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동일 충남대 교수·行首추진범충청권협 |
환경친화적 자족도시 세계 최고 모델돼야
충청권 3개 시도 ‘배후도시’로 역할 중요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정부가 올 해 안에 보상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히는 등 행정도시 건설이 가시화 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헌재의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 결정 이후 지역민들의 결집된 노력의 대가로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한 본격적인 첫걸음 내딛게 된 것이다.
그리고 5개월 동안의 투쟁 속에는 이론과 실천으로 충청민의 대동단결을 주도한 신행정수도지속추진범충청권협의회 상임대표인 충남대 육동일 교수가 있었다.
지방분권시대의 초석이자 지역 균형 발전의 큰 전기가 될 행정도시의 역할과 향후 과제 등에 대해 육 교수에게 들어봤다. <편집자 주>
-행정도시는 지방분권과 맞물려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추진되는 지방분권 과제는 요원한 실정인데.
▲지방분권, 국토 균형발전, 신행정수도 건설을 중요 국정과제로 설정, 출범한 참여정부는 지난 2년간 지방분권추진로드맵 발표, 지방분권특별법 제정 등 긍정적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중앙권한의 지방이양은 미진했고, 특별지방행정기관의 정비도 축소 내지 연기되고 있다. 금년 하반기에 시범 실시될 자치경찰제는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고, 교육자치제는 논의만 무성할 뿐 실행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이처럼 지방분권이 지체되는 가장 큰 이유는 중앙행정부처들이 권한과 재정, 인력의 이양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행정도시의 차질없는 추진이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행정도시는 지방분권시대의 큰 전환기로 평가된다. 행정도시의 의미와 향후 과제는.
▲행정도시 건설은 세계화·정보화·지방화라는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대응해 과거의 낡은 중앙집권국가와 일극집중사회를 지방분권국가와 다극분산사회로 전환시키는 중대한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행정도시가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토의 균형발전을 통해 의미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행·재정 권한이 지방정부로 이양되는 분권화 전략, 지역별 특화산업과 전문기능을 육성하는 분업화 전략, 그리고 수도권에 집중된 기능을 여타 지역에 분산시키는 분산화 전략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인프라 구축 방향은.
▲행정도시는 단순히 행정기능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문화시설, 산업적 기반, 환경친화적 생태도시 및 국가 이미지 제고의 상징적 도시로서의 자족적이고 모범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세계최고의 도시가 돼야 한다.
따라서 최소한 100년 앞을 바라보고 살고싶은, 매력있는 도시 창조에 노력하는 외국도시들을 참고로 행정도시의 비전과 미래상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특히 행정도시는 인터넷과 디지털로 네트워크화된 세계적인 미래의 도시여야 하는 만큼 기존의 도시개념과 성격, 기능과는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
-행정도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배후도시다. 배후도시로서의 대전, 충남·북의 역할과 향후 과제는.
▲행정도시건설의 효과가 극대화되기 위해서는 배후도시와 지역으로서의 3개 시도는 지금까지의 유대와 협력을 더욱 다각화 하면서 실질적 상생방안을 모색하고 또 실현해야 한다.
뉴욕, 런던, 동경, 토론토 등은 모두 대단위 도시권역을 형성해 공동발전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전, 충남·북은 대도시권역 차원에서 정보, 자금, 인력, 기술 등을 교류해 경제의 활력과 주민 삶의 질을 개선시켜 나가는데 머리를 맞대고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닫힌 행정구역을 넘어 기업간, 대학간, 공무원간 그리고 NGO간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행정도시 건설을 반대하는 수도권 등에서는 위헌 논란을 계속 부추기고 있어 대응논리 개발이 필요한데.
▲위헌논란이 일부 정치권과 수도권에서 제기될 가능성은 없지 않지만 헌재에 또다시 위헌판결이 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법무부의 유권해석에서도 정치·행정의 중추기능을 수행하는 국가기관이 바로 외교 및 안보 관련 부처로서 서울에 남게 되고, 헌재 결정문에서도 정보통신의 발전을 이유로 정부부처의 분산배치가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에 위헌 소지는 없다고 판단한다.
다만 행정도시 건설의 타당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이를 위한 적극적 설득, 홍보는 지속돼야 한다.
-행정도시 건설 반대자들이 행정부처가 서울과 행정도시로 분산된다며 행정의 비효율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는데.
▲국가행정업무가 내치·외치부서가 중심이 된 서울과 경제·사회부처가 중심이 된 연기·공주로 이원화되기 때문에 행정의 비효율성은 없을 것으로 본다.
그동안의 화상회의, 전자결재 등 행정의 전산화와 정보화를 적극 활용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오히려 전자정부의 구축을 앞당기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끝으로 행정도시 건설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행정도시특별법의 제정은 신행정수도 건설의 후속대책으로 마련한 행정도시 건설의 최소한의 법적 기반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할 뿐 문제 해결의 끝은 아니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고 준비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또 충청민들의 지속적 관심과 결속력 유지도 더욱 요구되고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설에 따른 개발이익이 일정 부분 지역과 지역민들에게 귀속될 수 있도록 해당 자치단체가 토지수용과 매각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끝으로 충청민의 유례없는 대동단결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온 것에 참여자의 한 사람으로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새로운 역할과 활동으로 더욱 노력하겠다.
정리=최두선 기자 / 사진=박갑순 기자
약력
육동일 교수는 연세대 행정학과와 미국 뉴헤이번대 대학원 경영학과,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도시 및 지방행정을 전공, 행정학 박사를 취득했다.
충남대 사회과학대학장과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과 부회장 및 대전·충남행정학회장 등을 거쳐 현재 한국지방자치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상태다.
육교수는 현재 지방분권이양이위원회 실무위원회 분과위원장, 충남도 정책자문교수단 단장 및 지역혁신협의회 위원, 대전시 정책자문교수 및 시민평가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지역 사회를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한국 지방자치론(공저, 삼영사, 2002), 21세기 한국행정론(공저, 박영사, 1996), 민선자치단체장론(공저, 대영문화사 1995)를 비롯,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저술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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