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공주박물관 손명조 관장 박갑순 기자 |
63년 웅진백제 전시실서 ‘한눈에’ 시민참여 행사 다양 “문턱 낮출것”
‘새로운 시작과 새로운 변화’. 국립공주박물관이 30년 간의 중동 시대를 마감하고 웅진동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한다. 국민들에게 변화와 희망의 문화공간을 제공하면서 웅진백제문화 연구·보존의 중추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는 국립공주박물관 손명조(42) 관장을 만나 박물관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14일 문을 연 공주박물관의 새로워진 특징이라면 어떤 점인가요.
▲중동 시대는 공간이 협소해 박물관이라기보다 전시관 개념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웅진동에 자리잡은 새 박물관은 전체 면적2만1065평에 건물연면적 3581평(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중동 박물관보다 대지와 건물 면적 모두 다섯 배 이상 커졌습니다. 명실상부한 국립박물관으로서의 위상을 갖춘 것입니다.
박물관 내에 강당과 세미나실, 회의실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평생학습기관으로서의 활동이 가능합니다.
또 야외에도 전시장을 비롯해 공연장, 자연학습장, 연못, 휴게실 등이 마련돼 있으며 1층 전시실 출구 및 2층 전시실 입구에 휴식공간과 정보검색 코너가 설치돼 있어 관람 중에도 잠시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지요.
-타 박물관과 차별화 된 점이 있다면.
▲우선 전시실에 국내 박물관 사상 최초로 설치된 3D 입체 영상시설을 꼽을 수 있습니다. 무령왕릉 내부 구조, 지석, 정지산, 한성에서 웅진으로 등과 같은 전시유물과 관련된 다양한 영상패널을 설치, 관람객들에게 상영함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있지요.
또 국립공주박물관 영상안내, 정보검색대, 박물관 안내 시스템, 충남 역사지도와 유적 등을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각 전시실마다 어떤 전시품들이 있는가요.
▲1층에 위치한 제1전시실은 무령왕릉 출토 유물을 전시하는 한편 63년간의 웅진 백제 시대 출토 유물을 전시하는 웅진문화실인 제2전시실이 있습니다.
무령왕릉실에는 지석, 석수, 왕 관식, 왕비 관식, 신발 등 국보15점을 비롯해 모두 1000여점이 전시돼 있으며 왕과 왕비의 빈전으로 추정되는 정지산 유적 출토 유물이 관람객들에게 선보여지고 있습니다.
일부 관람객들은 복제품을 전시한 것으로 오해하는데 국보급 전시품 대다수가 진품이라는 사실입니다. 1500년 전에 만들어진 귀중한 유물들을 감상한다는 것은 정말로 황홀한 일 아닙니까.
웅진문화실에는 천안용원리 출토 검은 간토기, 계수호, 공주 수촌리 출토 닭모양 단지, 흑유 항아리 등을 비롯해 국보 제108호인 계유명천불비상, 국보 제247호인 금동관음보살입상 등 약 500여점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이밖에 오는 7월 18일까지 ‘우리 문화에 피어난 연꽃’이란 주제로 개관 특별전을 열고 있습니다.
연꽃전에는 금동대향로와 문화재 가치를 견주는 경주 황남대총 북분 출토 보물 제627호 은제잔과 국보123호인 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출토금제방형사리함, 녹유사리병, 보물 325호 송림사 오층전탑 출토 은제도금 관식 등 200여점의 문화재가 특별 전시되고 있습니다.
-보유 유물 가운데 특징적인 유물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우선 무령왕릉실에는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뒤꽂이, 석수, 은잔, 다리작명 팔찌 등이 눈여겨 볼만한 유물입니다.
또 웅진문화실에는 공주 수촌리 출토 닭모양 단지와 흑유항아리, 용원리 출토 용무늬고리자루칼, 연기 출토 계유명천비불상, 계유명아미타삼존불상, 미륵보살반가석상, 청양 본의리 출토 불상대좌 등이 있습니다.
-오늘날 박물관의 기능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단순한 전시기능이었지만 이제는 교육기능까지 포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관람객들에게 열린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박물관도 이용하는 관람객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평생학습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박물관은 전시돼 있는 유물을 ‘구경’하는 것이 아닌 보고 배우며 느끼고 우리 문화 유산에 대한 소중한 인식을 갖도록 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합니다.
-공주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은 어느 정도이며 주요 관람객층은.
▲중동 시대의 박물관의 경우 연간 40만∼50만명 정도의 관람객이 박물관을 찾았으나 웅진동 박물관의 경우 지난 14일 개관한 이후 16일까지 3일만에 1만3226명이 입장했습니다.
학생 단체관람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외국인 단체관람객들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또 주말에는 문화활동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주박물관은 어떤 기능에 충실하고자 하는가요.
▲평생학습을 실현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의 역할 수행에 중점을 두고 싶습니다.
특히 관람객들에게 보여지는 단순한 전시 기능에서 벗어나 평생교육 기관의 역할과 휴식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충족시키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각종 사회교육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통한 체험학습의 장으로 박물관 기능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주5일 근무제 실시 등 국민의 여가 활용 시간이 증대됨에 따라 전시기능, 휴식기능과 함께 열린 문화 공간으로 활용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입니다.
-유물의 보유 전시 기능 이외에 공주박물관이 추진중인 문화기능은.
▲두가지로 요약하면 먼저 학술적으로 백제학 연구의 중추 역할 강화이고 이어 각종 문화행사 및 사회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지역 중추 문화센터 기능 강화입니다.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우리문화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학생들의 눈 높이에 맞는 즐거운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우리문화 한아름 교실을 열 예정이며 방학기간 중에는 부모님과 함께 즐기며 배우는 박물관 교실도 개설할 방침입니다.
국내 유명 연구자들을 초빙해 질 높은 문화강좌를 추진할 것이며 현장에 가서 우리문화를 직접 배우는 유적과 함께 하는 역사문화 특강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리문화 사랑반을 만들어 보다 심도 있는 집중강의를 통해 우리문화에 대한 전문지식을 넓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현재 박물관에서도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건강도 지키고 고장의 문화재를 직접 걸으면서 체험해 보는 ‘역사를 따라 걷는다’라는 라디엔티어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연극공연, 음악회 등 각종 문화행사를 적극 유치해 박물관이 지역주민들의 쉼터이면서 지역문화의 중추 기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관람객들에게 친숙한 박물관이란.
▲한번 구경하고 가면 끝이 아닌 열린공간, 쉼터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박물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관람객들의 편의와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보조물에 알기 쉬운 용어를 사용하고 자원봉사제 및 모니터링제 등을 도입, 각종 문화 및 사회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열린공간으로 운영돼야 합니다.
또 관람객이 참여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사회 및 문화단체에 시설 대관을 통한 박물관 시설을 주민에게 개방, 박물관의 문턱을 낮춰야 합니다.
앞서 얘기한 여러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박물관에 대한 인상이 바뀔 것으로 믿고 또 박물관은 관람객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것이 바로 친숙한 박물관인 것입니다.
== 프로필 ==
▲1985~1988 국립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1988~1989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
▲1989~1992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사
▲1992~1998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관
▲1998~2002 국립김해박물관 학예연구실장
▲2002~2003 국립중앙박물관 유물관리부 학예연구관
▲2003~현재 국립공주박물관장
▲전공 : 고고학 ( 고대 철문화 )
▲주요논저 - 「경주황성동제철유적의 성격에 대하여」『신라문화』 제14집
「한반도 중남부지역 철기생산유적의 현상」『영남고고학』제22호
「변진한 철기의 초현과 전개」 『가야문화』11호
「韓半島の鐵生産遺蹟」 『古代出雲における鐵』 環日本海松江國際交流會議
「고대의 철겷떡脩暈媛?그 전개에 대한 고찰」 『고대사논총』 9집
「낙동강하류역의 고대철생산」 국립박물관 동원학술논문집 제4집
「加耶の鐵」『東アジアの古代文化』 114號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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