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쟁청 서예반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허종행, 박용기, 박관수, 김계식, 최장락, 유재걸씨. |
“멀고 먼 서법의 길, 가도 가도 끝없어라, 지름길 따로 없어, 한 골로만 모는 채찍, 외로운 발자국마다, 내모습이 찍힌다.”
한글 서예 중에서 궁체의 독보적인 존재인 꽃뜰(하정 이미경)의 시조 서업의 길 전문으로, 자기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서예의 뜻을 잘 표현한 글이다.
좋은 글자를 쓰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과 몸을 단정히 가다듬고, 좋은 작품을 쓰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끊임없이 전력투구하는 열정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때문에 매주 화요일만 되면 대전청사 1동 18층 대회의실은 그윽한 묵향 (墨香) 속에서 우리 선조들의 얼이 담긴 시조나 시를 붓글씨로 정성스럽게 옮겨 적는 정겨운 광경이 연출된다. 붓글씨를 통해서나마 조상의 숨결을 느껴 보려는 문화재청 서예회 동호회원들의 모습이그렇다.
지난 2000년 3월 결성된 서예회는 조용곤 회장을 중심으로 11명의 정예회원들만이 일당백으로 동호회를 지키고 있는 단촐한 모임이다.
조용곤 회장은 “우리 서예회는 시작부터 좋은 선생님을 모시고 공부할 수 있는 특혜 아닌 특혜를 누리고 있다”며 “서예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어려서부터 한문을 익혀 조예가 깊은 학정 조사형 선생님이 맡고 있다”고 자랑했다.
유재걸 총무는 “서예를 하는 동안 정신을 집중하므로 일종의 정신수양이 되는 것 같다”며 “마음이 안정되고 잡념이 생기지 않아서 좋다”고 서예 학습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회원들은 서예를 하다보면 정서적으로 편안해지고, 붓을 들면 옛 조상들의 풍류가락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서예는 우선 기본획을 공부하는데 보통 3개월에서 6개월정도가 소요되며 획을 마친 후 기본서체라고 할 수 있는 해서(일반적으로 구성궁예천명(체))를 1년~2년 정도 공부해야 하는 오랜 노력을 요한다.
기본 획 공부가 끝나면 ‘획걸이’라는 것을 하는데 바쁜 생활속에서도 서예에 무난히 입문한 것을 축하하고 향후 발전을 기원하며 회원간의 친목도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문화재청 서예회는 2002년부터 각종 서예대전에 출품하여 대한민국서예대전에서 입선, 대전시서예대전 특선 등 10여회에 걸쳐 입선을 차지했다.
서예는 자체가 자극적인 기쁨이나 희열을 주는 것이 아니므로 때로는 지루하고 재미없어 흥미를 잃는 수가 많다. 이로인해 서예회는 꾸준한 노력으로 실력을 다져, 회원들의 작품을 외부에 당당하게 전시하는 것을 최대의 목표로 삼고 오늘도 한획을 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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