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선 KAIST총장

홍창선 KAIST총장

“국회내 ‘과학기술 전령’ 역할에 혼신”

  • 승인 2004-04-30 00:00
  • 권은남 기자권은남 기자
▲  홍창선 KAIST총장
▲ 홍창선 KAIST총장
현직 연구원 출신 30년만 첫 국회 입성 ‘눈길’
대덕硏 ‘심부름꾼’ 자임… “영원한 KAIST 가족”
이공계 활성화·대전市 대변자 수행에 최선


대덕연구단지가 조성된 지 30년 만에 현직 연구원출신이 국회에 첫 입성하게 됐다.
주인공은 홍창선(60)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그동안 대학에서 이공계를 전공하고 국회에 진출한 인사들은 있었지만 홍 총장처럼 연구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연구원, 그것도 현직기관장이 국회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총선 전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이야기가 오갈때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정도로 정치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연구현장을 지키는 연구원으로 후배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다른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던 그가 국회의원이라는 생소한 타이틀을 달게 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총선이 끝난 뒤 당선 축하의 말을 들을 겨를도 없이 KAIST와 외국 연구소와의 협력을 위해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곧바로 강원도 양양군에서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달려가는 등 빡빡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해외 유치과학자로 지난 79년부터KAIST에 몸담아 온 그는 잠시 연구원에서 국회의원으로 외도(?)를 감행하고 있지만 영원한 KAIST 가족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과학기술계 전도사’와 ‘대덕연구단지 심부름꾼’임을 자임하고 있는 홍 총장을 만나 국회의원으로서의 포부와 역할 등에 대해 들어본다.


▲대덕연구단지와 대전이 지역구

“과학기술 현장인 대덕연구단지와 대전은 제 지역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과학기술계가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심부름꾼의 역할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홍창선 KAIST총장은 국회내에서 과학기술현장의 목소리를 생중계하는 전령사 역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연구와 교육현장을 지키면서 항상 아쉬웠던 것은 “누군가 과학기술계를 위해 일을 해 주기를 바랐지만 그동안 ‘그 누군가’가 없었다”며 이제 그러한 일들을 자신이 짊어지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연구와 교육현장에서 이공계의 목소리를 정부와 입법부인 국회에 전달하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물거품이 된 일이 한 두 번에 그치지 않았던 일을 기억하면 국회의원이라는 역할과 가치를 새삼 다시 생각하게 한다는 것이다.

“국회에 진출, 연구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한 ‘심부름꾼’으로 여겨달라”는 그는 종전과 변함없이 대전에 내려와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할 계획이다.

서울 출생이지만 국내 과학영재들의 요람인 KAIST에서만 20여년 생활해 대전과 대덕연구단지가 자신의 ‘지역구’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지역구를 위해 누구 못지 않게 일하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대덕 R&D 특구지정과 신행정수도 이전 등 대전과 대덕연구단지는 앞으로 할일이 많은 곳”이라며 “대덕연구단지와 과학기술계 식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의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대덕연구단지와 과학기술계 종사자들을 ‘식구’로, 대전을 ‘지역구’라 표현하며 과학기술계와 대전시의 대변자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자세를 가다듬었다.

“의원들 모두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과학기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정치세력화도 할 수 없고 당장의 돈이 되는 것도 아니어서 항상 정치적 이슈에 파묻혀 있었던 것 같다”며 “17대 국회는 생산적인 국회로, 정치적 이슈보다는 민생이나 경제, 과학기술계의 문제가 최대의 이슈로, 국민들의 관심거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수, 총장에서 국회의원으로

20여년간 KAIST 항공우주전공 교수로 교무처장과 연구처장을 거쳐 2001년 KAIST 총장에 취임한 그는 학술분야뿐 아니라 총장으로서 다양한 업적을 일궜다.

대전의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되는 나노종합팹센터 유치, 정문술빌딩 건립 등 그가 총장 재임기간에 일군 성과들이다.

국내 과학영재들을 양성하는 KAIST 총장이라는 명예로운 자리를 떠나 아직도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있는 정치에 발을 들여 놓게 된 계기가 궁금해졌다.

그는 “그동안 과학기술계나 대덕연구단지내 훌륭하신 분들이 정당의 구색 갖추기나 이미지용으로 사용돼 왔던 것을 보며 정치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얼굴마담이 아닌 과기계 주력부대로 외도

지난 3월 열린우리당 관계자가 그를 비례대표로 배정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만 해도 설마하며 별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가족과 그를 아끼는 친구들은 ‘정당의 생색내기용, 구색 갖추기 용’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와 맞지 않게 왜 정치판에 뛰어드냐’며 만류했다한다.

“처음에 비례대표 이야기가 나왔을 때 가족들은 한마디로 어이없어 했다”며 가족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대선과 총선 때만 되면 대덕연구단지나 과학기술계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이들이 정당을 위해 여러모로 일조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용도 폐기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던 것도 그가 정치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러던 중 우리당 비례대표 2번에 배정됐다는 사실을 언론에 발표되기 직전에 알았다.

그는 “집권당의 비례대표를 하겠다는 인사들이 많은 가운데 비례대표 2번 배정은 과학기술을 중요시 하겠다는 정당의 의지로 확인했고 과기계를 위한 심부름꾼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말했다.

정당의 얼굴마담식의 국회의원이 아닌 실질적인 입법의원으로서의 터전이 마련됐다고 평가한 그는 이것이 20여년간 걸어온 길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외도를 감행하게 된 동기라고 설명했다.


▲KAIST는 국가발전 동력의 핵심역할 수행해야

‘입법 의원으로 임팩트가 큰 일들을 수행하고 과학기술계 대변’을 강조한 그는 이를 위해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린우리당 당선자 워크숍기간 동안 과학기술을 주제로 한 ‘의원 연구회’결성 준비를 마쳤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에서도 과학기술중심 사고가 통하는 분위기와 실질적 대안 마련을 위해 연구회를 조직할 생각”이라며 연구회 조직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KAIST는 국가 경제 신성장 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는 대덕밸리의 중심 축이 돼야 한다”며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KAIST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KAIST에 대한 식지 않는 애정을 밝히기도 했다.



프로필

▲연세대학교 졸업 ▲미 펜 스테이트대학에서 응용역학 박사학위 ▲미우주항공연구원(NASA)연구원 ▲KAIST 교수 ▲KAIST 교무처장 연구처장 ▲현 KAIST 총장


대외활동

▲한국항공우주학회장 ▲과학기술위원회 전문위원 ▲정통부 우주개발 태스크포스 위원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장 ▲Journal of Composite Materials외 국제학술지 편집위원 ▲삼성 이건희장학재단 이사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수상경력

▲과총우수논문상 ▲대한기계학회학술상 ▲한국항공우주학회 학술상 등 다수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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