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지 대전경제정의실천연합 상임집행위원장

이문지 대전경제정의실천연합 상임집행위원장

“대형 유통업체 등에 대한 사회적 통제 강화해 나갈 터”

  • 승인 2004-01-15 00:00
  • 김덕기 기자김덕기 기자
갈수록 늘고 있는 대전시내 백화점, 할인매장 등 대형유통업체가 유통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면서 상대적으로 재래시장을 비롯한 동네상권의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지역상권의 한 틀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 재래시장 등이 대자본을 바탕으로 한 대형유통매장의 우월적인 공세에 존립기반을 크게 위협받으면서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시민단체와 재래시장 상인 등을 중심으로 동네경제살리기 운동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동네경제살리기 운동을 실무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문지(51) 대전경제정의실천연합 상임집행위원장을 만나 운동 취지와 활동 방향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동네경제살리기 운동은 시민들에게 매우 독특하게 다가온다. 운동을 추진하게 된 취지와 배경을 밝혀달라.

▲ 우리의 삶터인 대전의 경우 2개의 도심 배치로 인해 원도심의 경제 침체에 따른 재래시장이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또 최근 급격하게 증가한 대형유통업체의 입점으로 인해 그 동안 지역 내 상품판매 등 주민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던 동네 단위의 경제 구조(슈퍼, 재래시장)가 급격하게 몰락함으로써 지역내 다수의 시민생존 공간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간 동네 경제구조는 지역 경제의 뿌리로, 주민의 의사소통공간으로, 안전창구로의 기능을 유지하여 왔으나 이의 붕괴는 곧바로 동네의 전통적 공동체까지 파괴하는 현상으로 우리의 생활 주변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동네경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성화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는 오늘날 대전의 중요한 문제이자 숙제가 되고 있다.

특히 동네 단위의 유통업체 중 일부업종을 제외한 소규모 생계형 업소가 급격하게 무너지며 이를 기반으로 하던 주민의 의사소통구조 또한 그 기능을 상실하여 이로 인한 주민공동체 몰락으로 연결되어지고 있다

또한 빈곤층 및 노약자 등의 소비생활 불편과 이에 따른 주민 삶의 질 하락, 거대자본에 의한 과소비 문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안적 소비문화의 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다.

-운동을 펼쳐나갈 조직 구성은 어떻게 돼 있는 지?

▲각계를 대표하는 공동대표단과 운영위원회, 실질적인 사업을 위해 전문가를 중심으로 정책을 연구하고 제시할 전문위원회와 재래시장, 슈퍼, 소상공인, 번영회 등 실질적 이해관계자 조직인 직능위원회, 운동의 사업을 추진할 추진본부, 대외홍보위원회 등이 구성됐다. 여기에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처가 있으며 5개구 협의회를 산하에 두고 있다.

-동네살리기 운동의 구체적 실천방안은?

▲대형 유통 업체의 불공정 거래, 과대광고 등에 대한 감시운동과 엄격한 제재요구 운동을 전개 할 것이다. 또 자치단체나 관련기관에 재래시장, 주거지의 주차장 건설 등 동네 인프라 구축을 촉구하고 동네 경제에 대한 재정적, 경영적 지원 요구 활동을 펼쳐 나가려고 한다.

그리고 시민들을 상대로 동네 경제 살리기 운동의 사회적 정당성을 홍보하고 동네 가게 및 재래시장 이용하기 캠페인 등을 통해 시민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함께 업주 스스로도 노력하는 모습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참여 업체 스스로 서비스 이용 환경 개선에 대한 노력을 전개토록 하여 시민에게 사랑받고 경쟁력도 갖추는 동네경제를 만들어 나가는데 앞장설 것이다.

-동네경제의 범주는 어디까지인지?

▲동네경제 살리기 운동의 기초단위는 같은 출입도로(혹은 골목길)를 공유하는 작은 동네 또는 같은 이름의 아파트 등 집단주거시설과 같은 지역에 공존하는 집단 상가 및 재래시장을 일컫는 의미다. 한마디로 주거지 혹은 주거지에서 도보로 주로 접근하는 지역에 위치하면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판매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마켓, 세탁소, 이발소, 미용소, 학원 약국, 동네의원 등의 의료기관과 아파트 상가, 재래시장 등을 지칭한다.

-지금은 대형유통업체들이 유통시장을 이끌고 있는 형국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의 입점에 따른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 지?

▲현재 대전은 전국적으로 볼 때도 가장 치열한 대형유통업체의 경쟁지역으로 이것은 바로 지역의 재래 상권 및 동네 슈퍼 등의 몰락으로 연결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무분별한 대형유통점의 입주에 따른 지역 교통난과 가격경쟁력만을 의식한 낮은 품질의 물품 판매, 다량구매 요구에 의한 과소비 등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지역 소상인의 경우 사업처분 후에 대형유통업체의 노동자로 전락하는 등 지역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운동 실천내용 중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사회적 통제 강화가 들어 있는 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사회적 통제의 강화란 법적인 강화이외에 사회적 시민의식을 통한 간접강화 방식으로 시민들과 함께하는 대형유통업체의 신규 입점 반대 운동전개, 신규입점시 교통영향평가 등의 객관성 감시운동, 영업허가시 지역상품 판매 쿼터제 등 요구 관철 운동, 영업에서 나타날 불공정거래나 과대광고 등에 대한 시민의 감시운동과 이의 공표를 통한 시민의 불매운동 유도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당 지자체들도 많은 재원을 투입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고 보는 데 이에 동감한다면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재래시장은 그 지역 문화나 사회적 여건에 따라 그 업태나 형태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 존재하는 재래시장활성화 노력은 시장을 알리는 아케이드나 조형물 등 시각적인 성과물을 중시하고 있고 획일화 돼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지원책 이라는 것들도 보면 취지내용은 좋으나 절차나 조건 등에서 나타나는 많은 어려움으로 인해 실질적인 지원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유통흐름은 고객의 욕구에 따라 변화하는 시대적 대세라고 볼 때 인위적인 운동을 통한‘동네경제 살리기’가 자유시장경제 원리와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 데?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에서 통용되는 경제원리라고 할 때 여기에서의 경쟁은 주어진 여건 등이 견줄 만 할 때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기에 초국적 자본과 소상인의 영세자본을 비교하고 경쟁을 요구하는데에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실제 독일의 경우 이런 문제로 인해 대형유통업체의 영업시간에 규제를 가하는 법률을 제정하였고 이를 헙법재판소에서 합헌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동네경제살리기운동은 정당한 경쟁을 촉구하는 시장경제의 원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본다.

-시민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동네경제는 단순한 판매 기능뿐 아니라 시민의 생존 공간이며 지역의 문화사랑방, 사회안전망 등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런 동네경제는 현재 고사의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시민여러분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문지 위원장 프로필

-고려대 법학과 졸업(75)
-고려대 대학원 법학과 졸업(법학박사)(89)
-산업연구원(KIET)책임연구원(80-85)
-배재대 교수(85-현재)
-배재대 기획실장 및 사회과학연구소장(89-92)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법과대학원 교환교수(92-93)
-배재대 교수협의회장(94-95)
-대전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2002-현재)
-대전경실련 정책협의회 의장(1999-2002)
-경실련 중앙상임집행위원(2001-현재)
-배재대 사회대학장(2000-2002)
-한국상사법학회 부회장(2002-현재)
-과학기술특허포럼 회장(2002-현재)
-배재대 법무대학원장(2003-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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