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명환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 |
지역 경제 100년사 완벽 정리 한국경제 부흥 기폭제 역할커
경부선 종단 건설 발전 ‘걸림돌’ 횡단교통망 구축으로 새틀 짜야
“한국경제 100년 대전·충남이 이끌것”
최근 ‘개발소외감’이 정치, 경제, 사회 등 제 분야에 걸쳐 고감도 현안으로 작용하고 있는 곳으로 충청권만한 곳도 없다. 근대화 과정에서 무대접, 푸대접으로 시작된 충청도 사람들의 이같은 응어리진 울분은 급기야 ‘신행정수도 건설’문제를 놓고 ‘총궐기’사태로 표출된 상황이다.
하지만 충청도의 어제와 오늘을 재평가하고, 미래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를 우리 스스로 너무 간과하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자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지역발전 문답서인 ‘충남경제사’(단국대 출판부 발행 288쪽, 단국대 경제학부 우명환교수 저)가 출간돼 요즘 도민의 시선을 폭넓게 사로잡고 있다. 대전을 포함한 충남지역 경제사를 한목에 조망하고 미래의 새로운 고부가가치 창출방안까지 제시한 단국대 우명환 교수(56)를 만났다. <편집자 주>
‘충남경제사’가 학술적 가치를 넘어 현실적 가치로 형상화된 것은 몇 해 전 부산상공회의소가 펴낸 ‘부산경제사’에 뒤이은 것이다. 하지만 학계에 의해 순수 연구가치로서 높이 평가됐고 자발적인 발간에 이르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제사를 전공한 저자 우 교수는 평양이 고향으로 충남 출신은 아니지만 1983년에 단국대 천안캠퍼스에 부임한 이래, 충남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제가 발전하고 있는 양식을 더 이상 방관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연구를 직업으로 하고 있는 자로서는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고 연구동기와 저서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우 교수는 그러나 충남의 낙후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충남 경제에 애착을 갖고 연구를 거듭한 것도 탁월한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발전이 부진했던 데는 해결책이 되는 실마리를 찾지 못한데 기인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를 찾기 위해 낙후된 원인을 밝혀내는데 더한 가치를 두어야 한다는 판단이 이 총서의 결실이라고 자부했다.
저서에는 개화기부터 근대화에 이르기까지 충남경제의 100년사, 즉 사회간접자본인 충남의 철도와 도로망을 필두로 충남의 농업· 공업·상업, 광업 등 전반에 걸쳐 세부적인 사항을 완벽히 정리해 냈다.
또 충남경제가 지닌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개선책을 제시했으며 충남의 지정학적 위치를 통해 충남이 한국경제발전에 끼칠 잠재력을 밝히고 방향도 도출해 냈다.
특히 신행정수도 건설논란과 고속철도 및 수도권 전철연장, 충남-경기 상생을 위한 경제협력체결 등 때마침 충남 경제가 또 한번의 거대한 변화기를 맞고 있어 더 큰 의미를 갖게 한다.
우 교수는 우선 우리나라 저간의 상황이 긴박하기는 하였지만 불균형 방식으로 경제를 발전시켜온 원인을 중심목표만 중시하고 나머지는 무시하는 경향때문으로 꼽았다.
그는 “경제부문에만 한정돼 발생했다면 심각하게 문제시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사회전반적으로 확대돼 잠재성을 스스로 고갈시켜 궁극적으로는 국가발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우선 우 교수는 충남의 낙후원인을 두가지 상반된 사실이 묶여지는 기원으로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충남이 다른 지역과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게 된 것을 철도건설로부터 시작됐다는 역설적인 주장을 폈다.
우 교수는 “철도가 다른 나라에서는 산업혁명을 추진하고 완성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러나 충남에서는 일본에 의해 건설됐으니, 애시당초 기대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철도가 들어오면서 충남경제권이 타 지역에 편입, 충남경제를 다른 지역의 경제를 보조하는 '보충경제'로 전락시켰다”며 “때문에 충남자본이 축적단계에 이르기도 전에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고 인력도 육성되지 못하게 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이어 이러한 왜곡된 경제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충남은 낙후될 수밖에 없고 이를 타개하려면 발전양식을 혁신시켜야 하는데 충남에서는 변화도 시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제하의 1940년에 2차산업이 농업을 능가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경제구조가 변화할 때 충남은 발전양식을 바꾸지 않았고, 해방후에도 그대로 이어져 1960년대에 한국경제 발전양식이 혁신되고 있는데도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1971년에 공업이 선두에 나서기 시작하는데 충남은 미작위주의 구조를 고수하게 되면서 두차례에 걸쳐서 탈락돼 낙후는 확고부동해졌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우교수는 충남의 발전이 부진한 이유를 도로 등 육로환경으로 꼽았다.
그는 “철도가 종단으로만 건설돼 지역이 기형적으로 발전돼왔지만 그나마 횡단도로는 같은 방향이어서 충남의 고질적인 숙제를 해결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 교수의 주장은 단일화돼있던 충남의 경제구조가 경부선 종단철도로 분리했다면, 새롭게 건설되는 도내 도로망 및 횡단철도 부설계획이 융화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1993년에 공업생산이 농업생산을 능가하면서 구조가 변화됐지만 이것 또한 단순하게 산업 구간의 순서가 바뀌었다고 인식했다면 충남경제를 연구대상으로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충남경제의 변화와 발전이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한국의 발전양식을 혁신시키는 기폭제의 역할도 함께 담당할 수 있기에 연구대상의 가치를 높이게 됐다”고 강조, 한국경제 발전을 위한 충남경제의 역할론을 제기했다.
우 교수는 이를 위해 기술개발 분야로 한산모시를 비롯해 연기군의 면작호와 이인기씨의 직조기 발명 등 수많은 전통기술력과 충남인이 개항시에 대처한 방안을 참고한다면 충남인이 향후 100년은 충분히 먹고 살 것이라고 잠재성을 진단했다.
그는 또 “충남의 전통문화의 발굴육성을 통한 주체성 있는 가치 판단력을 높이는 동시에 수준 높은 외래문화인 자본주의를 우리 상황에 맞춰 적용시키는 행동양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우 교수는 이어 충남이 수출증가율과 생산성면에서 2004년도 1위라는데 안주하지 말고 필요한 업종을 찾아내 이를 특화하려는 업종과 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 중국교역의 교두보라는 지정학적 여건을 활용할 것도 당부했다.
▲1949년 평양출생 ▲경희대 경제학과 졸업 ▲프랑스 몽벨리 대학 경제학과 졸업 ▲그로노블 대학 경제학과 졸업(경제학 박사)▲현재 단국대 경제학부 교수로 경제학사와 경제사를 강의하고 있음
▲논문 : ‘낙후되었지만 국민경제를 고수한 일제하의 충남경제’(1876년부터 1945년) ‘경제체계의 변화와 소련농업의 붕괴과정’
▲저서 : ‘충남을 앞세운 불어권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관한 연구’ ‘개방에 대처하면서 충남경제가 발전해야할 분업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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