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철 소금굽는 사람들 대표이사

신세철 소금굽는 사람들 대표이사

웰빙소금 ‘자염’에 태안전통 그대로

  • 승인 2004-09-17 00:00
  • 태안=김준환 기자태안=김준환 기자
▲  신세철 소금굽는 사람들 대표이사
▲ 신세철 소금굽는 사람들 대표이사
50여년만에 ‘전통방식’ 재현 성공 충치예방·피부병 효능 ‘인기만점’
청정갯벌과 바닷물로 만들어 염도 낮고 깨끗한 뒷맛 ‘매력’


태안문화원과 신세철, 정낙추씨 등 향토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이 지난 2001년 5월 태안군 근흥면 마금2리 낭금마을 갯벌에서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온 전통방식의 소금인 자염(煮鹽)을 50여년 만에 재현에 성공했다.

우리가 현재 흔히 볼 수 있는 염전에서 생산되는 천일염과는 달리 자염은 햇볕에 말린 갯벌의 흙을 깨끗한 바닷물로 걸러 염도를 높인 뒤 가마에 끓여 만드는 전통방식의 소금이다.

특히 전통 소금인 자염은 10∼13%의 간수를 끓여 만들기 때문에 염도가 낮고 갯벌흙에 함유된 천연 미네랄과 유기물이 그대로 살아 있어 쓴 맛이 거의 없으며 충치예방과 피부병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인들의 화두로 떠오른 웰빙시대의 인기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태안반도의 청정해역 갯벌과 바닷물로 전통자염을 생산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 ‘소금 굽는사람들’의 신세철 대표이사를 만나 태안자염에 대해 알아본다.

-자염(煮鹽)은 무엇입니까?

▲끓일(불땔)자(煮), 소금염(鹽)으로 말뜻 그대로 바닷물을 끓여 염도를 높여 만든 소금을 의미합니다.
자염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만들어 먹던 전통소금이었으나 일제강점기 일본인에 의해 보급된 천일염에 밀려 잊혀진 우리의 전통소금입니다.

말린 갯벌흙을 깨끗한 바닷물로 걸러서 10시간동안 은근한 불로 끓여 만드는 자염은 입자가 고우며 염도가 낮은 순한 소금으로 끓이는 동안 거품(불순물)을 걷어내기 때문에 쓴맛과 떫은 맛이 전혀 없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소금입니다.



-태안자염의 역사와 전통에 대해 아는 대로 설명해 주시지요.

▲조선 인조 16년에 간행된 비변사등록 이라는 문헌의 어염(魚鹽) 서태절목편을 보면 충청도는 전국 소금생산량의 12%를 생산했는데 이중에 58%가 태안지방에서 생산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태안지방은 자염생산이 활발한 것은 리아스식 긴 해안선을 잘 발달된 갯벌과 기후 조건 등 자연적인 조건이 자염을 생산하는데 매우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태안지방의 기후는 전형적으로 봄·가을에 강수량이 적고 북서풍이 불어 건조하기 때문에 자염의 품질과 생산량이 월등히 높았습니다.

또 땔감으로 쓰이는 소나무가 풍부한 것도 자염을 생산하는 데 한몫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염은 해상을 통해 조선시대 대표적인 물산지인 강경포구로 팔려나갔는데 오늘날 강경의 젓갈이 유명한 것도 좋은 소금, 즉 자염과 무관하지 않은 염장문화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때 태안군내 200여곳 이상에서 번성했던 자염의 명맥이 끊긴 이유는 무엇이지요.

▲자염의 명맥이 끊어진 것은 1950년대 전후로 천일염이 널리 보급된 일제 강점기에도 소금의 품질로 경쟁하며 꾸준히 생산되던 자염이 자취를 감추게 된 이유는 천일염에 비해 비싼 가격과 자염터 대부분이 식량생산을 위해 대규모 간척사업과 손쉽게 대량생산이 가능한 천일염 생산을 위한 염판(소금을 생산하기 위한 곳)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고유한 우리의 음식문화를 이끌어온 자염생산을 재현, 이를 ‘태안자염’으로 상품화한 동기는.

▲지난 1996년으로 기억되는데 태안군 남면 신장리에 신월 향토유물관을 개관하면서 이곳에 태안지역의 전통 생활문화를 담은 자료와 유물들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이때 우리지역에서 번성됐던 고유한 전통방식으로 생산됐던 자염생산 모형도를 만들기 위해 자염에 관련된 사진이나 자료를 모으기 위해 태안군내를 돌며 알아봤으나 이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때 향토문화에 관심이 있어 평소 알고 지내던 정낙추씨(현 소금 굽는 사람들 상임이사) 등과 함께 우리지역의 전통 소금인 자염을 재현하자는 생각을 했지요.

자염생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승정원일기와 서산읍지인 ‘호산록(湖山錄)’(조선조 광해군때 한여현 저술) 등 옛 문헌에서 자염에 대한 내용을 찾고 우리 고장에서 자염을 생산했던 어르신들을 찾아 뵙고 자문을 구하고 고증을 얻어 2000년부터 10여번의 실패를 겪은 후 2001년 5월에 재현에 성공했지요.

이처럼 힘들게 재현에 성공한 우리의 전통 소금인 자염을 그냥 재현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지역에서 전통생활문화를 연구하는 이들과 함께 영농조합법인 `소금 굽는 사람들’을 설립하고 ‘태안 자염’이라는 이름으로 특허 및 상표출원에 이어 2002년 9월부터 시판에 들어갔습니다.

또 충청남도 우수관광상품 공모전 은상 수상, 2004년 충청남도 지사 품질추천 농특산물에 지정됐고 한겨레 초록마을과 서울시 양재동에 있는 농협하나로마트, 소금 굽는 사람들 홈페이지(http://www.saltpeople.com)를 통해 우편주문 판매도 하고 있습니다.



-태안자염의 특징에 대해 설명해 주시지요.

▲청정한 태안해안의 갯벌과 바닷물에서 만들어 지는 태안자염의 염도는 80∼85%입니다. 염도가 낮은 만큼 맛이 순하며 물에 잘 녹아 음식을 조리하는데 좋으며 입자는 분쇄하지 않아도 고우며 색깔은 흰 눈송이 같습니다.
또한 함수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 차례 정수를 하고 끓이는 공정에서 10시간 동안 거품을 건져냅니다.

이 거품은 석회질, 불용분등 불순물인데 이과정을 거치지 않은 소금은 쓴맛이 납니다. 태안자염은 칼슘과 마그네슘이 소금에 착염되지 않는 비중염도의 온도에서 소금을 건져 곧바로 탈수를 하기 때문에 쓴맛과 떫은 맛이 없습니다.

태안자염을 입안에 넣고 맛을 보면 뒷맛이 깨끗합니다. 소금 자체의 맛이 순수하기 때문에 음식 고유의 맛을 살려 줍니다.

특히 태안자염은 천일염보다 수용성 칼슘이 15배나 들어있는 칼슘덩어리 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만들던 전통방식에 특수 제조공정(특허출원)으로 수 차례 침적, 침전, 정수 분리 과정을 거쳐 맛과 성분은 옛 그대로 살리면서 불용분과 중금속을 제거한 위생적인 소금입니다.



-자염 생산량과 수익성은 어떻습니까.

▲현재 근흥면 마금리 낭금갯벌 주변에 작은 공장을 세워 이곳에서 1일 700∼800㎏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갯벌에 만든 통자락에서 거른 바닷물을 10여 시간을 끓이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자염을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량이 많지는 않지요.

지난해에는 2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어요. 하지만 원래 돈을 위해서 시작한 일이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복원 재생해 후손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전통방식으로 만들어 지고 있는 자염이 현대인들의 화두로 떠오른 웰빙시대를 맞아 더욱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어찌 보면 현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 아닌지요.

▲옛것을 익혀 새로운 도리를 찾아내는 것을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하지요.

이처럼 자염도 선조들의 수많은 경험과 주어진 자연환경을 속에서 발전해온 전통적인 소금생산 방식으로 깨끗한 바닷물을 갯벌흙을 투과하여 만든 자염의 성분을 분석해 보면 우리몸에 좋은 칼슘과 마그네슘, 게르마늄 등 각종 미네랄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 고유의 전통 조미료인 자염을 분석한 결과 몸에 좋은 것은 물론 아토피성 피부질환과 소화작용 등 약리효과도 과학적으로 증명돼 인기 웰빙식품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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