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공개 입찰에 참여중인 해외 업체들이 예상외로 강력한 인수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향후 본격 전개될 인수전에 복병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사실상 포스코-동국제강 및 INI스틸-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됐던 한보 인수전은 혼전 양상을 보이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보철강 공개 경쟁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10곳 중 포스코와 INI 컨소시엄, 한국철강 등 3곳을 제외한 나머지 7곳은 모두 해외의 철강업체나 투자펀드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해외 업체는 각기 생산설비 증설이나 인수를 통한 생산량 증대 계획에 따라 한보철강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지난 주부터 2주간 일정으로 진행중인 예비 실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해외업체들은 극소수 직원들을 직접 서울에 파견, 국내 로펌이나 회계법인 등의 자문하에 실사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해외업체들은 서울주재 자국 외교사절까지 동원해 “외국업체를 차별하지 말고 잘 도와달라”고 당부하는 등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일본 야마토사가 미국 뉴코어사와 구성한 컨소시엄은 지난 2002년 (주)한보의 철강사업부문(현 YK스틸)을 인수했던 경험과 뉴코어의 미니밀 설비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보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미국계 투자펀드인 론스타는 국내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했던 경험과 막대한 자금력이 있어 의외로 높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 3대 철강업체가 합병해 탄생한 에브라즈(Evraz)사는 러시아 철강시장의 22%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내 최대의 철강그룹으로, 최근 슬래브 390만t, 빌릿 120만t 규모의 생산능력 증대와 동남아 지역의 압연공장 인수를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미국계 펀드인 매틀린 패터슨(Matlin Patterson)과 인도의 에사르(Essar), 네덜란드 LNM-안젤로골든 컨소시엄, CVC 아시아퍼시픽 등 여타 업체들도 현재 진행중인 실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해외업체들의 인수 의지가 강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면서 “오는 25일로 예정된 입찰제안서 접수를 앞두고 치열한 물밑 경쟁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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