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관 이해 안될땐 설명 요구
‘소홀히 여기면 피해로 돌아온다.’
부동산을 계약하거나 이삿짐을 옮길 때, 물건을 구입할 때 등 공정한 거래를 위해 작성하게 되는 계약서(약관)를 꼼꼼히 살피지 않아 발생하는 소비자 분쟁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소소한 분쟁부터 정신적 피해까지 입을 수 있는 계약서(약관) 관련 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계약 전에 계약서(약관)를 숙지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대전소비자단체협의회(상임대표 김남동)에 따르면 최근 ‘계약서(약관)를 읽어 보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58명 중 절반이 넘는 60%가 계약서를 필독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계약서를 읽지 않는 이유에 대해 31%가 ‘귀찮아서’라고 답했으며 ‘글씨가 작아서’ 13.7%, ‘용어가 어려워서’ 9.2%, ‘사업자가 주지 않아서’ 3.4%, ‘아는 내용이라’ 1.4% 등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계약서(약관)를 소홀히 여겨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된다.
실제 대덕구에 사는 송 모씨는 최근 기존에 사용하던 GPS기기를 무상으로 판매한다는 말을 듣고 네비게이션을 설치했다. 설치 후 기기대금이 350여만원임을 알게 돼 취소하며 했으나 이미 물품이 훼손되었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했다.
송 씨는 후에 계약을 취소하고자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위약금 조항에 의해 30%를 지불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어 해약조차 불가능한 실정이 됐다.
서구의 황모씨는 지난 2001년 인터넷을 2년 약정으로 신청했다가 2003년 할인요금에 대한 안내전화를 받아 그것으로 변경했다. 올해 이사하면서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아 해지요청을 신청했더니 약정이 3년으로 지정돼 위약금을 지불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계약 당시 안내뿐 아니라 계약서를 교부받지 못한 황씨는 증명할 서류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
대덕구의 손모씨도 지난달 할인 혜택이 있는 영업사원의 말을 듣고 차량 구입을 위한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차량 출고일에 따라 할인 혜택도 달라진다는 계약서의 내용을 숙지하지 못한 손씨는 할인을 받지 않거나 차량 구입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계약서(약관)을 제대로 숙지하지 않아 소비자단체를 찾는 사람들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자 스스로 계약서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피해를 막는 최선책으로 현명한 소비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 소비자 유의사항
▲모르면 반드시 설명 요구=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의해 사업자는 계약 체결시 소비자에게 계약의 내용을 반드시 작성해 교부할 의무가 있는 만큼 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해 사업자는 설명할 의무가 있다.
▲계약 체결 전 약관 필독=계약서나 약관상의 글씨가 작더라도 계약조항이나 거래약정 등은 반드시 읽어 본 후 계약서에 사인이나 도장을 찍어야 한다.
▲불리한 조항, 한 번 더 생각=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조항은 무효이므로 계약을 미루고 한 번 더 생각한 뒤 계약을 결정한다.
▲별도 내용은 특약으로=사업자와 소비자가 약관의 내용과 다르게 계약을 했을 때에는 별도의 계약조건(양 당사자 합의)이 원래의 계약 내용에 우선해 적용된다.
▲장기계약 약관은 보관 필수=보험, 할부거래, 신용카드거래, 은행거래, 방문판매, 통신판매 등 장기계약의 경우 사업자와 분쟁시 해당약관 조항을 바로 찾아 볼 수 있도록 약관만 따로 보관해 둔다.
▲분쟁시 관계기관에 해결 요청=약관 조항의 적용 및 해석으로 인해 사업자와 다툼이 있는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로 약관심사청구를 하거나 가까운 소비자 단체로 피해구제를 요청한다.
◇ 내용증명 작성하기
청약철회(계약취소) 통보서
<수신자 인적사항>
·수신 : ○○회사 대표
·주소 : ○○시 ○○구 ○○동 ○○번지
·전화 : ○○○-○○○○
<발신자 인적사항>
·발신 : ○○○
·주소 : ○○시 ○○구 ○○동 ○○번지
·전화 : ○○○-○○○○
1. 본인은 귀사로부터 다음과 같이 물품을 구매한 바 있습니다.
·구매일자 :
·구입품목 :
·구입금액 :
2. 본인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년 월 일자로 청약을 철회하고자 하오니 조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05년 4월 일 ○ ○ ○(인 또는 서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