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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를 해본 사람들은 물고기를 낚을 때의 ‘손맛’을 잊지 못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 손맛은 낚시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카메라의 셔터를 누를 때 느껴지는 긴장감과 경쾌한 ‘찰칵’ 소리는 언제나 사진 찍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 매력 때문에 카메라와 사랑에 빠진 이들이 바로 통계청 사진동호회 ‘열린눈’ 사람들이다.
97년 결성된 ‘열린눈’은 17명(본청 14명, 지방 3명)의 회원으로 똘똘 뭉쳤다.
“단출한 동호회지만 사진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타 동호회에 뒤지지 않아요. 우리는 뛰어난 기량과 심미안을 가진 프로는 아니지만, 사진 찍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순수 아마추어들입니다.” 동호회 여총무를 맡고 있는 남영희(공보팀)씨의 설명이다.
‘열린눈’은 지난 9월 1일 통계의 날을 맞이해 정부대전청사 중앙홀에서 사진전을 개최했다.
20점의 사진을 선정해 전시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 요란한 홍보 없는 조촐한 전시회지만 한 해 동안 무거운 카메라와 씨름하며 건진 소중한 수확물이기에 매년 통계의 날 기념식에 빠질 수 없는 행사가 되었다.
두 달에 한 번꼴로 나가는 단체 출사는 청사가 대전으로 내려온 후 더 여유로워졌다.
종종 지방사무소나 출장소의 회원까지 합류하여 전국의 점찍어 놓은 장소를 돌아다니는데 대전이라는 지리적 여건상 부담이 덜하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고, 가까운 곳에도 렌즈를 들이대면 얼마든지 멋진 그림이 되는 장소가 많기 때문이다.
“낚시만큼이나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것이 사진입니다. 마음에 드는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서 잠 못 자고 새벽에 산을 올라야 할 때도 있고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고도 허탕 칠 때가 훨씬 더 많은 것이 사진이지요.”
동호회 남총무 전준우 씨(전산개발과)는 “그럼에도 카메라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좋은 사진을 건졌을 때 느끼는 희열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종종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을 만큼 실력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외부 사진대회에 출품을 한 적은 거의 없다니 의아하다.
하지만 “사진을 전문가만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탈피하자”는 것이 회원들이 입을 모아 주장하는 사진 철학.
세련된 기법을 사용할 줄 아는 것보다 찍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즐거운 사진이 정말 좋은 사진이라는 것. 이들에게 사진은 ‘취미’로 즐기기 위한것 그 이상은 아니다.
내년부터는 누구나가 편안하게 사진을 접하고 카메라와 친숙해지는 동호회로 거듭나기 위해 젊은 피를 수혈 중이다.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동명국장(통계정보국장)은 “고가의 장비가 부담되는 것이 사실인 수동카메라는 일반인들이 거리감을 느끼기 마련이지만, 근래 들어 유행하는 디지털카메라는 쉽고 친숙하다는 점에서 그 범위를 넓혀갈 예정이다”면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동카메라 하나만 들고 와도 환영한다” 고 밝혔다.
한편 정부대전청사 3동 10층 여직원 휴게실에는 ‘열린눈’ 회원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어느 때라도 감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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