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깊은 대화 ‘手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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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오락’ 바둑 즐기며 친목 도모 <청사 동호회>

  • 승인 2004-12-29 00:00
  • 김재수 기자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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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근로자 위한 자원봉사 실시 통계청 ‘기우회’


하루 일과가 끝나자 사람들이 하나 둘 서둘러 사무실을 빠져 나간다.
“어디 가십니까?” “예! 돌 나르러 갑니다.” “돌을 날라요?”

무슨 공사장에 일하러 가는 건지 어리둥절해 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총총히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매월 둘째 주 수요일은 통계청 바둑동호인 모임인 기우회의 정기모임이 있는 날이다.

“바둑처럼 우리와 친근한 취미를 찾기도 힘들 겁니다. 시골에 가면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마을 입구에 있는 당산나무 아래서 바둑을 두며 소일하는 정경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그림 같은 모습입니다.

요즘은 바둑이 아이들의 두뇌활동을 촉진시킨다고 바둑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바둑은 우리나라 국민오락이죠.” 기우회 간사장을 맡고 있는 신승우과장(산업동향과장)의 바둑사랑 이야기다.

통계청 기우회는 1991년에 창립되어 13년의 경력을 가진 동호인 모임이다. 기우회는 매년 큰 행사를 연다. 통계청장배 바둑대회·통계의 날 기념 바둑동호인대회, 그리고 기우회장배 사이버 바둑대회이다.

이중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역시 ‘사이버 바둑대회’다. 통계청은 전국에 12개 지방사무소와 35개 출장소가 있다. 이들은 직접 현장에서 조사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본청의 기획업무와 한 몸처럼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정환걸 총무(인구조사과)는 사이버 바둑대회의 취지에 대해 “사무소와 출장소가 전국에 흩어져 있어 업무상으로도 자주 만나기가 힘이 듭니다. 그런데 취미활동을 하기 위해 만나는 것은 정말 어렵지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서로 취미활동을 함께 하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에 시작한 사이버 바둑대회는 갈수록 많은 동호인이 호응하여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 대회는 매년 5월과 10월에 열리는데 전국에서 100여명의 동호인이 참석하여 취미활동을 즐기면서 직원 간 화목을 다지는 기회로 활용되기도 한다.

“바둑판에는 흰 돌과 검은 돌 밖에 없습니다. 가장 단순한 구도지요. 하지만 이 단순함이 만들어 내는 변화는 거의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바둑을 두다 보면 복잡하고 골치 아픈 세상일이 바둑판처럼 단순해져요. 그래서 마음이 맑아집니다.”
기우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화수국장의 바둑 예찬론이다.

기우회는 대덕구 대화동에 있는 ‘빈들교회’와 결연을 맺고 우리나라에 와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이들과 어울려 운동도 하고 이들에게 바둑을 가르쳐 주면서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게 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대전광역시바둑협회에서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하여 바둑을 즐기는 지역인사들과 교분을 나누기 위해 준비하는 등 지역사회 활동에 참여하여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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