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정부지원도 ‘하늘의 별’

쥐꼬리 정부지원도 ‘하늘의 별’

소비자단체 재정난 심각

  • 승인 2005-01-21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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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문화 성장’ 역할론 대두 불구 / 연구비용 막대… 조사자체 포기 일쑤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조사를 하고 싶지만 만만치 않은 조사비를 감당할 수 없어요. 지방 소비자단체는 환경이 더욱 열악한 실정이죠.”

서민생활 보호를 위한 소비자단체의 입지 강화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지방의 소비자단체들이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소비자 권익 보호라는 소비자운동의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에 수익 사업도 할 수 없고, 연간 예산이 100만원 불과한 자치단체나 정부의 사업비 지원은 하늘의 별따기다.

기부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국내에서는 소비자단체들의 재정난이 난제가 아닐 수 없다. 소비자 문화가 성숙되고 성장하는데 소비자단체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소비자단체의 역할 재정립이 시급하다.



▲문제점. 현황=대전의 A 소비자단체는 남성 인력이 단 한명도 없다. 비단 소비자가 여성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관련 상담을 비롯한 사업을 여성들이 도맡아 운영하고 있다.

남성 인력이 전무한 것은 분야가 여성 성향이 강하기 때문일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 살펴보면 인건비 문제가 크다.

적은 인건비 때문에 가정생활에 책임이 큰 남성들이 소비자단체 근무를 꺼리기 때문이다. 인건비는 소비자단체의 재정난에 있어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특히 소비생활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생필품, 식수, 음식물 등의 조사와 연구, 감시를 위한 시험비용 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의 B단체는 단체에 뜻을 둔 지방대학 교수의 도움으로 관련 실험을 진행해왔다.
전문 연구기관에 사건분석과 실험을 의뢰할 경우 신뢰도가 커지겠지만, 막대한 연구비용을 열악한 소비자단체가 감당할 수 없어 대학 연구실을 무료로 빌려 이용하거나, 비용이 커지면 아예 조사 자체를 포기한다.

B단체 관계자는 “사실 지방 소비자단체로서 시험과 조사를 위한 샘플 채취 비용도 부담스러운 실정인데 조사비는 상상도 하지 못한다”며 “그러다보니 소비자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연구조사조차 선뜻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의 또 다른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소비자 실태조사를 위한 연구비가 대전시에 겨우 100만원 가량 책정돼 있고, 조사를 위해 자치단체에 지원을 요청할 경우 정보가 유출돼 조사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기도 한다”며 “지자체의 감시 문제점을 지적하는 조사에 대해서는 아예 지원요청 자체를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대안=대부분의 소비자단체들이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고 있지만, 지방의 회원확보는 사실상 어려움이 많다. 해마다 유통업체와 민간 기업에서 소비자단체의 브랜드를 걸고 수익사업을 요청해오지만, 민간기업을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소비자단체로서는 선뜻 수익사업에 나서기도 어렵다.

하지만 열악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지방의 민간 소비자단체가 담당하는 역할은 방대하다.
각종 소비자 분쟁 조정부터 소비자상담, 물가감시, 소비 생활 전반의 조사, 소비자 교육 등 그 역할과 비중이 상당하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김남동 회장은 “일본과 이탈리아의 경우 NGO의 예산과 전반적인 비용을 전적으로 자치단체와 정부가 감당하고 있다”며 “자치단체를 감시하는 소비자단체의 재정적인 부분을 지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지만 이상적으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재정적인 부분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소비자단체에게 교육이라는 역할을 부여하고 있어 소비자단체의 또 다른 면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제안했다.

주부교실 이숙자 사무국장은 “대전지역에 5개의 소비자단체가 활동을 하고 있고 비중있게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소비자단체의 역할은 커지고 있는 반면 상대적인 재정난은 현실적인 발전의 제약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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