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학 부국장 |
하지만 이제 우리경제는 고성장 시대를 마감하고 저성장 시대로 돌입하고 있습니다. 저성장시대에는 도리없이 실업문제가 대두됩니다. 성장이 낮으니 일자리 창출이 그 만큼 어려워지는 것이지요. 특히 우리 경제의 산업구조는 노동집약적에서 기술집약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다시말하면 종전에는 100을 창출하기 위해 열사람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두세사람으로 가능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당연히 청년들은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청년들의 일자리 잡기가 이처럼 어려워지면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 나가는 젊은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명 ‘프리터족’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신조어는 일본에서 유래한 것으로 프리(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쳐 프리터(freeter)라고 부릅니다. 청년들이 생계유지를위해 잠시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유스러운 실업상태로 남는다 해서 붙여졌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10여년간의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갖지못해 수백만명의 프리터들이 양산됐습니다.
한때 일본에서는 조직생활을 거부하고 번만큼 쓰고 쓸만큼 벌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젊은 자유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프리터족이 포장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하고싶은 일을 하기 위해 당당히 조직생활을 그만두거나 애초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대학진학도 미루고 자신의 꿈과 도전의식으로 성공을 위해 달리는 젊은이들로 미화되기도 합니다. 조직사회에 얽매인 기성세대와는 달리 자유분방한 현대 정보화 사회의 과도기적 문화현상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프리터는 유행이 아닌 현상이란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프리터는 청년실업의 부산물은 될 수 있어도 미화되어 청년실업 탈출구가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프리터족이 늘어나게 되면 세수가 감소하고 연금미납문제가 발생하는 등 경제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양산하게 됩니다. 특히 경기불황으로 젊은이들의 직장난이 지속되면서 이같은 프리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청년실업은 자칫 영구실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정부도 이같은 청년실업의 경제 사회적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해 올해 5400억원을 들여 실업해소에 발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대기업들로 하여금 신규사원 채용을 크게 늘릴 수 있도록 유도하고 공무원과 국영기업체 직원, 군하사관등도 증원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을 지속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을 육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50만 청년실업이 해소될 수는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청년들의 직업관이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대기업만 고집하거나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려 허송세월 하는 것 보다는 취업희망 분야의 중소기업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다양한 정보화 국제화 능력향상에 힘을 쏟아 우리나라 보다도 성장여력이 큰 다른 나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저성장 시대를 살아나가는 삶의 지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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