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재래시장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대전지역 재래시장 어느 곳을 가든지 지난해보다 매출이 절반이상 하락했다는 우려의 목소리뿐이다.
자치단체와 정부가 나서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돌아선 소비자들은 발길을 돌리지 않고 있다.
본보는 대전지역의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에게 ‘몰락하는 대전재래시장 대안은 없는가’라는 주제로 활성화 대안을 들어봤다.
-사회=재래시장이 어렵다고 하는데 실제 대전의 상황은 어느 정도인가? 대전의 재래시장이 몰락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김 회장=체감경기는 더욱 어렵다. 재래시장 불황은 이미 7년 전부터 다가오고 있었으나 대처를 못했다.
경쟁력 있는 시장 몇 개 놔두고 모두 도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비해 20~50% 정도 매출이 떨어졌다. 심지어 가게 세를 내지 못해 밤 보따리 싸서 도주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신 교수=이미 16~17년 전부터 미국의 대도시의 재래시장은 몰락하기 시작했다. 외국도 리모델링과 활성화 정책을 시작해 20~30년이 지난 최근에야 성공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경제 발전 단계로 볼 때 재래시장 몰락은 당연하지만 20~30년 걸린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3년만에 진통을 겪고 있고, 대책도 5분의 1수준 밖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김 처장=대전은 다른 지역보다 유독 시장 몰락이 심한편이다. 둔산 개발이후로 원도심을 지탱했던 모든게 빠져나갔다. 실질적인 소비를 해줄 사람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조 의원=재래시장이 어려운 이유는 인구 이동도 있지만 실질적인 유통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에 집중돼 있는 대형매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10년전부터 이미 유통시장 개방은 시작됐다. 10년 후를 보고 행정기관이 준비를 했어야하니 갑자기 대안을 내놓다 보니 예산만 들이고 있다.
-사회=최근 재래시장에 대한 정부의 아케이드 지원, 주차장 조성 사업 등에 대해 예산 낭비라는 일각의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드웨어 위주의 대전의 재래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신 교수 = 투자에 비교해서 성과를 점검해 볼 필요성이 있다. 물적환경의 개선도 중요하겠지만 소프트웨어가 가장 중요하다.
상인들과 소비자, 시가 종합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에서는 물적 환경을 개선하고 화장실, 주차장을 확보했으나 시민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례도 많다. 교육이나 학습문제가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시는 소비자 교육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에 중점을 맞춰가야 할 것이다. 상호 학습을 통해 의식구조와 정신적 문화수준이 기반이 돼 나타나야 한다.
▲조 의원=대전시가 올해까지 시장 현대화 사업을 위해 284억원을 지원했다. 2005년부터는 법이 바뀌면서 재래시장 환경 개선을 위한 상인 자부담 비율이 20%에서 10%로 낮아졌다. 하지만 과연 이것만으로 될 것인가는 의심을 갖게된다. 문제는 내부적인 경영 기법이다.
가격과 친절 등 노하우도 있지만, 교환 및 환불에 대한 시정, 정찰제, 홍보 마케팅, 택배 시스템 등 대형 유통점에 비해 열악한 경영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
▲김 회장 =서구 한민 도마시장과 함께 문창시장도 대전시가 공영주차장을 건설해 줬다.
그러나 공개 입찰료 1000만원, 경비 2명 인건비 2500만원, 전기료 등의 문제로 운영을 못하고 방치 중이다.
고객을 위해 지어준 시장 공영주차장이 운영조례가 없어 이용하지 못하고 방치된다는 것은 제도적인 문제점이 심각하다고 본다. 상인들이 주차장을 운영할 수 있는 조례 제정이 시급하다.
▲김 처장 =현재 재래시장은 소프트웨어를 원한다. 그러나 대부분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은 재개발 위주다. 지금 있는 육성법은 허울뿐이다. 현재 재래시장은 재개발의 10% 자부담도 못하는 수준이다.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동네 슈퍼도 SSM 마트 수준으로 시설을 바꿔주면 살아남을 수 있다. 선별적으로 의식을 갖고 있는 상인에게 시설을 바꿀 수 있는 뒷받침이 되길 희망한다.
-사회= 대전의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신 교수= 대전의 원도심 활성화 조례는 동구와 중구만 혜택을 보고 있다. 동구 중구 외에도 재래시장 퇴화는 찾아올 것이고 미리 준비할 필요성이 있다.
재래시장에 마케팅 지원을 위한 ‘마케팅 센터’ 설치를 권유한다.
일종의 전통시장 마케팅 센터로 돌아다니면서 물건 값도 조사하고, 구매도 배송해주는 인터넷 사업도 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김 회장=재래시장 상품권 발행을 위해 대전시 재래시장 연합회 구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생력 있는 시장부터 서로 합의를 거쳐 시와 재래시장이 통할 수 있는 단일 창구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 또 시장상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도움은 따로 있는데 생색내기만 그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 처장= 대구 서문시장이 인터넷 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나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제가 되는 것은 상품의 질이다. 파는 물건이 있어야 한다. 특성없고 질나쁜 중국제 옷으로 백화점을 잡는 것은 무리다. 팔 물건을 지원해주고 유명 브랜드를 시장에 유치하는 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재래시장은 할인매장과 달리 맛이 다르다. 재미있게 하는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들면 재래시장 한곳을 정해 벼룩시장을 만들면, 명소가 될 것이다.
시장 상인들 스스로도 단순히 번영회가 아니라 조직을 만들어 지자체와 정부의 지원도 받고 체계적인 활동도 필요하다.
영수증 발행도 필수다. 시장에서 영수증 발행을 통해 교환과 환불이 가능한 곳을 만들어야 한다.
-사회=결과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제품의 질 향상과 의식전환이라는 결론이다. 마지막으로 정리한다면?
▲신 교수=시장 상인의 문제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국가의 책임이 크다. 앞을 내다볼 수 있는 20년전에 대비를 했어야 한다. 현대와 전통경제의 조합이 필요하다.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조 의원=시장은 어차피 변해야 한다. 시장 활성화 노력을 지금부터 한다고 하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시와 대화를 하는 등 상인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김 처장=시민들이 의식적으로라도 동네경제 상권을 이용해야한다.
불편하고 힘들어도 시민들이 분배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불편해도 환경제품을 이용하고 운동을 위해 걸어다니는 것처럼 불편하지만 애정을 갖고 의식적으로 이용해줘야 한다.
▲김 회장=친절문제, 리콜문제, 의식구조 문제 등 시대 부응을 못하는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재래시장에 관심을 갖고 내집앞 상권을 이용해 주길 희망한다.
정리=김민영. 사진=박갑순 기자
△때:15일 오전 9시 30분
△장소:본사 편집국장실
△참석자:신동호(한남대 교수), 조신형(대전시의회 의원), 김종기(문창시장 번영회장), 김주홍(동네경제 살리기 추진협의회 사무처장)
△사회:송명학 편집국 부국장
▲ 신동호 교수 |
▲ 조신형 시의원 |
▲ 김종기 번영회장 |
▲ 김주홍 사무처장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