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학 부국장 |
한국은행 금융경제 연구원도 잠재성장률이 앞으로 10년간 최악의 경우 3%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분석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경제의 불안요인을 잘 관리하면 5%대의 잠재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곁들였습니다. 어쨌거나 지금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해선 모든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이 일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잠재성장률이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노동과 자본등 모든 생산요소를 사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최대성장률을 말합니다. 최근들어서는 물가상승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지난 87년의 8%대를 정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우리처럼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잠재성장률이 하락했지만 우리처럼 국민소득이 1만달러가 되기도 전에 하락하지는 않았습니다. 선진국들은 지난 70~80년대에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 이후 2만달러에 도달할 대까지 평균 9.2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95년에 1만달러를 달성한 이후 9년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그 만큼의 소득창출이 어렵기 때문인 것입니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것은 성장엔진을 찾지 못하고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경제는 그간 노동과 자본 투입으로 고도성장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성장의 패턴이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자본의 투자가 크게 늘지 않고 노동인구와 노동시간도 늘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이는 우리 경제가 기술혁신과 생산의 효율성에 맞춘 양적위주에서 질적위주의 성장이 필요한 것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실패할 때는 우리경제는 머지 않아 저성장률의 함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장기 침체의 늪에서 허덕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웃 일본은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서 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60년대에 연 6~8%의 성장을 거듭하던 일본은 70년 오일 쇼크를 겪으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중단했습니다. 90년대에 들어서는 특히 투자에 게을리한 채 국민과 기업 모두가 나서 주식과 부동산투자에 열을 올리면서 거품이 형성되며 숱한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이 결과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1%대로 떨어지면서 10년간의 장기불황을 겪은 것 입니다. 우리경제는 지금 ▲내수침체와 수출신장세 둔화 ▲미래신산업 결여 ▲낮은 고용률 ▲고비용 ▲양극화 ▲고령화 ▲사회적 갈등의 구조적 어려움을 안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미래의 성장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결국 기업의 설비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 되어야 합니다. 투자가 늘어나야만 고용도 확대되고 소득도 창출되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생산설비와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는 물론 기술개발과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사실상 수년째 설비투자와 기술개발 투자에 소극적 입니다.
새 기술과 새 장비 없이는 튼튼한 성장기반을 다질 수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명심해야 할 일입니다. 이와함께 정부의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일도 시급합니다. 무엇보다 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지금의 현안들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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