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표 대전시교육감 |
8년간의 임기동안 비교적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평가받는 홍성표 교육감을 만나 최근 일고 있는 수능 부정 사건과 관련한 교육감의 의견과 대전 교육전반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최근 수능 부정사건으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교육계의 수장으로서 이 문제를 어떻게 보는가.
▲처음 부정행위 소식을 들었을 때 무척 당혹스럽고 무한한 책임감을 느꼈다. 지나친 온정주의와 책임의식의 부재에서 이러한 문제가 왔다고 본다.
교육계에 쏟아지는 비난과 비판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에 앞서 원칙을 중시하고 양심을 지키는 교육에 모두가 얼마나 힘을 기울였는지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본다.
-다음달 15일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대전 교육의 수장으로서 임기중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질높은 수업과 학생들의 창의력 신장에 가장 중점을 뒀다.
우선적으로는 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하도록 교육현장의 변화에 힘을 기울였다. 교실환경이 변할수 있도록 교수학습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컴퓨터, ICT활용, 프로젝트 빔 등과 같은 시설에도 많은 투자를 기울이도록 했다.
사회는 갈수록 수평적 사회가 돼가고 있는데 교사들의 사고가 수직적으로 고착화 되면 변화하는 사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칠수 없다.
이 같은 교실 수업의 질적 제고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아이들이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궁극적으로는 창의력을 높일수 있도록 했다.
-임기중 노력한 일들에 대한 본인의 평가는 어떠한가. 얼마만큼의 효과를 거뒀다고 보는가.
▲각종 대회에서 입상한 성적을 보면 그렇게 헛되지 않았다고 보지만 교육은 단편적인 시각에서 보거나 단기적으로 볼 문제는 아니다. 얼마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수 있는 계획을 갖고 있는지, 그러한 계획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수행할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 질높은 수업이라고 했다. 대전교육의 질적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수행자 입장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초, 중, 고교 학생들의 진학률이나 학력평가 등의 성적을 보면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은 사실이다. 어느정도 결실을 맺어 가고 있지 않은가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교육계 수장으로서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이었나.
▲교육 내적으로는 관행을 깨뜨리는 것, 교육 외적으로는 교육이 표면적인 내용만으로 매도당하는 것이다.
공교육의 부실이나 공교육이 무너졌다고 언론에서 크게 보도하지만 사실 공교육이 부실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교육을 하지 않을 뿐이다.
최근 들어서는 가정에서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부모가 교사를 신뢰하지 않는데 학생이 교사에 대한 존경심을 가질수는 없다.
이와 함께 교사들도 단순히 직업 이상의 사명감이 필요한데 개인주의·이기주의가 만연하면서 이점이 매우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관행을 깨뜨리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교육감으로 재임하면서 교사들에게 가장 아쉬웠던 것은.
▲굳이 대전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지만 교사사회에도 개인주의 성향이 확산돼 가고 있는 것이 아쉽다. 교사는 무엇보다 사명감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본다.
일본이나 미국의 경우 교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학생을 가르치는 것 이외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 근무 시간외 업무를 잡무로 보며 꺼리는게 아쉽다. 주말이나 휴일에 행해지는 각종 특기적성 교육에 교사가 없어 시행하지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교사들의 사생활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더 많은 사명감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대전교육의 개선점이 있다면.
▲‘교육우선’이라는 말은 항상 하지만 실제 행정에서는 교육이 경제 논리 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일례로 ‘학교 용지 확보’의 경우 지역의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를 짓는 일인데 주변 상권이나 아파트, 경제적 가치 등에 의해 용지 확보가 어려울 때가 다분하다.
학교를 짓는 일이 왜 시위의 대상이 돼야 하나? 지역사회내에서 교육이 ‘인재 육성’이라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오늘 20일 대전시교육감 선거가 있다. 9명의 후보자가 시작전부터 과열 양상을 보인다는 지적이 있을 만큼 열기가 뜨겁다.
▲공정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난 7월에 이미 대전시교육감선거 공명선거 추진센터를 만들어 교육청 자체적으로 공직자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없도록 지침을 마련했다. 교육계의 수장을 뽑는 자리인 만큼 도덕성과 자질 등이 모두 검증돼야 하지 않겠는가.
9명의 후보자들의 인격과 학교 운영위원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
-지난해 대전외고 이전 문제로 한차례 몸살을 앓았다. 임기중 학부모들과 가장 큰 마찰을 빚었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봉합이 됐다고 보는가.
▲대전외고 이전 문제는 단순히 한 학교의 이전문제가 아니었다. 전민동 지역은 이미 학생이 포화 상태였기 때문에 인문계고가 필요했고 특수 목적고인 대전외고의 입지도 전민동 보다는 여러 지역의 학생이 통학할수 있는 게 더 좋다고 봤다.
대전외고는 대전외고 졸업생이나 재학생, 학부모의 것이 아니라 대전시민의 것이 아닌가. 내동으로 이전한 후 학교 시설도 훨씬 현대적으로 바뀌었고, 학생들도 어느정도 적응이 돼 지금은 모두 해소되지 않았나 본다.
-퇴임후 계획은.
▲다시 강단에 서거나 체육계에서 내가 할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앞으로 한달여가 남았지만 처음 취임했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퇴임후 계획은 퇴임후에 세워도 늦지 않다고 본다.
약력
▲1958~1961 대전사범학교 졸업▲1968~1972 단국대 졸업(체육학 전공)▲1972~1974 중앙대 대학원 졸업(체육학 석사)▲1987~1991 한양대 대학원 박사(이학박사)▲1976~2001 충남대 조교, 전임강사, 조교수, 교수▲1991~1993 체육과학연구소 소장▲1995~1996 충남대 학생처장 ▲1995~1997 대전시 교육위원 ▲1997~2001 제3대 대전시 교육감 ▲1998~2000 한국체육교육학회 회장▲2001.1.~ 제 4대 대전시 교육감 , 전국시·도 교육감 협의회장 ,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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