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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달린다. 42.195㎞로 압축된 인생길.” 달리기는 사색의 시간을 동반한다.
특히, 가을 가로수 잎이 노랗게 물들 때 발길 닿는 대로 뛰노라면 어김없이 모두가 시인이요, 철학자의 모습이다.
66명 회원 모두가 사색가를 자청하는 조달청 마라톤동호회 ‘런앤조이’. 지난 2001년 동호회 결성 당시 17명에 불과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 꼭 4배가 늘어난 66명의 러너들이 이틀에 한번꼴로 정기적인 달리기 모임을 갖고 있다. 그리고 월 1회 이상 전국대회에 참가, 달리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 2000년 10월 독일 외무장관 요슈카 피셔가 한국을 방문했다. 공식일정 사이에 마라톤을 했고 그의 에세이‘나는 달린다’의 전파로 일반인들에게도 달리기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즈음 조달청에서도 개별적으로 조깅을 해오던 직원들이 2001년 9월 금산인삼축제와 더불어 개최한 금산하프마라톤대회에 참가했고, 대회에 출전한 몇몇 직원들이 동호회 결성에 대한 생각을 내비쳐 그해 11월 인천지방조달청 강병태 청장(당시 시설국장)을 초대회장으로 하여 동호회 결성에 이른 것이다.
그동안 지속적인 훈련과 꾸준한 대회 참가로 풀코스에 도전하는 회원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이들은 동호회 결성 이듬해인 2002년 3월 서울동아국제마라톤대회와 4월 전주~군산국제마라톤대회에서 완주의 짜릿함을 온몸으로 느끼기도 했다. 이어 같은해 10월에 열린 춘천마라톤대회에서는 단체참가팀 255팀중 53위(3시간 56분 11초)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는 등 괄목할만한 실력을 검증받았다.
뿐만아니라 최근 2004 춘천마라톤대회에선 17명의 선수가 참가, 모두가 제한시간 내에 완주하는 등 마니아층이 날로 두터워지고 있다.
조달청 런앤조이에는 몇 명의 프로급 회원들이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파견 근무 중인 변희석구매관, 제주지방청의 양희민씨, 조우회 박길자씨 등.
이들은 런앤조이의 간판스타로 가히 ‘철인’이라해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다. 특히 박길자씨는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트라이애슬론대회에 출전해 늘 상위권 입상을 하고 있다.
서울마라톤클럽 홍보이사이자 ‘달리기 중독자’로 불리는 선주성(요슈카 피셔의 ‘나는 달린다’의 역자)씨가 책 머리말에서 술, 시간부족, 업무 등을 핑계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당신이 독일 외무장관보다 더 바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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