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한국 우주인’ 양성…우주개발 진두지휘

  • 승인 2004-10-29 00:00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로켓이야기 집필 ‘글쓰는 기관장’ 다목적 실용위성 내년 발사 목표
러시아와 협력 통해 개발 탄력 대덕R&D특구는 ‘신성장’ 동력



연구현장의 과학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글 쓰는 기관장’으로 정평이 나 있는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채 원장은 우리나라 항공우주 산업의 발전을 위해 젊음을 연구현장에 바쳤으며 이제는 국내 최대 항공우주 국책연구소의 기관장으로서 ‘한국인 우주인 양성’ 등 우리나라 우주개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오는 30일 ‘항공의 날’을 앞두고 그를 만나 한국인 우주인 탄생의 의미, 역점 우주개발 사업, 대덕단지가 추구해야 할 이상향 등을 들어봤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과거에 집필했던 저서에 대한 발언이 나올 정도로 평소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집필했던 분야와 목적을 설명해 주시죠.

▲로켓을 연구해 온 과학자로서 제 연구 분야에 대한 자료와 지식을 정리하여 다른 분들,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도움을 주고자 시작했던 작업이 책으로 나오게 되었고 여기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습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 계기는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과학에 대해 그 동안의 실험과 연구를 통해 얻은 자료와 지식을 바탕으로 청소년은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과학을 보다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제 글에는 로켓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로켓에 대한 자료를 통해 과거 선조들의 뛰어난 과학기술 수준을 다시금 알리는 동시에 국민적 자긍심을 일깨워 미래 우리나라 과학의 앞날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집필을 해 왔습니다.



-내년 5월이면 유사이래 최초의 한국인 우주인 후보자가 가려지는 데 이는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과정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우리나라, 러시아 정부와 과학기술부와 민간 컨소시엄(TV 방송사와 산업체) 공동으로 추진 중인 한국 우주인 양성계획은 현재, 우주인 선발을 위한 기획단계로 4차(1차 서류전형, 2차 일반신검, 3차 정밀신검과 면접, 4차 우주적성검사)에 걸친 선발과정을 통해 올해 안으로 2~3명의 우주인을 선발하게 됩니다.

선발된 우주인은 오는 2007년 최종 선발을 통해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 러시아 모듈에 탑승, 국내 개발된 소규모 실험 장비와 러시아 모듈의 기존 실험 장비를 활용한 우주실험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우주인 선발은 우리 학생들에게 과학과 우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심어줄 것입니다. 또 우주공간에서 수행하게 되는 과학적 실험의 결과 역시 과학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와 함께 우주선발 과정 자체도 하나의 기술이자 노하우입니다.

우주인 선발과정에서 경험하게 되는 우주과학과 우주기술과 의학적 지식 등은 관련 산업의 발전에 크게 도움을 줄 것이며 미래 제2의 우주인 양성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업이 우리나라의 자긍심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점 입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우주개발에 대한 각 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데 앞으로 항우연이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우주개발 사업을 소개해 주시죠.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지난 1996년 수립됐으며 2000년에 수정된 국가우주개발중장기계획에 맞춰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정부의‘선택과 집중’원칙에 따라, 현재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프로그램은 심 우주나 순수 과학목적 목적보다는 실용적인 목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위성체는 저궤도 중심의 관측위성과 정지궤도용 통신해양기상위성으로, 우주로켓의 경우 저궤도용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유인우주활동 분야는 기술과 연구개발자금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국제협력을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은 오는 2005년 발사를 목표로 하는 다목적실용위성 2호 개발입니다.
다목적실용위성 2호는 해상도 1m의 지구관측위성입니다. 현재 운용 중에 있는 다목적실용위성의 해상도 6.6m에 비하면, 정밀도가 높은 고품질 첨단위성입니다.

우주로켓분야에서는 100kg급 과학기술위성2호를 자력 발사할 수 있는 우주로켓(KSLV-1)을 2007년을 목표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또 우주로켓을 우리나라에서 발사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우주발사장인 우주센터가 필요합니다. 현재 2007년 과학기술위성 2호 발사에 맞추기 위해 현재 전남 고흥의 외나로도에 우주센터를 건설 중에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는 중국의 유인우주비행 성공을 보고 크게 놀란 적이 있습니다. 중국의 유인우주비행 성공이 중국 국민들에게 안겨 준 국민적 자긍심은 경제적 가치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닐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세계 13번째의 우주센터 보유는 우리 국민들의 우주개발에 자긍심을 이끌어내는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러시아와의 우주로켓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에 한 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앞으로 로켓개발에 미칠 영향과 전망은 무엇입니까.

▲우선 러시아와의 우주로켓 협력사업의 가시적인 성과로 지난 9월 21일 한·러정상회담 기간 중 정부간 체결한 우주기술협력협정(IGA)을 들 수 있습니다.

IGA는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도모하기 위한 한·러 정부간 협력 협정으로 우주분야에서의 양국간 우호협력 및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협정 체결이 필요했던 이유는 우주로켓은 국제적인 기술이전 및 협력이 엄격히 통제되므로 정부간 상호협력 보장 및 보증이 절실히 요구됐기 때문입니다.

IGA는 한·러간의 우주분야 협력을 정부 차원에서 상호 보장하며 우주 개발에 대한 양국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양국의 우주기술협력은 전적으로 평화적 목적으로만 수행하며, 기술협력 결과가 상대국의 동의 없이 제3국으로 이전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러시아와의 우주기술협력을 시발점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개발국과 함께 우주개발에 본격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을 선언, 우주분야에서의 양국 간 우호협력 및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기반 조성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국가 R&D 과제 수행 중에 연구원들의 사고가 발생하는 데 일선 연구자들의 안전과 보상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여론인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하신 지요.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풍동실험실 폭발사고, 올해 8월 보라호 항공기 추락사고 등 최근 항공우주 연구개발 관련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지원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실험·시험 중의 사고에 대비한 예방안전, 피해완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발생된 인명사고와 관련하여 순직한 연구자들이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에 비추어 합당한 예우와 지원을 받도록 R&D 연구사업의 보상체계를 출연기관 뿐만 아니라 국가차원에서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같은 의미에서 최근 대학과 연구소 등 연구기관의 실험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토록 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안’이 최근 국회에 제출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덕연구단지를 세계적 연구개발 메카로 육성하기 위한 대덕 R&D특구 특별법 제정이 정치적 논리에 따라 다소 주춤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덕단지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데 국책연구소 기관장으로서 대덕단지가 추구해야 할 이상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요.

▲올해로 대덕연구단지설립 3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대덕연구단지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메카로서, 전전자교환기,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등 전자통신기술, 기계소재부품기술, 화학, 생명공학, 항공우주 등 많은 분야의 기술을 선도해 왔으며, 연구단지를 통해 파급된 기술과 배출된 연구개발 및 기술인력은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R&D 특구법은 그동안 구축된 대덕연구단지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연구개발 혁신과 기술의 상업화를 촉진하여 세계적 혁신 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한 특별법입니다.

즉,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요소투입형 발전전략’에서 ‘혁신주도형 발전전략’으로 전환해야 하고, 그 선도적 역할을 대덕연구단지가 주도하도록 적극 지원 육성한다는 것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의 장으로서 그동안의 성과에 대해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첨단 기술산업의 산업화, 상업화의 가시적 성과를 높이기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신성장동력기지’가 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약력

▲1951년 11월 1일 출생 ▲1975년 경희대 물리학과 졸업 ▲1987년 미시시피 주립대 항공우주공학 박사 취득 ▲1987년 미국 항공우주국 루이스(Lowis) 연구소 방문교수 ▲1994년 대통령 표창 ▲1998년 우주기반기술연구부장 겸 과학로켓개발사업단장 ▲2000KSR-Ⅲ사업단장 겸 우주추진연구그룹장 ▲2002년 우주발사체구부 책임연구원 ▲로켓이야기 등 저서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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