감한 지역의 개발사업은 전문가 자문·합동조사 등을 통해 면밀히 검토, 개발에 따른 환경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금강수질 보전을 위해서는 오는 8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수질오염총량제의 성공에 달려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이 제도의 성공을 위해서 가장 필수적인 것은 무엇입니까?
▲수질오염총량제의 실시는 정부 물관리정책의 큰 획을 긋게 될 선진적 유역관리제도로 올 8월부터 시행 예정입니다. 금강환경청은 이를 위해 필요한 예산지원과 합리적인 할당부하량 산정방법의 적정정 여부에 대한 기술적지원 등을 통해 이번 제도가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시킬 것입니다.
이 제도의 성공을 위해 자자체는 목표수질 달성을 위한 환경기초시설 개선 및 운영의 효율화, 하수관거정비 등 오염물질 삭감에 노력하고 기업체도 공정개선을 통한 물사용량을 줄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충청인의 식수원인 대청호 상류지역에 최근 음식점 등이 난립하면서 일부 업소의 폐수방류로 대청호 수질악화가 우려되고 있는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무엇이라 보십니까?
▲대청호 상수원 지역에는 숙박업소, 음식점, 공장, 축사 등 1만 3000곳의 오염원이 입지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 배출되는 오·폐수는 1일 약 1만 6000㎥에 달합니다.
금강환경청은 대청호 수질보전을 위해 금강특별법 제5조에 의거 수변구역에서의 행위제한 규정 강화, 수변구역 지번고시 및 수변구역 재조정 필요, 물이용부담금의 주민 지원사업에 수변구역내 영업자및 개별오수처리시설에 대하여 오수처리시설 설치 및 운영관련 우선지원 등이 필요합니다.
-연기·공주 지역에 행정도시가 들어설 예정으로 충청인의 젖줄인 금강은 이제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젖줄로 부상할 것입니다. 행정도시와 연계해 금강을 더욱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연기·공주 지역의 행정중심복합도시 입지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장기적 포석 위에 이루어진 것으로 향후 도시건설은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친환경 도시로 건설돼야 합니다.
이 때문에 주요 상수원인 금강의 역할도 격상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금강이 지역의 강이 아닌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어우러지는 세계적인 강으로 거듭나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와 있습니다. 우선 기존의 상수원으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이 강과 더불어 친숙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인위적인 개발을 지양하고 본래의 모습으로 복원·유지시켜야 합니다.
-대전충청지역 환경청장으로서 부임한 후 대전충청지역의 중요한 환경현안으로 느끼신 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우선 올 8월부터 시행되는 선진국형 하천관리 제도인 수질오염총량제의 조기정착과 이에 따른 지자체와 사업장 등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합니다.
또 연기·공주 지역의 행정중심복합도시 입지선정에 따라 대대적인 개발사업 및 난 개발에 의해 자연생태계가 파괴되고, 지속적인 인구유입으로 인해 발생되는 오폐수 및 하수발생량 증가로 금강 수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무분별한 난개발은 억제하고 친환경적이면서 계획적인 개발을 유도하며, 댐 상류지역에 환경기초시설의 조기확충 및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370만 충청인의 안정적 식수원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지역의 환경과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정리=강제일 기자 /사진=이민희 기자
<약력>
▲52년 경북 성주 출생 ▲경북고 졸업 ▲경희대 국제법무대학원 졸업 ▲환경처 공보관실 홍보지도담당관 ▲환경처 기획관리실 행정관리담당관 ▲환경부 자연보전국 자연정책과장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파견 ▲낙동강유역환경청장 ▲환경부 자연보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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