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복어의 연구에 집중하는 것은 복어가 인간 게놈의 요약판이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복어 유전자의 90%는 인간의 것과 동일하다.
다만 복어의 게놈이 유전자로만 구성된 데 비해, 인간의 게놈에는 같은 염기서열이 반복되어 아무런 기능을 갖고 있지 않은 이른바 ‘쓰레기 DNA’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게놈의 양이 10배 가까이 차이가 날 뿐이다.
과학자들은 일단 인간의 게놈 염기서열을 모두 해독하기는 했지만 어느 부위가 유전자나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부분인지, 아니면 쓰레기 DNA인지는 확실히 알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복어의 게놈을 인간 게놈과 비교하면 이 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복어의 게놈 해독은 신약 개발의 단서도 제공한다. 복어 한 마리는 보통 어른 33명을 죽일 수 있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독을 갖고 있다. 테트로도톡신은 신경신호 전달 물질인 나트륨이온의 이동을 막아 사지를 마비시킨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복어의 강력한 독을 통증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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