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학 부국장 |
1인 양극화란 이처럼 한 사람의 소비자가 한단계 높은 수준의 소비와 한 단계 낮은 수준의 소비를 동시에 한다고 해서 붙여진 표현입니다. 지금 우리 경제의 최대 화두는 바로 이같은 양극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고용의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 소비의 양극화등 도처에서 양극화에 대한 우려와 경계가 깊어지고 있는 것 입니다. 우리나라 상하위 20% 계층간 소득격차는 IMF 이전에는 4.74배 였으나 지난 2000년에는 6.75배로 벌어졌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저소득층은 재무상태가 계속 악화되고 중산층은 과도한 주택담보 대출 상환부담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고용구조가 급변하면서 임금구조의 양극화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기업들은 외환위기 이후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을 늘리며 단기적으로 노동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봤습니다. 이에따라 정규직 비중은 96년말 56.7%에서 지난해 3월 48.5%로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입니다. 고용구조의 변화는 당연히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격차를 크게 벌려 비정규직 임금은 정규직의 55%, 일용직은 정규직의 41%에 불과 합니다.
이처럼 고용이 양극화되고 소득격차 또한 커지면서 나타나는 것이 소비의 양극화입니다.
고용불안이 커지고 소득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비정규직과 서민층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며 좀체 지갑을 열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 전문직의 고임금자나 소득이 높은 상류층 인사들은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소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불황속에서도 백화점의 명품매장이나 고가품 매장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최고급 승용차나 외제차의 수요가 꾸준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기업의 마케팅 방식도 이에따라 최고가의 VIP마케팅나 최저가 마케팅등 양극화전략으로 바뀌고 있는게 오늘의 현실입니다.
양극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비교적 복지가 잘 돼있는 미국이나 유럽 이웃 일본에서도 양극화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습니다. 우리의 양극화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두되기 시작했지만 경제가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산업간, 기업간의 양극화가 필연적으로 도래했고 이는 수출내수 양극화와 고용 및 소득의 양극화를 가져왔다는 다소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양극화 현상을 받아들이고 막연한 거부감 보다는 슬기롭게 대처하는 개인의 경제적 노력도 필요합니다. 다만 양극화가 심화될 경우 경기회복을 지연 시키고 경제 사회적 갈등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를 진작시키고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보다 적극적인 정부와 기업의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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