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인구 집중 막아 국가 균형발전 기대
운임, 환승땐 30% 할인. 기준거리 50㎞ 단축
경의선 복원… 한국 동북아물류 중심 축 계기
교통의 혁명(革命)이라 불리는 고속철도가 지난 1일 개통됐다. 시운전을 마치고 본격 상업운행에 들어간 고속철도는 일단 국민들로부터 대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2년 착공, 12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대 역사를 이룬 한국고속철도 건설에 투입된 예산만 18조 4000여억원. 서울, 대전 등 9개 역사를 새로 건립하고 개통한 고속철도는 전국을 반나절권으로 바꿔놓고 물류체계의 혁신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착공 당시 엄청난 비용 투입에 대한 반대의 벽을 넘어 계획에서 개통에 이르기까지 숨가쁜 시간을 보낸 김세호 철도청장을 만나 고속철도가 주는 의미와 변화를 알아본다. <편집자주>
관광 활성화… 지방경제 긍정적
일평균 수입 45억으로 부채 만회
수송능력 경부선 대비 8.6배 증가
-먼저 고속철도의 성공적인 개통을 축하드립니다. 우선 고속철도 시대를 연 책임자로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 나갈 계획입니까.
▲국민의 세금으로 건설된 것인 만큼 대량성, 신속성을 갖춘 고속열차 위주로 운영체계를 전면 재편하여 보다 많
은 국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먼저 고속열차는 보유한 차량 가용 한도내에서 최대 운용하여 수요가 집중된 대도시를 거점으로한 수송에 나설 것입니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는 고속열차 연계수송 및 비수혜지역에 최대한 투입하여 주민들이 철도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특히 한국고속철도는 이번 개통을 계기로 선진 기술 이전을 받은 만큼 앞으로 북한, 중국, 러시아로 진출 고속철이 동북아시대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게 할 것입니다.
-고속철도가 우리의 생활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고속철도는 경부고속도로를 4개 추가 건설하는 경제적인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회전율, 속도, 용량 등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고속철도가 고속도로 4배의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경부고속도를 4개를 더 놓는 셈이지요. 고속철은 주5일제 근무제 시행으로 좀더 많은 사람이 편안하고 쉽게 여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일 것입니다.
이는 여가문화의 발달로 이어져 지방 관광 활성화로 이어져 지방경제가 좋아지고 국토의 균형발전으로 이어져 수도권 집중이 해소될 겁니다. 주거비용이 비싸고 교통난과 공해가 심한 수도권에 굳이 살 필요가 없게 됩니다.
특히 지방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서울을 중심으로 재던 잣대를 버리고 자기의 잣대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서울과 지방이 수평적 관계를 갖게 하고 이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변화도 가져 올 것으로 봅니다.
-고속철도 개통으로 지방경제가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그 반대로 편리한 교통수단이 놓여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데.
▲물론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지방이 중앙에 대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더욱 노력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고속철도는 정차역 주변의 발전을 유도하고 지역과 지역을 빠르게 연결하기 때문에 지역간의 불균형 발전을 해소하고 수도권 인구 집중화 현상을 막아 국토의 균형발전을 가져올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신칸센이 통과하는 중소도시의 인구가 개통 15년만에 10%이상 기업체는 30%이상 증가했습니다. 또 주5일제 근무가 맞물리면서
▲김세호 청장 |
-고속철도 운행으로 통일호 등의 운행이 대폭 중단되어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여간 크지 않고 환승체계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인데.
▲개통 전부터 일각에서 이같은 우려가 나왔으나 문제의 해결을 위해 철도청은 나름대로 운영의 묘를 최대한 살렸습니다. 하지만 고속철도는 교통혁명이라는 말 그 자체로 선진국으로 가는 교통발전을 위한 것인 만큼 일부 불가피한 사항은 조금은 감수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동안 통일호는 수익성이 없음에도 통근, 통학용으로 근거리 운행을 계속해 왔습니다.
객차의 노후차량으로 고객의 안전을 위해 무궁화호 열차로 승격해 운행하는 것이며 신형 통일호 열차는 통근열차로 이름을 바꿔 근거리 출퇴근과 통학용으로 운행하게 됩니다.
철도청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일반 열차와 고속열차를 서로 환승하는 경우 일반열차 운임의 30%를 할인해 주고 최저운임기준거리를 100km에서 50km로 단축해 무궁화호를 이용하더라도 기존보다 최대 50%가량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고속철도에 투입된 예산 18조원으로 상당한 부채를 안고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이를 어떻게 만회할 것인지요.
▲수익은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창출하는데서 나옵다고 봅니다. 고속철도야 말로 이같은 조건을 충분히 만족시키는 철도청의 효자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고속철도와 일반철도는 별도로 회계 처리 됩니다. 투명성을 높이고 원가계산의 정확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지요.
고속철도의 경우 하루 수입은 평균 45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반철도의 경우 하루 수입이 20억원이 채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이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지요.
그런데도 고속철도에 종사하는 인력은 일반철도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자동시스템 도입으로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지요. 비용은 줄어드는데 비해 수익은 증가하는 것이니 재무구조는 개선되지 않겠습니까. 내년에 철도청이 철도공사로 민영화되고 각종 수익사업도 가능해 질 것으로 판단되어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기존 고속도로 중심의 물류체계에서 철도중심의 물류체계로의 변화가 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수송 분담률이 어떻게 변하는지요.
▲고속철도 개통으로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난도 대폭 완화되고 철도수송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경부선 가운데 대전~부산까지 선로를 이용할 수 있는 용량은 하루 123회~134회이지만 실제 이용량은 이보다 20여회 이상 더 많아 이미 한계치에 도달해 있습니다.
하지만 경부선 철도 여객이 고속철도로 흡수되면 경부선 철도를 컨테이너를 주로 수송하는 용도로 전환할 수 있어 철도 컨테이너 수송능력이 연 35만개에서 300만개로 무려 8.6배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자가용 이용객이 고속철도로 흡수되어 경부고속도로의 교통혼잡을 대폭 덜 수 있게 됩니다.
-철도청은 고속철도 개통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대륙철도 건설 등의 중장기적인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남북철도를 잇는 사업은 한반도의 허리를 연결한다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경의선 복원공사는 개성공단의 물자수송 등 남북경제협력에 탄력을 주고 동해선 연결은 금강산 관광 등과 연계되어 남북 관광 벨트를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남북철도연결 사업은 한반도 분단사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뿐만 아니라 북한을 통해 중국, 러시아, 유럽 등 대륙철도와 연결되어 우리나라가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의 축으로 자리매김 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끝으로 청장께서 한마디 해 주신다면.
▲고속철도가 개통되기 까지 12년 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노력과 땀을 흘리고 희생된 사람이 적지 않은 만큼 국가의 발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그동안 완벽한 개통을 위해 밤낮없이 시운전을 거듭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지난 1일 본격 개통에 들어간 것은 모두 국민들의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속철도는 앞에서도 말씀 드린바와 같이 국민의 세금으로 건설한 것인 만큼 국민의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고속철도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거듭 드립니다.
김세호 청장은…
▲1953년 경북 상주출생
▲대구고교졸업,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영국리즈대학교 교통공학박사과정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서울시청 행정사무관
▲건설교통부 수송조정과장
▲청와대 SOC기획단 파견
▲건설교통부 기획예산담당관, 투자심사담당관
▲건설교통부 총무과장, 공보담당관,
▲건설교통부 신공항건설기획단장, 감사관 수송정책실장
▲현, 철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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