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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하는 소리와 함께 배트에 맞은 공은 3루를 강습한다. 3루수가 엉겁결에 공에 글러브를 갖다 대기는 했지만, 공은 튀겨져 나가 데굴데굴 구른다. 재빨리 공을 잡아 1루로 송구해보지만 주자는 세이프. 그러나, 3루수를 탓할 사람은 별로 없다. 오히려 2루타성 타구를 막아냈다고 나머지 선수들이 그를 격려한다.
이게 바로 보기만하는 프로야구에서는 맞볼 수 없는 아마추어 동호회 야구의 재미와 기쁨이다.
특허청 야구 동호회 ‘파트라스’의 시작은 아주 우연히 시작됐다고 한다.
몇몇 특허청 심사관들이 술자리에서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상을 이야기하다 ‘우리도 보지만 말고 직접 던지고 치고 뛰어보자’고 결의한 것이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다음날 특허청 내부게시판에 야구팀 결성을 위한 글이 올랐고, 이를 보고 회원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해 현재는 회원수가 34명에 이른다. 야구를 통한 체력단련과 즐거움뿐만 아니라, 특허(Patent)와 상표(Trademark)의 합성어인 ‘PATRAS’라는 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직원들 간의 화합과 단합 또한 동호회의 중요한 지향점으로 삼았다.
그러나 당시 야구 동호회 창단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버티고 있었다. 바로 고가의 야구장비를 마련하는 일이었다. 회원들의 회비만으로 야구장비를 모두 장만한다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한 해결사는 동호회 회장으로 추대된 강창순 국장(특허심판원 8부)과 부회장으로 추대된 이재훈 과장(특허청 공조기계과)으로, 이들은 기꺼이 사재를 털어 장비 구입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당시 강창순 국장은 ‘이것은 투자다. 훗날 실력이 어느 정도 오르면 다른 정부부처 야구팀과 내기 시합을 할 것이다. 진다면 투자한 만큼 토해낼 각오를 해라’며 위트있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훈련 및 시합 등 야구팀 운영을 책임질 감독으로 선임된 이대양 서기관(특허청 의장1과)은 82년 부총리기 정부부처 야구대회에서 상공부(현 산업자원부)가 우승할 당시 팀의 에이스 투수로 활약했던 장본인이다. 지금도 훈련 때마다 수비연습 볼을 쳐주고 날렵한 수비를 선보이는 모습은 지천명을 넘긴 나이를 무색케 한다.
파트라스는 현재 매주 1회 훈련을 하고 있고 수시로 자체청백전 및 다른 사회인 야구팀과 시합을 하는 등 나날이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선수들의 수비가 매끄럽지 못하고 팀의 내년 목표가 대전 사회인 야구리그 4강인만큼 다듬어야 할 부분이 적지만은 않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모니터만 붙잡고 심사 업무를 해야 하는 심사관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있을 때가 많다. 특히, 심사처리 기간 단축과 최고 수준의 심사결과를 제공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은 이들에게 만성 스트레스의 원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그라운드에서 뒹구는 것은 평소 심사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의 유일한 분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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