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역사문화원 정덕기 초대원장

충청남도역사문화원 정덕기 초대원장

“백제사 연구 보존 중추기관 재탄생”

  • 승인 2004-07-02 00:00
  • 박은희 기자박은희 기자
▲  충청남도역사문화원 정덕기 초대원장
▲ 충청남도역사문화원 정덕기 초대원장
역사 자료·소장품 등 총 1만400여점 보관
전국 4번째 독립기관 출범… 발굴. 수집 역점
찾아가는 박물관. 도민 참여전시 기획 힘쓸터


지난 4월 1일 충청남도역사문화원은 충남발전연구원의 부설 연구소에서 독립 기관으로 거듭났다. 찬란한 백제문화의 연구와 보존 등의 중추기관으로 재탄생을 예견하고 있는 충남역사문화원 정덕기(68) 초대원장을 만나 문화원의 역할 등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정 원장은 인터뷰 내내 ‘찬란한 백제문화 보존의 가치는 후손들의 몫’임을 강조했다. 이는 문화를 지닌 민족의 밝은 미래에 대한 예견 섞인 표현이다. 찬란한 문화와 장엄한 역사를 지닌 우리 민족에게 정 원장은 우리 민족의 발전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과거는 미래를 보는 창이라는 것이 저의 소견입니다. 과거사의 규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선조의 문화를 되새겨 새로운 한국적 르네상스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충청남도역사문화원의 설립 취지는 무엇인가요.

▲충남도는 백제의 옛 왕도가 있었던 고장입니다. 단순히 패망한 나라로 인식되어 왔으나, 발굴조사와 연구가 진행되면서 찬란한 문화유산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충청남도는 조선시대에도 정치와 학문을 주도했던 기호학맥의 본산이었습니다. 꼿꼿한 선비정신이 살아 숨쉬었던 곳이지요.

그러한 바탕 위에서 국권을 잃는 시기에 우국지사들이 의연히 떨쳐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두가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자긍심을 가져야 할 대상들이며, 적극적으로 보면 문화의 세기를 맞이해 문화상품으로 개발하여야 할 자원들입니다.

이런 일들의 중심역할에 충남역사문화원이 앞장서고자 합니다. 최근까지는 여건이 허락되지 않아 충남발전연구원 부설 연구소로 남아있었지만 국립 공주박물관이 확장 이전하게 됨과 동시에 충남역사문화원은 서울, 경기, 경북에 이어 전국 4번째 독립기관으로 출범하게 됐습니다.



-충남역사문화원의 연구진 구성 및 설립재원은 어떻게 마련했는지요.

▲충남도와 공주시의 도움으로 건물과 부지를 마련하였고, 출연금과 보조금이 지원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아직까지 충남발전연구원 부설 충남역사문화연구소의 연구진을 그대로 인계한 형편입니다. 현재로서는 재원이나 연구인력 모두 부족한 형편이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므로 점차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직원 50여명이 상근하게 될 것이며 도시연구부, 전시유물부, 백제사 연구소, 문화재 센터 등으로 나뉘어 충남역사문화원을 운영해 갈 것입니다.



-현재 충남역사문화원이 추진 중인 주된 사업은 무엇입니까.

▲역사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백제사를 재조명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백제사연구실은 연차적으로 ‘백제문화대계’(가칭)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979년 간행된 바 있는 ‘충청남도지’를 재간행하기 위한 작업도 많은 연구자들을 통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2005년도 하반기에 개관을 예정하고 있는 충청남도 역사박물관을 위한 유물 수집 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는 매장문화재 발굴 부문에서는 이미 본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하며 발굴된 문화재에 대해서는 보존과 정비에 신중하고 있습니다.



-충남도 관련 역사문화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하는 데에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역사의 체계적인 집대성은 관련 자료의 수집과 정리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자료를 토대로 해 역사문화원이 주도적으로 연구를 주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가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제 첫걸음을 내디딘 상황에 불과하므로, 모두가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유물 구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 어렵고, 수집된 유물을 정리하고 보관할 장소와 시설도 아직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이며, 연구 인력도 모자랍니다.

사실 역사문화원이 출범하기 전에는 충남 관련 유물이 외부로 유출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역사문화원 출범을 접하면서 자료를 소장하고 계신 분들이 적극적인 협조와 공간 및 시설 확보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유물을 기증하거나 수탁하는 개인과 단체에는 그에 상응하는 예우도 해드릴 수 있으며 유물 구입도 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충남역사문화원의 향후 확장이전 및 충남도역사박물관 개관과 관련, 현 추진 내용은.

▲지난 6월 1일 공주시 소유인 전 국립공주박물관 부지를 인수받아 72억원을 들여 개·보수 공사를 끝낸 뒤 오는 10월께 유성에 있는 충남역사문화원 기획팀과 공주시 장기면 장암리에 있는 본원이 함께 옮겨 개원할 계획입니다.

이전이 완료되는 유물수집과 전시 계획 수립을 본격화할 예정이며, 내년 하반기에는 충남 역사박물관을 개관할 예정입니다.

현재 충남역사문화원은 충남도 역사자료 2400여점을 비롯해 개인소장품 8000여점 등을 보관하는 등 1만여점의 유물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출범하는 박물관으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충남역사문화원의 향후 운영방향에 대해. 문화원을 도민들에게 볼거리와 알거리 제공은 어떤 형태로 추진됩니까.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합니다. 문화 생산주체로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문화 수요자들을 찾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제공한다고 하기보다는, 서로 필요한 파트너로서 상호 작용을 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할 것입니다. 충남역사문화원의 운영은 학계 전문가는 물론, 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계신 향토연구자와 연계하여 공동 관심사를 도출하고 같이 행사를 개최할 것입니다.

박물관 운영에서도 공연 마당으로서의 박물관, 교육 및 답사 프로그램 등을 통한 도민과의 접촉, 그리고 적극적으로 현장을 찾아가는 박물관으로 운영하고, 공모전 등 도민이 직접 참여하는 전시를 기획하겠습니다.

연구 성과를 발간함에 있어서도, 학생·주부·관광객 등 다양한 독자층을 고려한 다변화를 모색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일련의 사업들이 추진될 때 자연스럽게 연구 센터로서의 위상이 구축될 것이라 믿습니다.



-충남역사문화원 초대 원장으로 취임한지 90여일이 지났습니다. 개인적으로 평가를 하신다면.

▲새로이 출범하는 입장에서, 조직·예산·공간 확보 등 기본 골격을 확정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힘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주변의 많은 관심 덕분에 큰 틀은 마련된 듯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면 충남역사문화원은 순조롭게 항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백제사의 집대성, 충남도지를 비롯한 연구성과의 축적, 유물 수집에 있어서 도민의 적극적인 관심, 그리고 나아가서 외부로 유출된 자료의 반환, 매장문화재의 발굴과 정리 및 보존대책의 마련 등등은 모두 앞으로의 과제들입니다.


글=박은희 기자. 사진=이중호 기자




약 력

<출생> 1936년 충북 옥천 출생

<학력> 대전중학교?대전고등학??졸업, 충남대학교 사학과 및 동 대학원 사학과 졸업, 경희대학교 대학원 사학과 졸업(문학박사),

<주요경력>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국사교관, 1969년 충남대학교 문리과대학 사학과 교수, 충남대학교 교무과장, 신문사 주간, 학생처장, 문과대학장 역임, 1993~1997년 충남대학교 총장, 전국대학총장협의회 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2001년 퇴직,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서울대학교 교환교수, 충남대학교 총동창회장, 2004년 4월 충청남도역사문화원 초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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