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硏 연구환경 질 높인다

안전하게… 든든하게…<벤처/과학>

대덕연구단지 연구원들의 안전과 사고보상을 위한 ‘연구실안전환경조성법’과 ‘국가유공자 예우와 지원에 관한 대정부건의안’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잇단 안전사고로 줄기차게 제기돼 왔던 대덕단지 연구원들의 안전체제 정립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에 본보는 대덕단지 연구환경의 실태 및 배경,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법률안과 건의안의 내용 등을 집중 조명했다. <편집자 주>



안전환경조성법 국회 본회의 통과
실험실 정기점검. 보험가입 의무화
순직 연구원 예우. 지원 체계화 추진


◆연구환경실태 및 배경= 한국과학기술원(KAIST) 풍동 사고 실험실 사고, 보라호 추락사고 등 국가 R&D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의의 사고가 잇따랐지만 사망한 연구원에 대한 보상 시스템은 전무했다.

지난 2003년 10월에는 원자력연구소에 입주한 모 벤처기업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며 같은해 8월에도 엔지니어링동 청소작업 중 이 장치 탱크에 부착된 유리부분이 터져, 2명의 사상자를 냈다. 또 같은해 5월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풍동실험실에서 과산화수소를 이용한 실험 도중 폭발사고가 발생, 박사과정 학생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월 4일에는 SK대덕기술원 정밀화학연구동 내 의약실험실 폭발사고가 나는 등 대덕단지 내에서는 최근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999년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대덕단지 내 실험실에서 발생한 각종 사고를 종합해 보면 99년 1건, 2000년 3건, 2001년 2건, 2002년 5건, 지난해 4건 등 모두 15건으로 집계되고 있다.
4개월에 한 번 꼴로 폭발사고가 난 셈이다.

KAIST 풍동실험실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강지훈씨는 “실험실에는 사고발생 감지 및 제어시스템 등 안전 설비가 갖춰지고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돼 있어야 하지만 우리는 선진국에 비해 이 같은 안전의식이 현저히 떨어진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해 전국 37개 주요 대학을 상대로 한 대학실험실 안전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실험실 공기 중 유해물질 농도를 한 번도 측정하지 않은 곳이 89%에 달할 정도로 연구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이처럼 열악한 연구환경이 사회적 관심표출로 나타났으며 이와 관련된 법률제정과 건의안으로 이어졌다.



◆연구실안전환경조성법= 이 법안은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 등 22명이 지난해 9월 의원입법 발의한 것으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221명 찬성 220 기권1명으로 법률안이 통과 됐다. 법안 주요 내용은 대학이나 기업 부설 연구소 및 정부출연연 등 과학기술연구실에 대한 정기적인 안전점검 및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할 것을 의무화했다.

또 연구활동 종사자가 연구실 사고 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연구실이 관련 보험에 가입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최고 20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폭발. 화재. 가스누출 등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으면서도 별도의 안전관리 기준이 없던 연구기관의 연구실에 안전관리규정도 새롭게 만들어 준수하도록 규정했다.

이 법안에 따라 앞으로 대학을 포함한 모든 연구기관들은 안전한 연구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을 별도로 마련하고 연구실안전관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또 연구소나 연구주체의 책임자들은 법안에 따라 연구활동종사자에 대해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보험가입에 필요한 비용을 매년 예산에 계상해야 한다.



◆국가유공자예우와 지원에 관한 대정부건의안= 이 건의안은 지난해 8월 ‘보라호’의 비행성능시험 도중 기체 추락으로 교수 2명이 목숨을 잃은 것을 계기로 추진됐다. 홍창선 열린우리당 의원 등 여???의원 33명이 제출했으며 앞으로 국가보훈처와 과학기술부 등 관련부처는 이 건의문을 검토해 법률입법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주요 내용은 국가연구개발사업 수행 중 순직한 모든 연구자를 ‘국가유공자등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에 의해 국가사회발전특별공로순직자로 인정하고 국가유공자로서의 예우와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의문은 또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 과학기술 분야 공로자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지원함에 있어 실험. 시험중의 사고에 대비하여 예방안전. 피해완화 사고보상보험가입 등의 조치를 취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연구개발비에서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홍창선 의원은 “이번 건의안은 국가발전에 현저히 기여한 과학자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이에 합당한 배상 내지 보상을 제도화함으로써 과학기술인 우대와 이공계 사기진작에 적극 나서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