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수 신임 건양대 부총장 |
“대외협력 주력… 2학기엔 강의 계획도”
누구보다 촉망받는 행정관료였던 이명수(49) 전 충남도 행정부지사. 그가 건양대 부총장이라는 직함으로 ‘공인의 생활’을 잇는다. 지난 1월 말 4·15 총선을 앞두고 공직에서 물러난 뒤 8개월 남짓만의 일이다. 공직사퇴와 총선출마, 사학 부총장 취임 등 쉽지 만은 않았을 변신의 얘기들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별도의 취임식 없이 신임 부총장으로 업무를 시작한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근황과 부총장으로서의 다짐을 듣고 싶습니다.
▲20일 오후 1시 총장실에서 임명장을 전달 받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하고 본격적인 집무를 맡게 됩니다.
부총장으로의 계약기간은 2년이며 임기 동안은 그간의 행정과 정치경험 등을 바탕으로 대학의 대외협력 업무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또 부총장의 업무와 함께 2학기부터 경찰행정학과 전공과목 ‘지방행정론’을 일주일에 3시간씩 강의하기로 해 2학기 시작 전까지 업무파악과 강의 준비에 분주한 시간들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전 충남도 행정부지사로, 이제는 후학을 양성하는 교수로 사학의 부총장으로서 활동 영역이 다양해지고 있는데 각각의 자리의 특징과 공통되는 부분이 있는지요.
▲대학이나 행정기관은 업무 내용이 다를 수 있지만 영리추구를 위한 기관이 아니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더욱이 대학과 행정기관은 지역발전을 위해 무엇보다도 지역과 연계해야 하는 필수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부총장 역할은 ‘공인’으로의 역할의 연장선이 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공무원과 정치인 출신이 대학에서 활동하는 것이 특정 케이스가 되지 않기에 지방대학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와 대학이 연계할 수 있는 인물을 통해 발전을 추구해야 합니다.
-신임 부총장으로 대학에서 주된 활동 영역은 무엇이며 집중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부총장으로서 대학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행정과 정치경험을 바탕으로 대학과 지방, 자치단체, 정부를 연결하는 교량역할이 제 책임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지방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대학들은 발전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에 행정기관과 대학, 기업을 연계해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산·학·연 체제 구축에 집중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대학은 좋은 인재를 육성하고 이론적 연구 결과와 기술 등을 제공해야 할 것이며, 기업은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행정기관은 지역이 지닌 특성을 살려 대학과 기업, 지역을 잘 융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입니다.
또 신행정수도와 관련해 지역이 평생학습도시로 커나갈 수 있도록 대학의 참여를 높여 대학의 발전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현재 지방대학들이 수험생 부족과 수도권 역류 현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방대학이 살아남기 위한 나름대로 해법을 갖고 계신지요.
▲최근들어 지방대학들이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처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대학들이 백화점식의 운영을 통해 ‘질’보다는 ‘양’으로 대학을 키워나간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발전을 위한 총론만 있었지 강론은 없었다는 얘기 입니다.
지방대학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대학의 특성화를 살린 경쟁력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과 연관성을 살린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방법 등을 구체화 시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또 대학의 재정확충을 위해 기업과 동창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건전한 기부문화도 형성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최근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대학 경쟁력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건양대는 취업률 높은 대학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취업률 제고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개인견해가 있습니까.
▲젊은 대학 건양대가 짧은 시간에 많은 발전을 꾀할 수 있었던 것은 학생과 사회의 관심사에 귀를 기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졸업생들의 취업을 위해 학내에 마련돼 있는 취업매직센터 및 타대학과 차별화된 맞춤식 교육, 어학 실력 양성 프로그램 등 이런 모든 것들이 앞으로도 제대로 운영되고 재학생들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기업체들을 오가며 그들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파악해 재학생 양성 프로그램에 반영토록 할 것입니다.
-학자로서 남다른 교육철학을 갖고 계십니까.
▲건양대는 타 대학에 비해 인성교육을 중요시 하는 대학입니다. 저 역시도 학문적인 인재만을 육성하는 것은 대학교육의 본질을 벗어난 일이라 생각하기에 대학생활 동안 학생들에게 예절과 인성이 올바로 서는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교실에서는 학생들과 융화돼 서로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는 편안한 교수로 학문을 전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정리=박은희기자 사진=이중호 기자
-이명수 부총장은? 부지사 역임한 ‘行政 베테랑’
‘태풍 메기’가 몰고 온 비가 내리던 날 이명수 부총장을 만났다.
이 부총장은 행정관료 시절부터 ‘솔직함’이 무기였다. 의원들의 강한 질책이 있을 때면 잘못을 시인해 예공을 피할 수 있었다.
이 부총장은 총선에서의 패배가 결코 감당하기가 쉽지 만은 않은 일이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정치와의 연을 끊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에 충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중앙정부와 국회가 협조해 주지 않으면 정책수행에 한계가 있었던 행정관료의 위치. 그가 출사표를 던졌던 이유다. 이제 한 사학의 부총장으로 살림을 꾸려야 하는 그에게서 낮은 목소리지만 다부진 각오가 풍겼다.
좌우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고등학교 때에 ‘푸른 하늘을 보며 생각하자’ 였다고 말했다.
동안(童顔)인 그의 말과 행동에서는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다. 고교시절의 회상은 행정관료의 삶이 전부였던 그가 새로운 출발에 앞서 던지는 또 다른 ‘출사표’로 들렸다.
약력- ▲55년 아산生 ▲73년 대전고졸 ▲77년 성균관대 행정학과졸 ▲78년 22회 행시합격 ▲94년 청와대 행정관 ▲98년 충남도 정책기획정보실장 ▲99년 총리실 자치행정심의관 ▲2001~2004년1월 충남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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