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지역의 산업관련 대출과 가계대출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경기침체속 제조업을 비롯한 지역 산업의 은행대출은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행정수도이전과 부동산 개발등의 호재로 가계대출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석유화학, 조립금속, 1차금속 등의 제조업대출은 급락하며 전체 산업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줄어드는 등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올 1/4분기까지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가 발표한 여수신동향에 따르면 매년 분기별 산업대출과 제조업대출의 증가폭은 감소한 반면 가계대출은 오히려 증가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축산업, 광업, 제조업, 건설업 등 산업대출은 2003년 1/4분기 7339억원 2/4분기 470억원, 3/4분기 2177억원, 4/4분기 1093억원으로 연간 1조6079억원이 대출돼 전년도 2조5005억원에 비해 42%수준에 머물렸다.
특히 산업분야 중 제조업대출은 2003년 1/4분기 444억원, 2/4분기 619억원, 3/4분기에는 -1693억원로 급락했으며 4/4분기 63억원을 기록, 연간 모두 33억원이 대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연간 제조업 대출액 1조836억원의 0.3%수준으로 연간 제조업 대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제조업대출의 급락은 산업분야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02년말 산업대출의 43%를 차지했던 제조업대출은 2003년도 1/4분기 13%로 하락했으며 2/4분기에는 21%로 다소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3/4분기에는 -55%로 추락했으며 4/4분기에는 1.8%증가에 그쳤다.
반면 가계대출은 2003년 1/4분기 2630억원, 2/4분기 6372억원, 3/4분기 5077억원, 4/4분기 4929억원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연간 1조6398억원의 대출이 발생, 2003년도 연간 산업대출액 1조6079억원 과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특히 2003년도 2/4분기에는 1/4분기에 비해 243% 증가했으며 매 분기 100%안팎의 증가를 기록해 행정수도 이전 효과를 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제조업대출과 가계대출의 양극화는 올해에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올 들어 지난 1~5월까지 대전·충남지역 은행들의 기업 대출 총금액은 6295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194억원의 56%로 하락, 제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있다. 기업대출이 대폭 감소한 것은 은행들이 3월 이후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출취급을 축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돼 앞으로도 기업들의 자금운용에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 올 들어 가계대출은 1~5월까지 모두 76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93억원에 비해 45% 증가했다.
시중은행관계자는 “2년 전 우량 대기업의 자금수요가 사라지면서 중소기업대출 확대에 경쟁적으로 나섰던 은행들이 경기침체로 중소기업들의 연체율이 높아지자 경쟁적으로 기존대출을 회수하고 신규대출을 억제하고 있어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같은 자금난 이외도 가뜩이나 불황에 시달리는 대다수 기업들이 최근 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채산성 하락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해 기업들의 자금난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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